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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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지 서소문을 만나다] <7> 서소문근린공원 개발 어떻게 추진되나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쉬는 공간으로 개발 바람직... 국내외 순례자 즐겨 찾는 세계적 문화 명소 구상... 서울역세권 개발과 연계해 역사문화 벨트로 묶어... 국유지 사용권 문제나 예산 확보 등 걸림돌 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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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9월 서울시가 `서울역 국제회의시설 조성계획`을 발표하면서 `잊힌` 서소문 순교성지가 새롭게 떠올랐다. 성인 44위, `하느님의 종`으로 선정돼 시복을 추진 중인 순교자 124위와 증거자 최양업 신부 중에서 21위가 복음과 신앙을 증거하고 순교한 국내 최대 순교지여서다. 학계와 교회에서 전 세계적 성지로 떠오를 `가능성`을 제시하면서 `서소문순교성지의 새로운 꿈`이 태동하고 있는 것.

   #천주교 매개 근대문화 역사 결집

 서소문순교성지는 그 역사적 의미나 위상에서 용산민족공원에 결코 뒤지지 않기에 서울시 중구나 서울대교구에서도 역사관광자원화 내지 종합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물론 면적은 1만 7340㎡로, 용산공원(242만 6748㎡)에 견줘 140분의 1에 불과하고, 집행 예산도 비교할 바가 못 된다. 그렇지만 용산민족공원이 청군과 일본군, 미군 주둔지였다는 것 외엔 의미를 찾을 수 없는 데 반해 서소문 순교성지는 조선시대 공식 처형장이었다는 의미뿐 아니라 60여 년에 걸친 천주교 박해의 아이콘이라는 점에서 그 위상은 용산공원에 못지 않다. 국내는 물론 국외에서도 순례자들이 줄을 지을 세계적 성지로 재조명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서울역 북부역세권 개발과 관련, 순교성지 개발에 탄력이 예상되고 있다. 2만 3000㎡ 면적으로 국내 최대 규모 회의시설과 1만 600㎡ 면적에 전시시설 등을 갖춘 국제컨벤션센터에서 불과 걸어서 5분 거리도 되지 않는 곳에 서소문순교현양탑을 포함한 순교성지가 있어서다. 서울역에서 염천교만 건너면 곧바로 서소문공원이다. 서울시 북부 봉래동2가 2만 8083㎡ 부지에 들어서는 국제컨벤션센터는 컨벤션(9층)을 중심으로 양쪽에 호텔(27층)과 업무ㆍ문화ㆍ관광시설(40층)을 갖추며, 건물 연면적이 31만 7000㎡에 이른다. 낡은 서울역 고가도로도 철거하고, 컨벤션센터 1층을 지나는 데크형 도로를 도로면보다 높게 신설한다.


 
▲ 서울역 북부역세권 개발사업의 하나로 지어지는 국제컨벤션센터 조감도.
오른쪽이 서소문 근린공원이다.
 

 
▲ 지난 지난 5일로 겨울잠 자던 개구리가 땅 속에서 깨어나고 초목의 싹이 돋는 경칩이 지났는데도 서소문순교현양탑이 자리한 서소문근린공원은 호젓하다.
현양탑을 등지고 걸어가는 부부의 모습도 여운을 남긴다. 평화신문 자료사진
 
 
 이를 통해 경복궁과 덕수궁, 서울역, 숭례문, 서소문근린공원으로 이어지는 역사문화축으로 만들자는 게 현재 서울시 속내다. 서소문근린공원은 천주교를 매개로 근대 역사문화가 결집된 곳으로, 중림동약현성당과 손기정체육공원, 멀리는 백범기념관이 있는 효창공원에 이르기까지 역사문화공원 네트워크로 연계될 수 있다는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서소문순교성지의 의미가 새롭게 조명되면서 서소문순교현양탑을 중심으로 한 공원을 어떻게 재조성할 것인지 그 비전과 방향이 각계에서 모색되고 있다.
 조경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지난해 12월에 개최된 학술심포지엄에서 "미래 서소문공원이 지향해야 할 가치는 서울이라는 역사도시이자 메트로폴리스가 지향하는 시대정신 및 가치와 상통해야 할 것"이라며 △역사가 존중되는 공간 △고전적 공원 개념이 아니라 21세기에 적합한 새로운 개념의 녹색 공간 △역사나 문화 등 다양성이 공존하는 다층적 의미의 공간 △건설만이 아니라 새로운 문화와 공동체성을 디자인하는 공간으로 만들자고 제안했다.

   #천주교 순교성지 의미 강화해야
   
 조 교수는 또 아무런 연계성이 없는 지상 공원과 지하 시설물 기능을 입체적으로 연결할 수 있는 공간 계획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면서 `서소문 공원하면 떠오르는` 공간 정체성이 없기에 천주교 순교터라는 장소적, 역사적 의미를 강화할 필요성도 크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조 교수는 천주교 신자들의 성지순례를 위한 장소일 뿐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우리나라 천주교 역사를 알려주는 공간으로서 기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약현성당에서 공원까지 이어지는 길목에 횡단보도를 두 번이나 건너야 하는 불편을 없애고 두 사적지를 결합시킬 수 있는 도시디자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공원 운영에 있어서도 `민관 파트너십`을 도입, 지금까지의 노후된 도시 근린공원으로서의 이미지를 벗어나 활력있는 공공 역사문화공간으로 탈바꿈시키자는 제안도 덧붙였다.

 서울대교구는 이에 중림동약현성당과 연계, 서소문성지 개발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이를 위해 `서소문 역사문화 및 순교성지 준비위원회`를 구성, 회의를 정례화하고 있다. 새로운 공원 디자인을 통해 교회도 다양한 문화프로그램을 제공함으로써 `서소문 역사문화공원`(가칭)을 만들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명동성당→중림동약현성당→서소문순교성지→당고개순교성지→새남터성당→절두산순교성지로 이어지는 순례코스 마련도 구상 중이다.

   #내년쯤 공원 설계 국제공모 계획

 현재 서소문공원은 국유지 11필지ㆍ구유지 8필지가 포함된 총 19필지 도시 근린공원이지만, 중구나 서울대교구에선 큰 틀에서 이를 역사문화공원으로 전환해 근린공원 내 건축물 면적 제한(20 이내) 규정을 넘어 종합 개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가톨릭평화신문  2012-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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