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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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베트남 소수부족 선교현장을 가다<3> 꼰뚬교구 원죄없이 잉태되신 동정 마리아 주교좌본당 보육원과 기숙사들

100년 풍상 이겨낸 성당은 가난한 아이들의 삶의 터전으로도... 1913년 뀌년교구에서 분리 설정 당싱 지어 1996년 복원공사... 소수부족 위한 보육원 운영하는데 대부분 미사에 참석할 만큼 신심 돈독해... 보육원 6곳 모두 은인 도움으로 의식주 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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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트남에 가면, 다른 나라에선 보기 힘든 교회건축물이 있다. 목재로 지은 성당이다. 벽돌이나 석재로 짓지는 않았지만, 생각보다 튼튼해 보이고 현지 기후나 풍토에 썩 어울리는 듯하다.

 대표적 목조건축물 가운데 하나인 꼰뚬교구 주교좌성당으로 향했다. 원죄없이 잉태되신 동정마리아 성당이다. 1913년 뀌년교구에서 교구가 분리 설정될 당시에 지은 교회건축물로, 100년 풍상을 굳건히 견디고 있다. 1972년 북베트남이 꼰뚬성을 점령하면서 파리외방전교회 선교사들이 추방되는 아픔을 겪었지만, 현지 사제들은 성당을 지켜냈고 1996년엔 복원공사까지 벌여 원형을 보존하고 있다.


 
▲ 목재로 지은 꼰뚬교구 원죄없이 잉태되신 동정마리아 주교좌성당.
새벽5시 미사에 참석한 어린이들이 성당을 나서고 있다.
 

   #소수부족 아이들 사목위해 보육원 설립

 성당으로 들어서자 평일 새벽 5시, 아직 미명인데도 아이들로 빼곡하다. 성당 안에 있는 성 빈첸시오 제1보육원생들이 대부분 미사에 참석하다보니 어른보다 아이들이 훨씬 더 많다. 바나족이나 세당족, 제에족 등 거의 다 소수부족 아이들이다. 버려진 아이들이 대부분이지만 끼니를 때우지 못할 정도로 가난한 가정의 아이들도 보내진다. 아이들 210여 명이 미래를 꿈꾸는 삶의 터전은 성당 뒤쪽에 있는 보육원으로 침실과 식당, 주방, 강당, 방과후 공부방을 합쳐 7개 동이나 된다. 주방엘 들어가 보니 아직도 장작을 때 밥을 짓고 조리를 하는 열악한 사정이 그대로 드러난다.

 10년째 보육원에서 살고 있는 일레(마리아, 14)양은 8학년, 우리 학제로 치면 중3쯤 된다. 바나족 출신으로 옷차림은 추레하지만, 눈망울을 또렷또렷하다. 영어공부를 좋아하는 일레양은 대학에 진학해 영어교사가 되고 싶어 하지만, 대학에 갈 형편은 되지 못한다.

 세당족 출신인 리투언(요셉, 8)군은 초등학교 2학년. 어렸을 때 엄마가 강을 건너다 익사한 뒤 아버지의 버림을 받아 빈첸시오 1보육원에 왔다. "의사가 되고 싶다"는 그의 꿈이 이뤄질지는 미지수지만, 그 열망만큼은 무척 강해 보인다.

 곁에서 아이들이 인터뷰하는 모습을 흐뭇하게 지켜보던 이비웃(이멜다, 꼰뚬의 기적의 패 성모수녀회) 원장수녀는 "아직까지는 아이들 미래보다는 단순히 먹고 잘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에 급급하다"고 전했다.

 이처럼 소수부족 사도직에 전념하는 꼰뚬의 기적의 패 성모수녀회가 꼰뚬교구에서 운영하는 빈첸시오 보육원은 모두 6개다. 이 중 1ㆍ2보육원은 공식 인가를 받았지만, 나머지 4곳은 아직 인가를 받지 못했다. 인가를 받은 보육원도 물론 정부 지원은 거의 없다. 보육원에서 자체적으로 부업을 하거나 수도회와 국내외 후원자들에게 기대어 운영한다.


   #열악하기만 한 미인가보육원들

 미인가보육원은 인가를 받은 보육원보다 훨씬 열악하다. 꼰뚬시내에서 13㎞ 외곽에 있는 빈첸시오 제4보육원은 아이들 170여 명이 겨우 먹고 잘 수 있는 공간만 확보돼 있는 상태다.

   세당족 출신 오앗(13)군은 11살 때 부모를 여읜 뒤 길거리와 숲을 돌아다니며 과일을 따 먹거나 쥐를 잡아먹고 사는 걸 동네 사람들이 목격하고 제4보육원에 데려온 경우다. 처음 발견했을 땐 다 헤진 옷에 꾀죄죄한 모습이 아이 몰골이 아니었다고 한다. 하지만 수녀들의 헌신적 보살핌으로 제모습을 되찾은 오앗군은 "말소된 주민등록이 회복돼 학교에 가게 된다면 신학교에 들어가 꼭 사제가 되고 싶다"고 말한다. 일부 소수부족에선 부모가 타계하면 어린 아이를 함께 생매장하는 풍습이 아직도 살아 있어 제4보육원생 중 일부는 이런 상황에 처했다가 수도자들에 의해 구출된 아이들도 있다.

 꼰뚬의 기적의 패 성모수녀회 총장 이응엣(미카엘라) 수녀는 "회원 250여 명이 27개 분원에서 소수부족 어린이와 여성교육에 헌신하고 있는데 의식주가 다 힘에 부친다"며 "어린이 1인당 매달 100만 동(5만 5600원 상당)이 드는데 은인들 덕에 겨우겨우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 (재)기쁨나눔 후원자들이 꼰뚬교구 주교좌성당 내 빈첸시오 제1보육원을 방문, 원생들에게 먹을거리와 과자를 나눠주고 있다.
 
 

 이같은 형편은 각 본당과 수녀원, 주교관에서 운영하는 기숙사들도 마찬가지다. 적게는 10명 안팎, 많게는 30~40명씩 살며 밝은 미래를 꿈꾸지만, 겨우 밥 먹는 데 급급하다.

 그래서 기쁨나눔(이사장 신원식 신부)은 우선 꼰뚬시내 꼰러방 원죄없이 잉태되신 성모마리아 성당에 기숙사를 짓고 있다. 5000만 원을 들여 숙소와 공부방, 식당, 주방 등을 384㎡(116평) 규모로 건립 중이다. 판뜨끙(안토니오) 주임신부는 "오는 8월 쯤 기숙사가 완공되면 이 기숙사에서만큼은 성소 계발에 주력할 계획이다"고 밝힌다.

 꼰뚬교구 관할 구역인 잘라이성 플레이쿠를 거쳐 부온마투옷 교구로 향하는 길에 캄보디아 국경 꺼멈 마을에 들렀다. 작은형제회 쟌반럼(요셉) 수사신부가 주임으로 있는 베드로 바오로본당은 어린이 주간보호소를 운영하고 있다. 떤비엣수녀회 수도자들과 함께하는 탁아 활동은 지역사회에선 없어서는 안 될 사도직으로 꼽히고 있다. 아이들 보육비가 5만 동(2780원 상당)에 불과해 인근 커피ㆍ고무농장에서 일하는 부모들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동시에 본당은 주일학교 청소년들을 위한 봉제교육을 통해 아이들이 자신의 미래를 설계하도록 돕고 있다.

 작은형제회 응웬딩푹(베드로) 수사는 "우리 본당은 정부 통계에 잡히지 않는 유



가톨릭평화신문  2012-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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