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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 속 불멸의 성인들] ⑧ 시에나의 성녀 카타리나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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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예수에게서 결혼반지 받는 성녀
18세에 도미니코 제3회 가입
평생 병자·가난한 이들 돌보며 철저한 금욕생활… 33세로 선종 

 

 
▲ 작품 해설 : 코레조, ‘카타리나의 신비의 결혼식’, 1526-27, 패널에 유채, 105×102 cm, 파리, 루브.
 
지난 주에 소개한 알렉산드리아의 카타리나와 동명이인으로 시에나 출신의 카타리나(1347-1380)가 있는데 두 사람을 구별하기 위해 각각의 이름 앞에 출생지를 붙인다. 시에나의 카타리나는 1347년 이탈리아 토스카나의 아름다운 도시 시에나에서 부유한 가죽 염색업자의 스물 네 번 째 딸로 태어났다.

카타리나의 생애는 그녀의 전기 작가인 카푸아의 라이몬드라는 성인이 성녀의 구술을 기록한 전기가 있고, 성녀 스스로 ‘대화’라는 제목의 책을 썼으며, 그 밖에도 성녀가 쓴 40여 통의 서한이 남아 있어 연구할 수 있는 역사적 자료가 풍부하다.

카타리나는 6살 때 한 도미니코회 교회에서 성인들에게 둘러 싸여 옥좌(玉座)에 앉아 있는 예수님으로부터 축성을 받는 신비를 체험하였으며, 이 사건 이후 평생 주님을 위해 생을 바치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그녀의 부모는 딸이 나이가 차자 결혼을 시키려했으나 카타리나는 일부러 머리를 짧게 자르는 등 여성적 매력을 숨겼다고 한다. 1362년 사랑하는 언니가 사망한 후 기도와 참회의 삶을 살기 시작했으며, 막내 동생마저 사망하자 그 때부터 빵과 날채소, 물만을 섭취하는 금욕생활을 시작하였으며, 이 같은 생활은 33세의 나이로 사망할 때까지 지속되었다고 한다.

18세 때에 도미니코 제3회에 가입했다. 이 수녀회는 공동체 생활을 하지 않고 가정에서 지내면서 복음을 실천하였는데 그녀는 집안에서 최소한의 대화만 나누고 모든 시간을 기도에 바쳤으며 3년간의 기도생활을 마치고 1370년 마침내 집 밖으로 나왔다. 20세에 카타리나의 영적 성장은 이미 높은 단계에 이르렀으며, 이 무렵 그리스도와 신비의 결혼식을 맺었다고 회고하였다. 카타리나를 그린 그림 중에는 아기 예수가 성녀에게 결혼 반지를 끼워주는 장면이 많이 있는데 바로 이 신비의 체험을 그린 것이다.

대부분이 과부들로 구성되어 있던 도미니코 제3회는 빈민층에 대한 봉사가 주 업무였다.

카타리나는 병자들을 보살폈고, 가난한 자들과 과부들을 돌봤다. 특히 1370년의 대 기근과 1374년의 흑사병이 전 유럽을 휩쓸던 시기에는 육체가 쇠진할 정도로 죽어가는 환자들을 돌보는데 혼신의 힘을 다했다.

카타리나가 간호사들의 수호성인이 된 것은 이 때문이다. 그녀는 음식을 거의 입에 대지 않을 정도로 식사 양을 줄여갔으며, 반면 주변에서 염려할 정도로 영성체를 자주 하였다고 한다. 보통사람으로서는 생각하기조차 어려운 금욕생활이다.

카타리나는 설교로 사람들에게 큰 감동을 주었으며 주변에 추종자들도 생겨나기 시작했다. 오늘날에도 설교는 사제의 고유권한으로 여겨지고 있으나 당시에 한 여성의 설교를 듣기 위해 많은 군중이 몰려들었다고 하니 카타리나의 영적 능력과 지성을 짐작할 수 있을 것 같다.

코레조(안토니오 알레그리)의 이 그림은 카타리나의 영적 체험인 ‘그리스도와의 신비의 결혼식’을 그리고 있다. 그림 왼쪽에는 성모님이 아기 예수를 안고 있고, 아기 예수는 카타리나의 손가락에 반지를 끼워주고 있다. 뒤쪽의 화살촉을 들고 있는 사람은 성 세바스티아누스다. 코레조는 구릉 위의 도시인 파르마 출신의 르네상스 시대 화가인데 로마에서 미켈란젤로와 라파엘로의 작품을 공부한 후 이 두 거장의 작품을 결합시킨 절충 스타일을 탄생시켜 당대 최고의 거장으로 인정받았으며, 달콤하고, 우아하며, 부드러운 그의 그림은 바로크 미술의 탄생에도 기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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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09-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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