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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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즈 순례기] 2000년 전 사도 바오로의 땀과 열정에 흠뻑 빠져

크루즈 성지순례기(中)-전지희 마리아 막달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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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도 바오로가 복음을 전파하기 위해 도착한 그리스 북부 네아폴리스(현 카발라) 항구.
 

 #제3일-꿈같은 쿠루즈 여행, 데살로카를 돌아보며
  
  신나는 선상생활이 시작됐다.

 밤새 쿨쿨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순례지에 도착해 있고, 짐을 쌌다 풀렀다하는 번거로움도 전혀 없다. 대여섯 시간씩 버스로 이동하느라 길에 버려지는 시간도 없고, 저녁식사 후 때로는 예닐곱 시간씩 몽땅 자유시간이어서 마음도 여유롭다.

 아침과 점심식사는 뷔페식으로 자유롭게 즐기면 되고, 저녁식사는 조원들과 함께 하는 풀코스 정찬을 즐긴다. 9층 통유리 라운지에서는 생음악이 끊임없이 이어지는데, 그림엽서처럼 예쁜 바닷가집들을 바라보며 마시는 뜨거운 커피는 정말 잊을 수 없는 맛이다.

 선실에 딸린 욕실도 비교적 깨끗했고, 모든 것이 조금도 불편없이 살아갈 수 있도록 잘 갖추어져 있었다. 그러나 우리 순례객들의 이런 평화와 쾌적함이 절대로 거저 얻어지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평화방송ㆍ평화신문 이윤자(루치아) 이사님과 황병훈(요아킴)ㆍ김원철(바오로)ㆍ리길재(베드로)ㆍ백영민(스테파노) 기자분들과 서울대교구 문화홍보국 마영주(효주아네스) 자매님. 나는 순례기간 내내 이 스텝들이 제시간에 편히 앉아 식사하는 모습을 단 한 번도 보지 못했다. 그렇다고 생색을 내거나, 큰 소리를 내는 법도 없이 묵묵히, 그러면서도 민첩하고 완벽하게 일을 처리하는 놀라운 분들! 사실 이분들의 겸손한 봉사 덕분에 이번 순례는 그토록 안전하고 즐거울 수 있었을 것이다. 문자 그대로 정말 존경스러웠다.
 

 
▲ 테살로니카에 위치한 성 디미트리오 정교회 성당 내부.
 
 테살로니카는 아테네에 이은 그리스 제2 도시다. 이곳에는 그리스에서 가장 큰 정교회성당인 성 디미트리오스 대성당이 자리잡고 있다. 이 성인은 헝가리에서 순교하신 분으로 테살로니카의 수호성인이다. 이 성당 정면 기둥에는 7세기 모자이크들이 보존돼있다.

 사도 바오로 서간 중 테살로니카 1서는 신약성경에서 가장 먼저 씌여진 것이다. 바오로 사도께선 테살로니카에 3주간 머물면서 그리스에 두 번째 교회 공동체를 세우셨고, 후에 테살로니카 유다인들을 피해 내려간 베로이아에서 그리스 세 번째 교회 공동체를 세우셨다.

 매일 순례 중간 중간에는 미사와 강의, 성경 골든벨 등 재미있고 유익한 선상 프로그램이 계속되곤 했는데, 시야가 탁 트인 유리창 너머 짙푸른 바다 물결의 출렁거림을 배경으로 한 선상미사 참례 또한 새롭고 신선한 체험이었다.

 군종교구 조정래(시몬) 신부님께서 첫 강론을 해주셨다. 주교님께 순명하시어 15년이라는 긴 세월을 공군에 복무하면서 군사목에 청춘을 바친 감동적 신앙고백을 들으면서 어찌나 큰 마음의 울림이 밀려오던지….

 남자들 이야기를 잠깐씩 들어봐도 남자들 세계에서 군생활이 끼치는 영향력과 파급효과가 얼마나 막강한 것인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데, 조 신부님처럼 `한알의 밀알` 같은 훌륭한 사제들이 계셨기에 군인들에게 생명의 말씀이 전달될 수 있었고, 우리가 이만큼 편안한 신앙생활을 할 수 있구나 하는 생각에 절로 고개가 숙여졌다.

 동시에 평생 직업군인으로 사시다가 해군 대령으로 돌아가신 아버지 모습까지 겹쳐져 더욱 마음이 아려왔다.

 "여러분 자신을 하느님께서 기쁘게 받아주실 거룩한 산제물로 바치십시오"(로마 12,1).

# 제4일-카발라에서

 바오로 사도는 천막짜는 기술자로 누구의 도움도 받지않고 생계를 꾸려가며 복음을 전파하셨다. 그런데 필리피 공동체에서만큼은 물질적 후원을 기쁘게 받으셨다. 흥미로운 묵상거리이다.

 우리는 아주 가까운 사이가 아니면 물질적 도움은 부담감을 줄뿐 기쁨이 되지 못한다는 사실을 체험을 통해 잘 알고 있다. 역으로, 그게 부담스럽지 않은 사이라면 이미 참된 의미의 친구이거나 가족과도 같은 관계일 것이다.

 그 필리피 공동체의 중심에 리디아(사도 16, 8-34)라는 여성이 있다. 우리는 살짝 흩뿌리는 비를 맞으며 리디아가 사도 바오로께 세례 받은 세례터를 방문했다. 그리고 화려한 이콘으로 가득한 리디아 경당도 둘러보았다.
 

 
▲ 사도 바오로가 2차 전도여행 때 필리피에서 자색 옷감장수 리디아에게 세례를 준 세례터.
염수



가톨릭평화신문  2009-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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