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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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 속 불멸의 성인들] 49. 라자로

펜으로 스케치한 느낌의 동판화, 바로크 양식의 거장·빛의 대가, 렘브란트의 동판화 대표 작품, ‘아콰포르테’ 부식기법으로 제작, 무덤에 묻힌지 사흘된 라자로, 예수님께서 살려내시는 기적, 빛 활용 통해 극적 효과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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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해설 : 렘브란트, 판화, 1632, 아콰포르테, 36.6×25.8cm, 소장처는 다수.

이탈리아 피사에서 유학하던 시절, 로마에서 유학하시던 라자로라는 신부님이 계셨다. 그때만 해도 나는 신자가 아니어서 라자로라는 이름을 몰랐었다. 신부님은 당신이 보시던 성경을 주셨는데 거기에 라자로 신부라는 이름이 적혀 있었다. 그 후 그분은 유학생이었던 우리 부부의 결혼식에 주례를 서 주셨는데 그분이 바로 현재 대전교구의 유흥식 라자로 주교님이시다.

라자로에게는 마리아와 마르타라는 두 누이가 있었는데 자신의 긴 머리카락에 향유를 묻혀 예수님의 발을 닦아준 본 특집에서도 다룬 그 유명한 성녀 마리아 막달레나가 바로 라자로의 누이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베다니아라는 마을에서 살았으며 성 라자로가 베다니아의 주교로 알려져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그에 관한 이야기는 성경에서만 기록되어 있고, 역사적 사실은 기록이 남아있지 않으며 다만 구전(口傳)으로 전해질 따름이다.

라자로가 위독하게 되자 마리아와 마르타는 사람을 보내 예수님께 오빠의 병세를 알렸다. 소식을 들은 예수님은 당장 달려가는 대신 “그 병은 죽을병이 아니라 오히려 하느님의 영광을 위한 것이다. 그 병으로 말미암아 하느님의 아들이 영광스럽게 될 것이다” 라고 말씀하신다. 장차 일어날 일을 예수님은 벌써 알고 계셨던 것이다.

예수님이 베다니아에 도착했을 때 라자로는 무덤에 묻힌 지 사흘이나 된 상태였다. 두 자매는 주님께서 계셨더라면 오빠는 죽지 않았을 것이라며 슬피 울었다. 예수님이 라자로가 매장되어 있는 입구를 돌로 막은 무덤 안으로 들어가셨을 때 라자로는 이미 썩은 냄새를 풍기고 있었다. 그러나 예수님은 시체가 되어버린 라자로를 살려내는 기적을 행하심으로써 거기 모인 사람들로 하여금 당신이 하느님이 보내셨음을 믿게 하였다.

“라자로야 이리 나오너라!”

이 말씀 한마디에 시체가 관에서 일어나 무덤 밖으로 걸어 나왔다. 몸은 전신이 수의로 꼭꼭 감겨있는 상태였다.

바로크 양식의 거장 렘브란트는 1632년 동판화로 ‘라자로의 부활’을 그렸다. 렘브란트는 그림 외에도 다수의 동판화를 제작했는데 이 작품은 그 중에서 크기가 가장 큰 것으로 이 대가의 대표작에 속한다. 동판화에는 동판 위를 직접 끌로 새기는 기법과 부식 시키는 기법이 있는데 이 작품은 아콰포르테라는 부식 기법으로 제작되었다. 동판 위에 왁스를 덮은 후 그 위를 끌로 긁어 그린 후 산에 넣어 부식시키면 끌로 그린 부분이 마치 펜으로 스케치한 것처럼 검은 선으로 나타나는 기법이다.

예수님이 왼손을 번쩍 들어올려 라자로에게 부활을 명하자 무덤에서 비스듬히 일어나고 있는 순간이다. 예수님은 정면이 아니라 옆모습으로 그려졌기에 표정은 보는 이의 상상에 맡기고 있다. 무덤 주위에는 두 주인공 이외에도 기적을 지켜보고 놀라는 사람들이 등장한다.

흥미진진하고 연극적인 요소로 이야기를 꾸려나간 것인데 사실 성경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무덤에 모인 것으로 기록하고 있으니 결코 과장이 아니요, 성경에 충실한 묘사라 해야 할 것이다. 렘브란트는 빛의 대가답게 예수님 몸의 절반을 중심으로 기적의 뒤쪽에는 어둠을, 그 앞쪽 특히 주인공 라자로에게는 환한 빛의 하이라이트를 선사함으로써 이야기의 극적 효과를 강조하고 있다.


고종희(한양여대 교수·http://blog.naver.com/bella4040)
수원교구 구산성지에는 이곳에서만 볼 수 있는 성미술품들이 많다. 성지 입구에서 이곳을 찾아온 신자들을 반기는 성모 마리아상은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특별한 형태다. 그도 그럴 것이 성모님께 특별한 신심을 가졌던 구산성지 초대 주임 길홍균 신부(1931~1988)가 꿈에서 알현한 성모 마리아를 형상화한 것이다.
‘우리의 도움이신 성모 마리아’라고 명명된 성모상은 왕관을 쓰고 오른손에는 지시봉을 들고 있다. 왼손으로는 아기예수를 안고 있는 모습의 성모 마리아는 가정과 온 인류의 평화를 기린다고 한다. 이 작품은 특히 당시 서울대학교 미대학장이었던 김세중(프란치스코) 화백이 심혈을 기울여 제작한 생의 마지막 작품으로 그 의미가 남다르다.
성지는 서울 인근에 위치하고 있지만 아직도 시골과 같은 평온함이 남아있다. ‘우리의 도움이신 성모 마리아’는 평온한 정경과 어우러져 여덟 분의 순교자 자취가 남아있는 이곳을 한층 아름답게 만든다.
여기에는 눈여겨 볼 것이 또 하나 있다. 성모상 주변의 회양목이다. 한국 각지에 분포하고 있어 흔히 볼 수 있는 나무로 지나칠 수도 있지만 순교 성인들이 묵주를 만들 때 사용했다는 사연을 알게 된다면 너무도 쉽게 신앙생활을 하는 우리의 모습을 반성하게 된다.
성모상 뒤로는 너른 잔디밭이 펼쳐진다. 그리고 십자가 기둥들이 서있다. 각각의 십자가는 성지에 묻혀있는 성인들을 상징한다. 형태도 모두 다르다. 이곳이 고향인 김성우 안토니오 성인의 십자가는 한국의 전통문양과 결합시킨 모양이다. 십자가에 붙은 8개의 문양은 성인이 서울 동부와 경기 동부 등 사방팔방으로 주님의 복음을 전파하기 위해 활동하심을 표현한 것이다. 또한 십자가 중앙 둥근모양의 십자가는 예수의 성체와 성심을 의미하는 동시에 성인의 신앙과 전교의 힘이 이곳으로부터 흘러 나왔음을 상징하는 것이다.
이 밖에도 ‘회개와 인내의 십자가’(최지현 순교자) ‘성령의 십자가 눈물의 십자가’(김경희 순교자) ‘천주교인의 향기 십자가 끈기의 십자가’(김윤심 베드로) ‘증거의 십자가’(김차희) ‘치유의 십자가’(김성희 암브로시오) 등 다양한 십자가를 통해 순교신심을 되새겨 볼 수 있다.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10-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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