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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 속 불멸의 성인들] 41. 성 마르코

이교도 습격받아 거리에서 순교, 이교도 손에서 신자들이 성인 유해 수습하는 장면, 역동적 인물묘사·몇 가지 색채로 생동감 있게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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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인의 시신을 빼돌리다’, 캔버스에 유채, 398 x 315 cm, 1562-66, 틴토레토, 이탈리아 베네치아 아카데미아 미술관.
 

마르코 복음서의 저자인 성 마르코에 대해서는 많은 정보가 알려져 있지 않다. 전해지는 자료에 의하면 그는 베드로 성인에 의해 세례를 받고 그리스도인이 되었다. 사도행전은 베드로가 감옥에 갇혔다가 천사의 도움으로 감옥에서 나와 간 곳이 바로 마르코의 집이라며 “마르코라 하는 요한의 어머니 마리아의 집으로 갔다. 거기에는 많은 사람이 모여 기도하고 있었다. 베드로가 바깥문을 두드리자 로데라는 하녀가 누구인지 보려고 문으로 갔다”라고 기록하고 있다.

초기 공동체 시절에는 아직 교회가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사람들은 비밀리에 가정집에 모여서 집회를 가졌는데 집회를 제공한 주인은 많은 신자들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가 큰 저택을 소유한 귀족인 경우가 많았다.

위의 성경 말씀으로 미루어 보건대 마르코의 집 역시 집회를 제공한 집이었고, 하녀도 있었다는 것으로 보아 마르코는 귀족 출신이었을 가능성이 있다. 사도행전에 따르면 바오로의 일차 선교 여행 때 마르코는 예루살렘에서 안티오키아를 거쳐 키프로스 섬까지 바오로를 동행했다고 한다.

전승에 의하면 베드로가 마르코를 알렉산드리아로 보냈으며 거기서 주교가 되었다. 부활절 미사를 드리던 중 마르코는 이교도들의 습격을 받고 붙잡혔는데 이들은 주교인 마르코의 목에 밧줄을 걸어서 성인을 거리에서 끌고 다녔으며, 이튿날 같은 일을 되풀이 했고, 성인은 살점이 떨어져 나가고 피가 낭자하여 순교했다고 전해진다. 이교도들이 시신을 불태우려 하자 천둥과 번개가 쳤고, 사람들은 시신을 방치한 채 도망치기에 급급했는데 그 틈을 타 신자들이 성인의 시신을 수습하여 교회에 모셨다고 한다.

알렉산드리아에 모셔졌던 성인의 유해는 829년 베네치아의 상인들에 의해 베네치아로 옮겨졌으며, 이를 기념하여 베네치아 사람들은 성인의 이름을 따 성 마르코 대성당을 짓고 그곳에 유해를 보존하여 오늘날에 이르고 있다.

마르코 성인이 대중적 인기를 누린 데에는 복음저자라는 사실 외에도 베네치아의 수호성인이라는 사실이 큰 몫을 했다. 베네치아에서 마르코 성인은 특별한 공경을 받았으며, 성 마르코 대성당이 도시의 수호성인 성 마르코께 헌정된 것을 비롯하여 베네치아 곳곳에서는 복음저자 성 마르코를 상징하는 사자상을 흔히 볼 수 있다. 과거 베네치아 상인들은 긴 여행을 떠나면서 성 마르코께 무사안일을 기원했고, 돌아와서도 안전한 여행과 도시의 번영을 이룩해준 것에 대해 감사드렸다.

성 마르코의 생애를 그림으로 보여준 화가는 베네치아를 대표하는 화가 중의 한 사람인 틴토레토(Tintoretto, 본명 야코포 로부스티 Jacopo Robusti, 1518∼1594)이다.

이 그림의 배경은 성 마르코가 생존했던 고대 로마시대가 아니라 화가가 살았던 16세기 중반 베네치아의 모습이다. 성인의 시신을 불태우기 위해 쌓여진 장작더미가 광장 한복판에 놓여져 있고, 하늘에서 천둥번개가 치자 사람들이 모두 건물 안으로 피신하고 있는 사이에 신자들이 성인의 시신을 구출하는 장면을 그리고 있다.

성인의 몸은 발가벗겨진 채 사람들에 의해 옮겨지고 있는데, 후기 르네상스 시대의 그림답게 인물들의 동작이 역동적으로 표현되었고, 인체의 단축법이 강조되었으며, 누드로 표현된 성인의 모습은 당시 화가들이 인체묘사에 특별한 관심이 있었음을 보여준다. 색채와 빛의 대가였던 틴토레토답게 이 작품은 갈색과 먹구름으로 표현된 검은색 그리고 건물을 표현한 흰색 정도의 색채만을 사용했으나 성인의 최후의 모습을 생동감 넘치게 보여주고 있다.


고종희(한양여대 교수·http://blog.naver.com/bella4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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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0-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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