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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세종로성당 앞마당에 있는 ‘성모 성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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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성당에서든지 신자들을 따뜻하게 맞아주는 성모상을 만날 수 있다. 상실감에 빠져있는 우리들에게 인자한 어머니, 성모마리아의 상은 다양한 모습으로 ‘사랑’을 이야기한다.
서울 세종로성당 앞마당에 위치한 본당 주보인 ‘성모 성심상’(복되신 동정 마리아 모후상)도 신자들을 따뜻하게 맞이한다.
이 작품은 본래 1958년 서울대 미술대학 김세중(프란치스코, 1928~1986) 교수가 제작했다. 세종로성당 성모상은 김세중 교수의 기존 작품에 비해서 기하학적이고 덜 경직돼 있다. 또한 치마 아래 부분의 주름 처리 방식은 사실적으로 묘사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석고로 제작됐던 성모상은 30년이라는 세월이 흐르면서 풍상과 오염을 견뎌내지 못하고 훼손 위기에 처해 있었다. 본당은 성모상을 보호하기 위해 결국 복원을 결정했다.
조각가 김춘만이 복원한 기존의 성모상은 김세중 교수의 미망인 시인 김남조(마리아막달레나) 자택으로 옮겨 안치됐다. 성당에는 복원된 성모상을 바탕으로 정밀하게 제작된 화강암 성모상이 1992년 새롭게 설치됐다. 대한석상조각원 이재순 장인에 의해 제작됐으며 성모상은 최종태(요셉) 교수가 도안한 새 좌대 위에 안치됐다.
본당은 화강암 성모상 제작과 더불어 성모상 주변의 조경 공사도 함께 진행했다. 이어 5월 2일에는 신자들이 모인 가운데 새 성모상 앞에서 성모의 밤 행사를 갖기도 했다.
세종문화회관과 광화문 등 문화 중심지에 위치하고 있는 성당은 성모 성심상 외에도 문화적인 유산을 많이 갖추고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1994년에는 제대 뒤편의 목각 십자고상이 손상돼 최종태 교수의 청동 십자고상으로 재설치됐다.
또한 1998년 성당 보수 공사와 더불어 다양한 작가들의 성물을 마련했다. 성경 말씀을 주제로 한 대성당 출입문과 성체 공경을 의미하는 제대 뒷벽, 인간의 생명을 노래한 대성당 유리화, 소성당의 십자가의 길 등도 눈여겨 볼만 하다.
이지연 기자
( mary@catimes.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