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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웅모 신부의 아름다운 성화 아름다운 인생] (23) 예수님은 아버지처럼 사랑이 많으신 분이시다

주님 세례 받으시는 모습 아름답게 묘사/ 세례 중에 무릎 꿇고 하느님 찬양/ 요한도 겸손하게 세례를 베풀어/ 두 천사가 손을 모은채 기도 바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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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수님의 세례, 유리화, 사우스워크 대성당, 런던, 영국.
 
 
‘예수님의 세례’는 사우스워크 대성당에 있는 여러 유리화 가운데 한 점이다. 이 유리화에는 예수님께서 세례 받으시는 장면이 고요하면서도 아름답게 묘사되어 있다. 예수님은 요르단 강 앞에서 선구자 요한으로부터 세례를 받고 있다. 세례 중에 예수님께서는 겸손하게 무릎을 꿇고 오른손을 들어 하느님 아버지를 찬양하고 있다. 요한도 양손으로 물을 담아 예수님 뒤에서 겸손한 자세로 세례를 베풀고 있다. 이들 곁에는 두 천사가 손을 가슴에 모은 채 세례 장면을 바라보며 기도를 바치고 있다.

이 작품은 마태오복음 3장에 나오는 예수님의 세례 장면을 표현한 것이다.

“그때에 예수님께서는 요한에게 세례를 받으시려고 갈릴래아에서 요르단으로 그를 찾아가셨다. 그러나 요한은 ‘제가 선생님께 세례를 받아야 할 터인데 선생님께서 저에게 오시다니요?’ 하면서 그분을 말렸다. 예수님께서는 ‘지금은 이대로 하십시오. 우리는 이렇게 해서 마땅히 모든 의로움을 이루어야 합니다’하고 대답하셨다. 그제야 요한이 예수님의 뜻을 받아들였다.”(마태 3,13-15)

처음에 요한이 예수님께 세례 베풀기를 사양한 것은 그분께서 무죄하시기 때문에 죄를 고백하며 세례를 받으실 필요가 없으셨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모든 의로움 즉 하느님 아버지의 뜻을 이루기 위해 요한에게 세례를 베풀 것을 요구하셨다. 예수님께서는 요한으로부터 세례를 받으신 후에 공적인 생활을 시작하시면서 하느님 나라의 기쁜 소식을 말씀과 행적을 통하여 사람들에게 선포하셨다.

지난 예수 성탄 대축일 낮미사 중에 본당에서 세례예식을 거행하였다. 아기 예수님께서 태어나신 뜻 깊은 날에 38명의 예비신자들도 세례성사를 통하여 하느님의 자녀로 새롭게 태어났다. 그들은 이 유리화에 등장하는 예수님처럼 모두 겸손한 모습으로 세례성사를 받으며 하느님을 아빠, 아버지로 고백하고 그분의 자녀로서 새로운 삶을 가꾸고자 다짐하였다. 그날 새 영세자들의 모습은 아기들처럼 순박하면서도 아름다워 보였다.

이 세례식을 거행하기 며칠 전, 예비신자들에 대한 개별 면담을 하면서 신앙과 관련된 몇 가지 질문을 하였다. 그 중의 한 가지는 “예수님을 어떤 분으로 생각하느냐?”라는 것이었다. 사람에 따라 답변은 달랐지만 대부분은 “예수님은 아버지처럼 사랑이 많으신 분이시다”라고 했다. 그들 중 연세 많은 한 분은 “이처럼 좋으신 예수님을 너무 늦게 알게 되어 속이 상한다”라고도 하였다. 그들은 모두 하느님의 부르심과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통하여 신앙을 새롭게 간직할 수 있었다.

그날 세례 예식을 거행하면서 나 자신도 세례성사를 다시 받는 듯하였다. 나는 하느님께 대한 신앙을 열심한 부모님으로부터 물려받았다.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어머니의 품속에 안긴 채 유아세례를 받았다. 그래서 세례와 관련된 어떤 것도 기억할 수 없지만 세례식을 거행할 때면 나의 세례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된다. 또한 예수님의 세례 장면을 묘사한 작품들을 바라볼 때도 유아세례 때를 떠올리게 된다. 부모님으로부터 물려받은 가장 소중한 유산인 하느님께 대한 신앙을 나는 지금 어떻게 간직하며 키우고 있는지 성찰하게 된다.
 
 

 
▲ 예수님의 세례(부분).
 

정웅모 신부(서울 장안동본당 주임)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12-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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