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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쉼터] 가톨릭대학교 성신교정 평신도 신학교육 개방 40주년 홈커밍데이

“신학을 공부한 평신도로서 교회 기여할 방안 모색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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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신도 신학교육 개방

“제2차 바티칸공의회에 따른 가톨릭대학의 변화 중에서 무엇보다도 큰 변화는 ‘신학교 개방(開放)’이었다. 다시 말해 신학과 철학을 공부하려는 일반 평신도 학생들의 입학을 허용하는 개방 정책을 결정한 것이다.”(‘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150년사’ 중)

1972년 3월 1일부로 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은 남녀 공학으로 학제가 개편됨에 따라 수도자를 비롯한 평신도들 특히 여성들의 입학이 허용되는 획기적인 변화를 맞게 된다. 이로써 신학교 역사상 최초로 비사제 지망 신입생 7명이 입학했고 전 과목에 걸쳐 청강 제도가 도입 실시됨으로써 기존의 사제 지망 신학생 교육만을 담당했던 신학교 교육의 틀이 전 신자들 대상으로 확대되는 새로운 교육 환경을 마련하게 된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에서 평신도의 역할 증진을 촉구한 이후 신학교가 이를 위한 평신도 양성과 교육의 장으로도 활용되도록 배려하자는 배경이었다.

그로부터 40년이 흐른 2012년 11월 4일, 가톨릭대학교 성신교정(신학대학) 교정에서는 ‘홈커밍데이’ 행사가 열렸다.

평신도 신학교육 개방 40주년을 기념, 1972년 성신교정이 평신도들에게 개방된 이후의 입학생 졸업생들이 초대된 자리였다.

‘72학번’ 즉 1972년 신학교육 개방 원년 입학생을 비롯해서 2008년 학번까지 각 연도별 입학생 및 졸업생 40여 명이 가족들과 함께 교정을 찾았다. 짧게는 몇 년에서 길게는 몇 십년 만이었다. 어린 자녀, 배우자와 함께한 이들도 많이 눈에 띄었고, 수도자 신분이 되어 나타난 졸업생들도 다수 였다. 한 여성 졸업생은 남편과 아들 며느리 손자를 대동하고서 모처럼의 모교 방문을 기념하는 모습이었다.

그런 만큼 이날 개회식, 미사, 그룹대화 및 발표 등으로 이어진 행사 전반에 흐르는 분위기는 ‘마음을 다해 공부했던 고향같은 신학교 교정에서 처음으로 선후배들이 함께한 감사함’이었다.

무엇보다 ‘신학교로부터 잊혀지지 않고 기억돼서 초대되었다는 것이 반갑고 기쁘다’는 반응. 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을 통해 공부한 평신도들이 교회 내에서 어떻게 살아가고 있고, 또 앞으로도 어떤 모습으로 활동할 수 있을지 관심을 가져주는 사인(sign)으로 여겨졌다는 의견이었다.

특히 제2차 바티칸공의회 개막 50주년을 맞고 있는 시점에서, 이날 행사는 공의회 정신을 바탕으로 평신도 지도자 양성을 위해 전격적으로 신학교를 개방한 당시의 취지가 새롭게 부각되는 의미를 남겼다.

■ 신학교의 평신도 학생들

평신도들이 신학교에서 교육을 받기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준비된 ‘홈커밍데이’ 행사는 현재 신학대학 통학생 지도 담당인 교학부 처장 박정우 신부 제안이 계기였다. 그간 총 244명의 평신도가 입학, 4년을 다 마치고 졸업한 이들도 164명(여성 131명, 남성 33명)에 이르고 있지만 동문모임이 결성돼 있지 못한 것은 물론 소재 파악도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데 대한 아쉬움이 컸기 때문이다.

박 신부는 “신학생 위주의 환경에서 어렵게 공부해온 동문들이 신학교에서의 4년 생활이 삶에 남겼던 의미를 한 번 돌아보는 자리를 만들어 보고 싶었다”고 했다.

통상 보통 대학생들처럼 집에서 신학교에 다니는 평신도 학생들은 신학대학에서 ‘통학생’이라 불린다. 아무래도 교육 과정이 신학생에 맞춰 설계돼 있다 보니, 평신도들이 신학교에서 학교 생활을 하는데는 여러 어려움이 따르는 현실이라고 한다. 박 신부는 “신학생 생활이 통제돼 있기에 여학생들이 신학생들과 친하기 쉽지 않은 구조이고 그런면에서 소외감을 느끼기 쉽다”고 일반 평신도 학생들의 고충을 대변하면서 “졸업 후 진로도 불투명하고, 특히 평신도 신학자가 활동할 자리는 아직 좁고 더욱이 여성이 공적 조직에서 활동할 기회는 드물기에, 이처럼 갖은 어려움과 불확실한 미래를 감수하고 평신도 신학 연구의 길을 닦는 일반 평신도 신학생들의 노력은 더욱 값진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 격려와 나눔의 자리

이들의 교정 방문은 현재 신학교에서 수업을 받고 있는 평신도 후배들에게도 긍정적인 계기를 만들어 주었다. 오주현(에스델·신학과 4학년)씨는 “지금보다도 더 열악한 환경이었던 몇 십년 전에 평신도 신학생이 되기를 자원했던 선배들을 말로만 듣다가 실제 만나보게 되니 큰 용기와 격려가 된다”고 밝혔다.

졸업생들과 재학생들이 6개조로 분담돼 ‘신학교 생활이 어떤 영향을 주었는가?’ 주제와 함께 ‘신학교에 대한 제언, 통학생 졸업생들의 모임과 활동을 위한 제언’을 했던 그룹대화는 시간이 모자랄 만큼 다양한 이야기들을 쏟아냈다.

‘희랍어’ ‘그리스어’ 등 ‘어학’ 때문에 ‘과락’을 하는 등 머리를 싸매야 했던 고생담부터 각자 신학 공부를 하며 느꼈던 보람과 자부심 등에 대한 소감들이 나눠졌다. 그와 함께 한국교회 안에서 평신도 신학교 졸업생들이 실제적으로 역할을 맡아 활동할 자리가 부족한 아쉬움들도 토로됐다. 이날 홈커밍데이 행사의 큰 성과는 79학번 김영숙(아나다시아)씨가 동문대표로 선정되고 향후 연례 모임을 통해 구체적인 조직망을 가질 수 있게 됐다는 것이었다.

초대 회장으로 선출된 김영숙씨는 “어깨가 무겁다”고 소감을 밝히면서 “앞으로 동문들의 역량을 모아서 재학 중인 후배들, 또 졸업생들이 신학을 공부한 평신도로서 어떻게 교회에 기여할 수 있는지 방안을 모색해 보고 싶다”고 입장을 전했다. 최기섭 신학대학장은 “다소 늦은 감이 있으나 홈커밍데이는 모교와 연관성 가지면서 평신도 졸업생들이 신학교육을 통해 받은 근원적 힘을 발휘하고 후배들과도 연계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앞으로 학교도 적극적으로 평신도 동문들과 소통하면서 교회의 좋은 또 하나의 원천적 동력을 마련하고 발전시키는 구심점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 신학대학장 최기섭 신부(왼쪽에서 세 번째) 교학처장 전영준 신부(맨 왼쪽)와 70년대 학번 졸업생들이 축하 케이크를 자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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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2-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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