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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 속 불멸의 성인들] 33. 성녀 마르가리타 1

굳건한 신앙으로 사탄 물리치는 성녀, 그리스도 신앙 지키다 15세에 고문 당해 순교, 성호경 긋자 용이 사라졌다는 일화 잘 드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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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 해설 : 라파엘로, 〈성녀 마르가리타〉, 패널에 유채, 192×122 cm, 빈, 미술사 박물관.
 

마르가리타는 꽃의 이름이자, 피자 이름이며, 서양에서는 꽤 흔한 여성의 이름이다. 동명(同名)의 성녀가 여러 명이 있지만 그중에서 4세기 경 소아시아의 안티오키아에서 살았던 마르가리타가 가장 널리 알려져 있기에 소개하고자 한다. 이 성녀에 관한 자료는 많이 남아 있지 않으며 생애와 에피소드에 관해서도 책마다 내용이 조금씩 다르다. 본 글에서는 성인들에 관한 가장 대중적이며 방대한 내용을 담고 있는 ‘황금전설’에 근거해 주요 일화를 소개하고자 한다.

마르가리타는 안티오키아에서 출생했으며 부친의 이름은 테오도시오로서 이교도의 제사장이었다. 그녀는 신앙심이 깊은 유모에 의해 그리스도인으로 교육받으며 자라났다.

마르가리타가 15살쯤 되었을 때의 일이다. 하루는 양떼를 돌보고 있는 유모와 함께 초원에서 아이들과 함께 놀고 있었는데 올리브리오라는 그 지방의 총독이 그곳을 지나다가 곱디 고운 마르가리타를 보고는 부하들에게 말했다.

“저 처녀가 귀족이면 내 신부로 맞아들일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내 정부(情婦)가 되게 할 것이다.”

사령관에게 불려간 마르가리타는 이름과 자신이 귀족 출신이라는 사실, 그리고 그리스도 교인임을 당당히 밝혔다.

이교도인 총독은 소녀가 귀족 처녀라는 사실과 진주라는 이름의 뜻에 버금가는 아름다움을 지녔음을 놀라워하면서 그런 여인이 그리스도인이라는 것이 당치 않다고 했다. 그러자 마르가리타는 총독에게 그리스도의 죽음과 그의 영광에 대해서 읽었으면서도 그리스도를 믿지 않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용기있게 말하면서, 그리스도는 우리 인간을 위해 고난을 받으셨고, 영원한 삶을 위해 부활하셨음을 당당하게 밝혔다. 이처럼 당당한 처녀의 답변에 화가 난 총독은 마르가리타를 감옥에 투옥시키라 명했으며 다음날 그녀를 관청으로 불러 심문했다.

“어리석은 소녀여, 네 아름다움이 아깝도다. 우리들의 신을 믿으면 너에게 좋은 일이 있을 것인데 그리 함이 어떠한가?”

마르가리타가 대답했다.

“저는 땅과 바다와 모든 창조물을 떨게 하시는 하느님을 믿습니다. 그리스도는 저희를 위해 희생 제물이 되셨습니다. 저 역시 그분을 위해 죽기를 희망합니다.”

올리브리오 총독은 그녀를 형틀에 묵어서 몸을 쇠스랑으로 찍는 등 모진 고문을 가했고, 마르가리타는 살점이 떨어져 나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지경이 될 때까지 고문을 당했다고 한다.

마르가리타는 하느님께 자신이 싸우고 있는 적, 즉 사탄의 모습을 보여 달라고 기도했다. 그러자 거대하고 흉악한 용이 나타났는데 마르가리타가 성호를 긋자 곧바로 사라졌다. 마르가리타를 그린 그림에서 용이 등장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성녀 마르가리타를 그린 성화 중에서 라파엘로가 그린 두 점의 작품이 특별히 유명하다. 그중의 하나인 이 작품은 당장이라도 성녀를 집어삼킬 듯 입을 쩍 벌리고 있는 무시무시한 용과 함께 아름다운 성처녀 마르가리타를 그리고 있는데 정작 마르가리타는 용을 두려워하기는커녕 15세에 순교한 성처녀라고 하기에는 너무도 성숙하고, 아름다운 여인으로 그려졌다.

성호경을 긋자 용이 사라졌다는 일화를 암시하기 위함인 듯 십자고상을 들고 있는 모습으로 그려졌다. 〈다음 주에 계속〉


고종희·한양여대 교수·서양미술사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10-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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