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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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쉼터] 북카페 ‘서재’

세상 살면서 겪게 되는 고민들 가족이 함께 책 읽으며 나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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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카페 ‘서재’는 서재라는 이름에서 느껴지듯이 고양시 마두동의 평화롭고 고즈넉한 곳에 자리하고 있다. 길 건너편에는 마두도서관이 바라보이고 북카페를 나오면 바로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뛰어노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린다.

요즘 도심에서 흔히 접하게 되는 커피전문점과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도시인들이 바쁜 일상 중에 커피 한 잔 속에서 여유를 찾는 곳은 너무나 많아진 지 오래다. 이름도 한결같이 외국어 일색이어서 이제는 식상해질 정도다.

북카페 정문에 정갈한 한글로 적혀 있는 ‘서재’를 보기만 해도 지나가는 이의 마음을 문 안으로 이끄는 듯하다. 혼자서 혹은 연인과 가족들이 서재 안으로 들어가면 예쁘면서 아기자기하고 품위가 느껴지는 장식과 화분 그리고 벽 한 켠에 빼곡히 꽂혀 있는 서적들이 눈에 들어온다. 서재의 이름이 왜 서재인지 한 눈에 알 수 있다.

찬찬히 살펴보면 역사와 철학, 사상을 다루는 인문학 서적들이다. 서재의 분위기가 범상치 않아 보인다. ‘목마와 숙녀’를 쓴 시인 박인환이 즐겨 찾았다는 과거 명동의 문학다방이 이랬을까 싶다.

책꽂이 반대편에는 작은 칠판에 분필로 ‘주제로 읽는 책읽기, 12월의 주제 〔음식〕’이라고 적혀 있고 음식과 관련한 여러 권의 책들이 가지런히 세워져 있다. 또 하나의 칠판에는 ‘인문학 강좌’ 소개가 적혀 있다. 주제는 ‘인물로 읽는 한국 사상사’와 ‘대학생을 위한 인문학 강좌’다.

서재를 운영하는 오지섭(사도요한·51)씨가 서강대에서 종교학을 강의하는 교수라는 사실을 알고 나면 카페 곳곳에서 감지되는 인문학적 향기의 정체를 알게 된다. 오지섭 교수는 서재를 지난해 2월 열었다. 오래된 꿈이었다.

오 교수가 건네 준 서재 명함에는 ‘주인장’ 세 사람이 적혀 있다. ‘오지섭|박재신|오한나’ 박재신(요세피나)씨는 오 교수의 아내, 오한나(요안나·대학1학년)씨는 딸이다. 오 교수와 박재신씨는 늘 서재에서 함께 일하고 무남독녀 오한나씨도 가끔 서재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주인장 노릇을 한다.

오 교수는 서재를 열기 전 연구와 강의로 분주한 나날을 보내면서 ‘가족의 휴식’을 즐기곤 했다. 그것은 홍대 앞이나 헤이리 북카페를 찾아가는 것이었다. 가족이 모여 커피와 독서로 보내는 시간이 행복했고 ‘나도 북카페를 열었으면 좋겠다’는 로망을 간직했다고 한다. 로망이 현실이 된 곳이 서재다. 오 교수는 바리스타이기도 하다.

오 교수에게는 또 하나의 로망이 있었다. ‘그들만의 인문학’을 ‘모든 이를 위한 인문학’으로 만드는 일이다. 거창한 이야기가 아니라 일반인들이 살면서 겪게 되는 고민들을 쉬운 인문학을 공유하면서 편하게 이야기하고 토론하는 자리다.

그동안 오 교수는 ‘몸’, ‘고통’, ‘용서’, ‘생각’ 등을 주제로 책읽기 모임을 진행했고 인문학 강좌에서는 ‘장자’, ‘인간 본성의 이해’ 등을 다뤘다. 고정 참석자가 10~20명 정도 될 만큼 인기가 괜찮다.

오 교수는 서재가 사업적인 면에서는 “그럭저럭 이끌어 간다”며 “더 많은 분들이 서재를 찾아 인문학과 함께 커피를 즐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북카페 ‘서재’는 책과 커피, 인문학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 북카페 ‘서재’의 정문.


▲ 북카페 ‘서재’에서 진행되는 ‘주제로 읽는 책읽기’ 알림란과 도서들.


▲ 북카페 ‘서재’에서는 주인장 오지섭 교수가 인문학 강좌를 열고 있다.

◆ 인터뷰 - 오지섭 교수

“인문학의 새로운 역할 모색하는 기회”

북카페 ‘서재’ 주인장인 오지섭(사도요한) 교수는 “모든 이의 삶 속에서 의미를 주는 인문학의 가능성을 찾고 싶다”는 말로 서재가 갖는 독특한 성격을 설명했다.

‘인문학의 위기’라는 말은 이미 오래 전부터 나왔고 ‘인문대 나오면 취업하기 힘들다’고 할 정도로 그 위기가 계속되고 있지만 오지섭 교수는 지금이야말로 “인문학의 새로운 역할을 모색하는 기회”라



가톨릭신문  2013-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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