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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문화산책]<50> 문학(10) 톨스토이의 ''''부활''''

악이나 죄에서 우리를 끌어올려주는 건 ''''부활''''같은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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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시아 화가 레핀이 1887년에 그린 톨스토이 초상화.
 

우리가 받아들인 소설 「부활」

 `황성옛터`로 유명한 가수 이애리수는 1932년에 `시베리아 찬바람이 지구상에 떨치니 보기는 죽은 듯하나 실상은 살았도다`로 시작되는 가요 `부활`을 히트시켰다. 가사 내용을 살펴보면 일제 강점기 당시 우리 민족에게 민족의식을 고취시키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카추샤의 노래`는 이미자, 은방울자매, 조미미 등 여러 가수가 불렀다. "마음대로 사랑하고 마음대로 떠나가신 첫사랑/ 도련님과 정든 밤을 못 잊어 얼어붙은 마음속에/ 모닥불을 피워놓고 오실 날을 기다리는 가엾어라 카추샤/ 찬바람은 내 가슴에 흰 눈은 쌓이는데 이별의 슬픔 안고/ 카추샤는 흘러간다"는 가사는 원작의 내용을 십분 반영했다.

 한국문학사는 훨씬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최남선은 1914년 11월 「청춘」 제2호에 「부활」을 `갱생`이란 제목으로 집중 소개했다. 이후 「부활」은 `해당화`나 `부활한 카추샤` 같은 제목으로 꾸준히 번역, 출간됐다. 톨스토이를 존경한 이광수는 「어둠의 힘」이란 톨스토이의 소설을 직접 번역하기도 했다(일본 중역이었지만). 러시아 여성의 대명사 `카추샤`가 나오는 우리 가요는 10곡이 넘을 터인데, 톨스토이의 소설 「부활」의 영향력이 그만큼 컸기 때문이다.
 
 「부활」 탄생의 배경

 톨스토이 말년의 대작 「부활」은 일종의 반성문이다. 1828년 백작 집안의 넷째 아들로 태어난 톨스토이는 어렸을 때 푸시킨의 시를 아버지 앞에서 암송해 칭찬받을 정도로 머리가 좋은 아이였다. 세 살 때 어머니가, 열 살 때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고모 밑에서 자라면서도 공부를 잘해 1844년 16세 때 카잔대학에 합격했다. 하지만 마음에 안 차 페테르부르크대학 법학사 자격 검정시험을 치러 두 과목에 합격했다. 그러다 이마저도 조금 다니다 중도에 포기하고 귀향했다. 그는 대학 시절 학업은 뒷전이고 사교계에 출입하면서 도박과 주색에 빠져 지냈다. 톨스토이는 임종 얼마 전에 자신의 전기 작가 비류코프에게 다음과 같이 고백했다.

 "지금까지 누구한테도 안 한 얘기일세. 이 얘기를 내 전기에 넣어주게. 나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두 가지 큰 죄를 지었네. 결혼 전에 아크시니야 등 몇몇 소작인 여자와 관계를 가졌네. 또 하나는 숙모님 댁에서 일하던 가샤라는 하인을 건드린 죄일세. 그녀는 순결한 처녀였는데 내가 유혹했기 때문에 숙모님 댁에서 쫓겨나 신세를 영 망치고 말았네."

 그는 젊은 한때 임질에 걸려 고생했을 정도로 황폐한 삶을 살다 이러면 안 되겠다고 마음먹고 1850년 6월 11일부터 일기를 쓰면서 자신의 지난날을 반성했다. 군 입대도 스스로 정신을 차리려는 반성의 일환이었다. 포병대 사관후보생으로 입대해 복무하면서 소설을 쓰기 시작, 러시아 문단에 서서히 두각을 나타냈다.

 장교로 제대하고 나서 더욱 열심히 소설을 쓰던 중 A.F. 코니라는 이름의 변호사 작가한테서 핀란드 어느 별장지기의 딸 로자리아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다. 대학을 갓 졸업한 청년에게 농락당해 임신한 뒤 주인집에서 쫓겨나 매춘부로 전락했다는 실화였다. 페테르부르크 센나야 광장 근처의 매음굴에 살던 그녀는 술 취한 손님의 돈 100루블을 훔친 죄로 4개월 금고형을 받는다. 그런데 그 재판 배심원 중 로자리아에게 못된 짓을 한 남자가 있었다는 것이다. 그 남자는 지난날의 잘못을 반성하고 교도소로 찾아가 청혼을 했다고 한다. 당시 이 재판의 검사였던 코니를 찾아와 상의를 한 그 남자는 코니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매일같이 가서 구애해 여자로부터 마침내 결혼 승낙을 받아냈다. 금식기간만 끝나면 식을 올리려고 준비하고 있던 터에 신부 될 이가 발진티푸스로 죽고 만다. 남자의 그 뒤 소식은 코니도 모른다고 했다.

 톨스토이는 코니한테서 이 일로 소설을 쓰지 않겠다는 확답을 하고 1889년부터 `코니의 이야기`라는 초고를 쓰기 시작했다. 1899년 가을에 탈고했으니 꼬박 10년에 걸쳐 쓴 소설이 「부활」이다. 남자 주인공 네흘류도프는 자신의 분신이고, 여자 주인공 카추샤(소설 속 본명은 예카테리나 미하일로바 마슬로바)는 가샤와 로자리아의 복합체라고 할 수 있다.


 
▲ 마슬로바(카추샤)는 감옥살이를 하면서 쾌락에 빠진 지난 삶을 반성하고 이타적인 삶을 살게 된다.
사진은 1958년 독일에서 제작한 영화 `부활`.
 


 
▲ 1958년 독일 영화 `부활` 포스터.
 



가톨릭평화신문  2014-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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