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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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채 몬시뇰 특별 인터뷰] “사랑으로 열매 맺는 인류 공통문화로 향하다”

제삼천년대 인류 문화는 동양·한국 중심으로 발전/ 착취 위주의 서구 문화는 한계에 도달/ 생명 중심의 인류 ‘공통문화’ 형성해야/ 교회, 미래 전망 제시하며 역사 흐름 이끌어 나가야/ 신자 본연의 역할 해낼 수 있도록 교육·지원 이뤄져야, ‘생명·사랑의 문화’ 이끌면 젊은이도 교회로 돌아올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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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채 몬시뇰(바오로·서울대교구)의 이름 앞에는 대개 ‘20세기 가톨릭 최고의 지성’이라는 수식어가 함께 자리한다. 그는 석학으로 인정받으며 한국교회 학문 발전과 후학 양성에 이바지해 왔을 뿐 아니라, 복잡다단한 역사적 사건들 안에서 ‘시대의 징표’를 읽어내고 그에 관한 대안을 제시하는 면에서 탁월한 역량을 보여왔다.

올해 미수(88세)를 맞이했지만 그의 학문 연구와 복음 실천에 대한 열정은 여전히 뜨겁다. 특히 정 몬시뇰은 제삼천년대는 인류문화의 중심이 서구에서 동양, 그 안에서도 한국으로 옮겨오는 시기라고 강조한다. 그는 인류가 하나가 되어가며 더욱 좋은 삶, 공통의 문화를 이루는 제삼천년대는 하느님 창조 경륜의 더 높은 실현 단계라고 확신한다. 이어 제삼천년대 거대한 변화의 흐름 안에서 한국의 선도적 역할과 한국교회의 질적 성숙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무엇보다 세상 안에서 교회는 사회를 선도(先導)하고 또한 선도(善導)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정의채 몬시뇰의 미수연을 앞두고 진행한 특별 인터뷰를 통해 한국교회와 사회가 나아갈 미래 지향적인 방향에 대한 제언을 들어봤다.


정의채 몬시뇰은 토마스 아퀴나스 사상뿐 아니라 현대의 각종 사상에 능통한 학자로서, 제삼천년대 들어 인류가 다같이 살아야 할 삶 즉 인류 공통문화 형성을 주창하며, 국내외 학문계와 실천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었다. 특히 그의 의견은 세상 안에서 구현돼야 할 교회의 모습과 역할에 구체적인 힘을 실어준다.

정 몬시뇰은 “세속사와 종교사는 모두 하느님의 창조 경륜이고 어느 것도 독자적인 분리 형태로 있을 수 없다”며 “존재론적, 우주론적, 자연사적, 인간학적으로 서로 얽혀 있는 두 면을 분리시켜 완성하려는 것은 큰 착오”라고 지적한다.

이에 따라 “‘사랑’을 핵으로 하는 가톨릭교회의 위대한 영성이 제삼천년대 들어 급속히 진행되는 새로운 인류 공통문화 창출과 발전에 빛과 소금, 누룩의 역할을 해야 할 중대한 사명을 지닌다”고 역설한다.



■ 인류 공통문화 창출

현대 사회의 모습에서 먼저 돌아봐야 하는 것 중 하나가 미래에 대해 질문하지 않는 우리의 모습이다. 현재는 미래를 위한 준비과정이기도 하다. 하지만 현대인들은 지금 이 순간의 나만을 생각하고, 지금이 꼭 끝인 것처럼 살고 있다.

정 몬시뇰은 이러한 모습을 지적하며 모든 사람들이 하나로 일치되어 살아가는 ‘인류 공통의 문화’에 대해 설명한다.

그가 말하는 인류 ‘공통문화’는 생명을 사랑하고, 인지(人智)의 발전과 양심, 기술 발전은 모든 생명이 분수에 맞게 해당 권력과 부에 골고루 참여하고 각자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하도록 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공통문화 안에서 실현되는 인간 삶은 평면적이고 지역적인 성격을 넘어 세계적, 우주적 성격을 지닌다.

정 몬시뇰은 지난 2000년 11월 중국 보인(輔仁)대학교 설립 70주년 기념 세계 철학자 대회에서 이미 제삼천년대 새로운 인류 공통문화 창출을 제안한 바 있다.

그리스도교를 뿌리로 하는 서구 사상은 각양각색의 동양 종교 사상과 만나 인류가 같이 살아가는 공통문화를 형성해야 한다는 것이 정 몬시뇰의 핵심 주장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의견의 초석이 된 공통이념은 ‘생명문화’였다. 그는 ‘생명문화’야말로 이 세상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다고 말한다.

정 몬시뇰은 “역사 전체를 보면 전쟁과 그릇된 이념의 지배 등 어둡고 혼란스러운 시기들도 있었지만 이것은 지나가는 역사의 한 토막이며, 다시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모습 그대로의 인간성이 발휘되면 아름다운 세상의 모습을 회복한다”고 전한다.

정 몬시뇰은 “인간이 자유를 그릇되게 사용하고, 또한 잘못인 줄 알면서도 일시적인 욕심과 이기심을 부려 혼란이 일고 인간성 자체가 상처받은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전체적으로 인류 역사는 결국 발전되어가며, 이제 인류가 하나 되어가는 과도기에 서 있다”고 말한다.

제삼천년대가 열리면 인류 역사에 새로운 빛이 비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경제적 성취와 안락에만 도취된 인류에게 주어진 것은 사회경제 기반의 붕괴와 대립 등이었다.

정 몬시뇰은 “식민지 착취에 이어 미국을 중심으로 세계경제를 멋대로 휘몰아가며 착취를 감행했던 서구 문화는 이제 그 한계에 이르렀고 사양의 길을 걷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어 “지난 2000년 동안 이어진 서구 중심의 인류문화는 끝이 나고 서서히 그 중심이 동양으로 옮겨오며, 새로운 삼천년대 인류 문화사의 진화를 영원까지로 제시한다”고 강조했다.

정 몬시뇰은 제삼천년대 인류문화의 중심이 동양으로 이동하는 것은 “예수의 수난과 죽음, 부활에 이르는 인류 구원 경륜에서, 하느님의 모습으로 온 인간이 비록 상처를 받아 탈선을 반복하게 될 지라도 결국은 하느님의 창조 경륜을 이뤄낼 수밖에 없는 전 인류문화사의 흐름을 조감한 결과”라고 밝혔다.

■ 제삼천년대는 하느님 창조 경륜의 더 높은 단계

“세상 질서와 영성 질서는 모두 하느님의 계획에서 나온 것이기에 하느님 창조 경륜의 실천으로 인류 공통의 삶, 즉 인류 공통문화 형성을 교회가 선도(先導) 혹은 선도(善導)해 완성해야 합니다.”

정 몬시뇰은 젊은 시절에는 거의 교회 내 활동에 치중했지만, 연륜이 쌓여갈수록 새로운 차원에서 실현되는 하느님의 창조 경륜을 투시해왔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그는 교회뿐 아니라 사회 전반을 아우르는 통합적 시각을 세워왔다. 이에 따라 정 몬시뇰은 “세상 질서 진행도 결국은 창조주 하느님의 참과 선, 미를 지향해야 하는 것이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그 완성은 그리스도의 사랑의 구속사업 구현”이라고 말한다.

즉 일련의 인간 발전 과정들은 하느님 창조 경륜의 새로운 실현단계로 인류 공통문화 창출과 증진을 촉진시키는 하느님 창조의지의 표출이라는 것이 정 몬시뇰의 설명이다. 물론 인류 공통문화는 끊임없는 확신과 의심 등의 혼란 속에서 많은 시간 동안 시련과 실패와 지속적인 노력을 거쳐 실현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아울러 인류의 공존과 공조, 공영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그 어떤 기구나 조직보다 가톨릭교회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 공통문화 지각변동 속의 한국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12-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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