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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쉼터] 겨울의 문턱 앞 나눔의 상징, 김장과 연탄

연탄·김장 나누기, 어려운 이웃에/ 구체적 사랑 전하는 아름다운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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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80년대 달동네 사람들은 ‘김장 몇 포기에 구공탄(연탄) 몇 십장만 들여놔도 한겨울 걱정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장독에 묻어두고 겨우내 꺼내 먹는 김치와 검댕을 벽에 묻힌 채 광에 쌓인 연탄은 보고 있어도 배가 부를 법한 월동준비 필수품이었다. 40여 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온갖 종류의 김치를 팔고, 연탄 대신 가스보일러가 돌아가는 2012년, 김장과 연탄은 월동준비 필수품이자 나눔을 상징한다.



■ 교회 내 김장과 연탄 나눔

1970~80년대 연탄과 김장 나눔 기사는 요즘과 달리 꽤나 큰 기삿거리였다. 1968년 10월 한국 가톨릭 여성단체 서울대교구 협의회가 서울 명동성당에 요리전문가를 초청해 김치 담그기 무료 강습회를 열었던 적은 있었지만 나눔에 목적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가톨릭신문에 처음 실린 김장 나눔 기사는 1974년 11월 대전교구 여성연합회 임원 28명이 현지 주둔 공군 부대를 찾아 장병들과 김장을 담근 일이다. 기사는 “가정 살림살이의 바쁜 틈을 내어 현지 주둔 공군 부대를 찾아 부대 장병들과 함께 김장 담그기에 자진 협조를 하고 돌아왔다”고 전한다.

연탄 나눔에 대한 기사도 비슷한 시기에 보인다. 1972년 1월 부산교구 양정 천주교 청년회원들이 복권을 팔아 모은 이익금으로 연탄 350장과 밀가루 11포를 구입해 양로원에 보내달라고 국제신보에 기탁한 내용이다.

연탄과 김장 나눔은 교회 내 몇몇 개인과 공소, 단체들이 나서서 시작해 본당과 기관으로 확산됐다. 서울 가톨릭사회복지회는 2003년부터 김장 나눔을 시작해 현재 9회째 행사를 맞았고, 인천교구 가톨릭청년연대도 ‘사랑의 불꽃-연탄 나눔’ 활동을 2010년부터 진행하고 있다. 나눔의 대상도 넓어졌다. 군 장병들의 김장담그는 것을 거들어주는데서 시작한 김치 나눔은 연탄 나눔과 함께 지역사회 독거어르신, 소년소녀가장, 조손가정, 양로원, 고아원, 노숙인 무료급식, 저소득계층은 물론 지역사회 타종단에까지 미치고 있다.


 
▲ 대전교구 제8회 행복가득 사랑의 김장 담그기에서 참가자들이 김치를 담그고 있다.
 

 
▲ 행사에 참여한 대전교구장 유흥식 주교.
 


■ 나눔의 미학

아직도 연탄을 사용하고 있는 달동네와 판자촌 사람들에게 연탄은 겨울을 따뜻하게 지낼 수 있는 소중한 난방연료다. 배추 값 역시 계속해서 폭등하고 있는 요즘, 김장과 연탄 나눔은 더불어 일하는 공동체를 결속시키고, 무너져가는 서민가계에 크나큰 보탬이 된다.

대전교구가 11월 21~23일 연 제8회 행복가득 사랑의 김장 담그기 축제에서 대전교구장 유흥식 주교는 김장 나눔에 대한 의미를 강조했다. 이번 행사를 통해 담근 1만1000여 포기의 김치는 모두 어려운 이웃들에게 골고루 나눠질 예정이다.

유 주교는 “얼마 전부터 배추 값이 폭등하고 있다는 뉴스를 자주 들었고 또 금년이 가장 어려웠다는 말도 많이 들었다”며 “이런 나눔이 쉽게 이뤄졌으면 좋겠는데 자꾸 어려워진다고 하니 마음이 씁쓸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세상이 어둡지만 않고 많은 좋은 분들이 계시기에 살만한 가치가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웃과 함께 더불어 사는 삶이란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니고 주변의 이들과 사랑을 나누는 일”이라며 “김장 담그기 행사는 우리 주변 어려운 이웃들에게 구체적으로 사랑과 나눔을 전해주는 매우 아름다운 일”이라고 전했다.


오혜민 기자 (oh0311@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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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2-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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