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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지 서소문을 만나다] <5> 약현에서 서소문까지

순교자의 거룩한 피로 신앙 꽃 피운 약현성당... 1891년 설립돼 4대문 밖 관할하며 복음의 씨앗 뿌려... 십자가의 실과 순교탑, 성인상 모셔진 기도 동산 조성... 서소문 순교자기념관과 전시관 갖춘 성인 공경의 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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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약현(藥峴)에 이른다. 약초밭이 많아 붙은 지명이다. 지금의 만리동에서 서울역으로 넘어오는 고개로, 오늘의 만리동과 중림동ㆍ봉래동 지역이다.

 지하철 1호선 서울역 2번 출구(또는 2호선 충정로역 5번 출구)를 빠져나와 5~10분 정도 걸어 성당에 들어섰다. 서울대교구 중림동 약현성당(주임 이준성 신부)이다.

 중림동 약현성당과 서소문 순교성지를 돌아보기 위해 짧게는 2~3년, 길게는 30년 가까이 서소문순교성지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인연을 맺어온 이들을 초대해 짧은 순례에 함께했다. 한국경제신문 기자 출신으로 28년째 서소문순교성지 지킴이를 자처하는 안홍렬(시몬, 71) 서울대교구 순교자현양위원회 부회장, 5년째 성당 성모상과 성지 순교기념탑에 헌화해온 조춘연(마리아, 57)씨, 2년째 성지 관리를 맡고 있는 김쌍수(요셉, 60)씨 등이다. 성지 산증인들과 함께하는 여정은 한 겨울 추위조차도 열정으로 녹이는 순례였다.

   #우리나라 첫 서양식 교회건축물
 순교자들 피는 복음의 씨앗을 움트게 했고, 튼튼하게 자라게 했으며, 풍성한 열매로 맺어졌다. 중림동 약현본당은 1891년 11월 순교자들 피가 거름이 돼 설정된 본당으로 121년간 복음의 꽃을 피웠다.

 성당이 세워진 것도 극적이다. 1871년 병인박해가 끝난 지 불과 20년 만에, 그것도 세계 가톨릭교회 2000년 역사상 장기간에 걸쳐 가장 많은 순교성인을 낸 성지 근처에 성당이 세워진다. 종현(현 명동)성당에 6년 앞서 1892년 9월에 지어진 우리나라 첫 서양식 교회건축물이었다. 종현성당에 견줘 크기가 6분의 1에 그쳤지만 당시만해도 서양식 종교건축물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새로운 종교건축의 출현이었고, 종교 자유 시대 개막의 상징이었다.

 4대문 밖을 관할하며 복음의 씨앗을 뿌린 약현 공동체의 발자취는 오늘에도 성당 구석구석에 배 있다. 제2대 조선대목구장 앵베르 주교와 모방ㆍ샤스탕 신부(이상 1839년 순교자), 성 남종삼(요한)과 성 최형(베드로, 이상 1866년 순교자) 등 순교자 10위가 암매장됐던 용산 왜고개성지에서 가져온 흙으로 구운 벽돌을 하나하나 쌓아올렸기에 이름 없는 벽돌 하나에조차 순교자들 피가 배 있다. 1988년 화재 당시 부서진 벽돌 조각까지도 묵주로 만들어 신자들과 순교신심을 나눌 만큼 순교신심에 젖어있다.


 
▲ 서소문 밖 네거리 형장이 바라보이는 약현 언덕에 세워진 중림동 약현성당은 121년 복음화의 발자취를 간직한 채 우뚝 서 있다.
사진 아래 성모상 앞에서 신자들이 간절하게 기도를 바치고 있다.
 

 
▲ 안홍렬 서울대교구 순교자현양위원회 부회장이 여러 순례자들과 함께 서소문 순교성지 전시관에 들러 서소문 순교 현양탑에 얽힌 일화를 들려주고 있다.
 

 
▲ 안홍렬(왼쪽부터), 조춘연, 김쌍수, 박윤창씨 등 서울대교구 순교자현양위원회 위원들과 성지 안내 담당이 임광빌딩 남쪽 광장에서 당시 망나니 우물터와 형장에 대해 중림동 약현본당 신자들에게 들은 증언을 들려주고 있다.
 

 
▲ 김쌍수(오른쪽) 서소문순교성지 안내 담당이 소덕문 또는 소의문으로 알려진 서소문 터 기념표석을 뒤늦게 찾은 내역을 설명하고 있다.
오른쪽은 가파른 축대가 있고, 왼쪽은 중앙일보사 주차장이다.
 



가톨릭평화신문  2012-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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