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 56개 속에 예수 그리스도의 삶이 펼쳐진다. 의정부교구 주엽동성당에 설치된 스테인드글라스에는 예수 탄생과 죽음, 부활 등 그리스도의 삶이 소설처럼 펼쳐져 있다.
작품은 예수의 삶 외에도 다양한 이야기를 전해준다. 천지창조를 배경으로 성모성심과 성령강림, 죽어가는 와중에도 주님을 영접하는 스테파노 성인과 주님을 처음 만난 바오로 사도의 모습 등 창세기부터 사도행전까지 표현하고 있다.
방대한 내용만큼 작품 크기도 무려 90㎡에 달할 정도로 엄청나다. 엄청난 규모의 작품은 지하 1층부터 지상 2층까지의 계단 옆 한 벽면에 설치돼 있다. 덕분에 성당 건물에 들어서자마자 기도하고 싶은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예수의 생애를 계단을 오르락내리락하는 것만으로도 신자들은 예수와 함께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표현방식도 눈길을 끈다. 기존 작품에서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기법을 찾아내기 위해 노력한 작가의 노고가 그대로 작품에 녹아들어 있다. 특히 기도의 산과 생명의 나무에 못 박힌 붉은색 예수, 십자가에서 돌아가신 예수를 빛으로 표현한 것 등이 신선하게 다가온다.
거대한 스테인드글라스는 제몫을 단단히 한다. 외부에서도 볼 수 있도록 설치돼 있는 작품은 상가 주변에 위치한 성당을 지역의 랜드마크로 만들었을 뿐 아니라 자랑거리가 됐다. 자연스럽게 문화선교 역할도 하게 돼 1석3조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또한 성당은 작품 덕분에 밖의 산만함을 가려 한층 영적인 공간으로 변신했다. 신자들도 다들 반기는 분위기다. 본당 신자들은 스테인드글라스를 통해서 주님의 생애를 볼 수 있는 것에 놀라워 하고, 기도하고 싶은 마음이 절로 생긴다는 반응이다. 작품에 감명 받아서 눈물을 흘리는 신자도 있을 정도다.
2006년 설치된 작품은 문화선교의 필요성을 느낀 본당에서 이콘·스테인드글라스 작가 양단철(하상바오로) 씨에게 의뢰해 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