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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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이 만난 사람] 전통태교를 과학으로 풀어낸 김수용 카이스트 물리학과 교수

“전례 안에서 감동·기쁨 체험하는 태교 중요합니다”/ 무너진 도덕성 회복 위해 태교 실천에 힘써야, 태아·임신부 돌볼 교회의 체계적인 지원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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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신비가 이뤄지는 그 순간 축복을 받는다면, 그 아이는 무한한 재능을 갖출 수 있고, 하느님의 자녀로서도 한 사회인으로서도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교회 안에서 체험하는 태교미사 혹은 태교강좌 등은 아주 짧은 시간이지만, 그 결과는 엄마와 아기가 평생 신앙 안에서 올바른 삶을 살 수 있도록 돕는 것입니다.”

김수용(요한·59) 교수는 특히 “우리 사회의 무너진 도덕성을 갖추기 위해 먼저 그리스도인들부터 태교를 실천하는데 힘써야 한다”며 “글로벌 시대에 전 세계에 기여할 수 있는 대표적인 분야 또한 한국 고유의 ‘전통태교’”라고 강조한다. 또한 태교를 ‘사랑의 경제’에 빗대어서도 설명한다. 예를 들어 엄마가 촛불을 켜고 기도하는 정성은 어디론가 사라져버리는 것이 아니라, 엄마와 아이의 내·외적 성장으로 변화한다. 뚜렷한 성장률이나 통계로 드러나는 것은 아니지만, 개개인의 인생살이 모양을 바꾸는 힘이 된다는 말이다. 이 때문에 김 교수는 교회가 먼저 태아와 임신부들을 돌보는데 보다 체계적인 지원을 펼쳐나가길 기대한다.

김수용 교수. 그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이하 카이스트) 물리학과 교수다. 그런데 전통태교 연구의 선구자로 불린다. 물리학자이자 전통태교 전문가라는 설명을 들은 이들은 대개 고개부터 갸우뚱거린다.

이 유명 물리학자의 관심과 역량을 한번에 집중시킨 전통태교란 도대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이번 호 ‘가톨릭신문이 만난 사람’에서 그의 목소리를 들어본다.



전통태교는 뇌 형성과 진화의 교본

김수용 교수는 한국 고유의 전통태교를 연구하는 물리학자다. 구체적으로 한문으로 기록된 옛 문헌에 담긴 지혜를 과학적으로 검증하는 작업 등을 이어왔다.

그런데 그는 미국 콜롬비아대학에서 우주의 원리를 파헤치는 플라스마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른바 우주학자인 셈이다. 1993년 국내 기술만으로 ‘인공위성을 이용한 자동위치측정시스템(GPS)’을 처음 개발한 과학자이기도 하다. 지금은 ‘내비게이션’이라는 용어로 보편화됐지만, 당시에는 GPS에 대해 언론마다 상세 해설을 곁들일만큼 첨단 기술이었다. 그런 과학자가 전통문화를 연구한다니, 우선 동료 교수들의 눈총부터 따가웠다.

“인간의 뇌는 우주 못지않게 신비롭고 깊이 있는 탐구 대상입니다. 특히 전통태교는 인간의 뇌가 어떻게 형성되고 진화하고 작동하는 지를 알려주는 중요한 교본이자 연구 대상입니다.”

김 교수가 뇌에 대해 본격적으로 관심을 보인 때는 미국 유학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수업시간마다 창의적인 생각을 하고, 희한한 질문을 던지는 외국학생들을 보며 “쟤네들의 뇌는 나와 어떤 면에서 다를까” 하고 의문을 품었다. 하지만 유학 도중 물리학을 던지고 뇌과학을 할 순 없었다. 이후 1992년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국제물리올림피아드에 참가하게 된 학생들을 돕던 김 교수는 미국에서 본 그 ‘신기한’ 모습을 다시 발견했다. 물리를 제대로 공부하지도 않은 어린 학생들이 대학이나 대학원 수준의 문제를 척척 푸는 것이었다. 이들은 내용은 잘 몰라도 머리를 쓸 줄 알았다.

그는 곧바로 뇌 연구에 나섰다. 한국 물리학자로서는 처음이었다. 당시 해외에서는 1980년대 중반 뇌파가 뇌의 작동 정보를 담은 카오스적 신호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이미 물리학자들도 이미 복잡한 뇌 연구에 참여하기 시작했었다. 하지만 국내에선 여전히 뇌는 생물학이나 의학, 약리학, 심리학 등의 분야에서 연구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했다. 뇌과학도 일종의 ‘외도’로 치부되는 상황에서 ‘전통태교의 과학성 연구’에 대한 연구비 지원은 그야말로 희망사항이었다. 지속되는 오해와 무관심으로, 태아의 뇌를 연구하고 싶은 그의 열정은 좌절을 거듭하며 바닥까지 내려앉아야 했다.

세계에 널리 알려야할 고유의 자산

1998년 들어서 김 교수는 결국 정통 물리학자의 길을 다시 걷기로 마음먹었다. 하지만 마음이 잘 잡히지 않아 겸사겸사 한문공부를 시작했다. 그때 지인으로부터 추천받은 책이 바로 ‘태교신기’라고. ‘태교신기’는 조선 시대 사대부가의 태교 방법을 담은 책이었다.

“이 책은 태교가 인간의 뇌와 신체 발달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 지를 말하고 있었습니다. 그러한 내용을, 과학적 실험을 통해 뒷받침할 수 있다면 세계적으로도 얼마나 의미 있는 연구이겠습니까.”

그 즈음 미국 피츠버그대 연구팀이 외적 환경이 태아 지능 결정에 큰 영향을 끼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면서 전 세계가 뜨거운 반응을 보였었다. 태교신기의 저자는 이미 알고 있었던 사실에 전 세계가 놀란 것이었다. 김 교수는 “외국에는 ‘태교’라는 단어 자체가 없고, 임신부는 모양이 상한 과일은 먹지 말라는 등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태교 상식들도 신비로워한다”며 “한국에서는 수천 년 전부터 태어나기 전의 생명에 대해 연구했고, 그 결과 의미있는 규범을 만들었다는 사실을 전 세계에 알린다면 우리나라의 국격(國格)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한다.

김 교수는 우선 대중들을 대상으로 한 전통태교 아카데미를 열었다. ‘뇌과학으로 본 전통태교의 우수성’ 등을 알리는 장이었다. 전통태교법을 올바로 이해하기 위해 한의학도 배웠다. 그의 연구에 언론들이 관심을 보이면서 국악이 태교에 주는 효과와 출산 과정에서 태아가 느끼는 스트레스 등에 대해 연구하고 다큐멘터리를 제작할 기회도 이어졌다. 2003년에는 해외 학술지에 신생아의 뇌파 관련 논문도 실었다.

그는 이제 전통태교를 ‘태교학’이라는 과학적인 학문 분야로 완성해 전 세계에 수출하게 될 때를 바라보고 있다. 외국인들에게 태교를 가르칠 수 있는 전문 인력 양성 또한 앞으로 한국이 널리 확산해야할 미래의 부가가치라고 말한다. 구체적으로 태교를 평생교육 과정의 하나로 세계화하기 위해, 아기를 낳아본 40~50대 여성의 역량이 적극 개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 김수용 교수는 특히 “우리 사회의 무너진 도덕성을 갖추기 위해 먼



가톨릭신문  2012-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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