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를 마감하는 평화 감사 이별의 기도
“모세의 율법에 따라 정결례를 거행할 날이 되자, 그들은 아기를 예루살렘으로 데리고 올라가 주님께 바쳤다.”(루카2,22)
루카 복음에 따르면 예루살렘에 시메온이라는 의롭고 독실하며 성령께서 그 위에 머물러 계시는 사람이 있었는데, 성령께서는 그에게 주님의 그리스도를 뵙기 전에는 죽지 않으리라고 알려 주었다고 한다. 성령으로 이끌려 성전으로 들어간 시메온은 아기 예수를 보자마자 ‘기다리던 메시아’임을 알아보고 아기를 두 팔에 받아 안고 하느님을 찬미하였다.
“주여, 이제야 말씀하신 대로
당신 종을 평화로이 떠나게 해 주셨습니다.
(Nunc dimittis servum tuum, Domine,
secundum verbum tuum in pace)
제 눈이 당신의 구원을 본 것입니다.
(quia viderunt oculi mei salutare tuum.)
이는 당신께서 모든 민족들 앞에서 마련하신 것으로
(quod parasti ante faciem omnium populorum)
다른 민족들에게는 계시의 빛이며
(lumen ad revelationem gentium)
당신 백성 이스라엘에게는 영광입니다.”
(et gloriam plebis tuae Israel.)(루카2,29-32)
‘시메온의 노래’(Nunc dimittis)는 ‘마리아의 노래’(Magnificat), ‘즈카르야의 노래’(Benedictus)와 함께 ‘복음찬가’(Canticum evangelicum)에 속한다. 또한 노래의 첫 두 라틴어를 제목으로 한다.
시간전례에서는 끝기도(Completorium)에서 불려지는데, 특히 평화와 감사와 이별의 내용으로써 하루를 마감하고 밤을 편히 쉬며 거룩한 죽음을 맞이할 수 있도록 한다.
그레고리오 성가의 8가지 시편창법에 따라 노래할 때에는 각 절을 매번 도입부(Initium)부터 장엄형식으로 노래하며 마지막에는 두절의 영광송을 덧붙인다. 또한 이 찬가의 앞뒤에는 고유한 후렴(Antiphon)이 있으며, 일반적으로 교창형식으로 노래한다.
마르틴 루터는 시메온의 노래를 ‘평화와 기쁨으로 제가 떠나 가오니’(Mit Fried und Freud ich fahr dahin)라는 코랄(Choral)로 변용하였으며, 프로테스탄트 교회에서는 일반적으로 장례예절을 위하여 음악적으로 작곡되었다.
▲ 하르먼스 판 레인 렘브란트(Harmensz van Rijn Rembrandt, 1606~1669), ‘성전에 있는 시메온’, 1627년~1628년, 유화, 43.7×55.4 c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