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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쉼터] 학생과 선생님이 함께 만드는 작은 대안학교 ‘도담학교’

“가정과 사회로부터 소외된, 아이들 사랑으로 가르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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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교구 지역아동 사목위원회(위원장 서기원 신부) 산하 도담대안학교의 문은 항상 열려있다. 2011년 개교 이래 한 번도 닫힌 적이 없다. 가정과 사회로부터 소외된 아이들에게 활짝 열린 문은 너무나 큰 ‘환대’고 ‘사랑’이었다. 학교가 지긋지긋해 떠났던 아이들은 신기하게도 자기 발로 이곳 학교로 돌아온다.


■ 자유가 꽃피는 학교


 
▲ 도마로 만든 도담학교 간판.
 
경기도 남양주시 퇴계원면 퇴계원리 평범한 주택가에 위치한 도담대안학교(교장 김준희, 이하 도담학교)의 학생 8명은 일반학교에 적응하지 못하고 떠난 아이들이 대부분이다.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기준에서 ‘문제아’로 불렸다. 밥 먹듯 지각하고, 공부에는 애초부터 관심을 껐다. 하지만 아이들이 변했다. 네모난 교실과 칠판, 뛰어놀 수 있는 넓은 운동장도 없는 소박한 도담학교에 입학한 후부터다.

교칙과 권위, 경쟁, 편견에서 벗어나자 아이들은 자유로워졌다. 재봉틀 수업, 아크릴 페인팅, 제과제빵, 체험학습, 밴드 연습, 포럼 등 수업도 아이들이 원하는 대로 진행된다. 지겹게만 느껴졌던 학교생활에 활력이 생겼다. 신기하게 공부까지 재미있게 느껴졌다. “방학이 필요하지 않냐”는 선생님들의 의견은 가뿐히 무시됐다. 학교 아니면 갈 데가 없다는 아이들은 매일같이 선생님과 친구들과 어울려 신나게 놀고, 공부도 했다. 덕분에 지난 한 해 동안 검정고시에 합격한 학생이 무려 6명(고졸 3명, 고입 3명)이나 된다.

“우리학교가 뭐가 좋으냐고요? 두말할 필요도 없이 그냥 보시면 알아요. 학교 같지가 안잖아요. 선생님들께서 저희를 믿어주시고 자유롭게 풀어주시니까 오히려 알아서 규칙을 만들고 잘 지켜요. 무결점 그 자체예요.”

물론 아이들이 이렇게 되기까지 어려움도 있었다. 상처가 많은 아이들은 일찌감치 마음의 문을 닫았다. 삐딱한 자세로 세상을 바라봤고 희망조차 발견하지 못했다. 하지만 ‘사랑’의 힘이 모든 것을 바꿔버렸다. 김준희(효주아녜스) 교장과 두 명의 선생님은 언제나 아이들에게 눈을 맞추고, 이야기를 들어줬다. 후원자들은 소리 없이 무한신뢰를 보냈다. 어린아이가 탈 없이 잘 놀며 자라는 모양이라는 뜻을 가진 ‘도담도담’에서 따온 학교 이름처럼 그저 아이들이 올바르게 성장하길 바라며 기다렸다. 사랑 받는 존재라는 걸 깨닫자 아이들은 ‘기적’을 만들었다. 세상을 향한 쌓아둔 벽을 스스로 무너뜨리고, 세상 속으로 나아갔다.


 
▲ 도담학교는 오는 20일 열릴 김준희 교장선생님의 북콘서트 무대에 오를 준비에 한창이다.
 


 
▲ 재봉틀 수업하는 아이들.
 


 
▲ 아이들이 후원자들에게 직접 배달할 달력을 만들고 있다.
 

■ 희망을 나누는 꿈나무

예전과 달리 아이들이 적극적으로 변했다. 한 번 말하면 듣지 않더니, 이제는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척척’ 이다. 비누도 만들어서 판매하고, 이웃 주민들에게는 머핀을 구워서 돌리기도 했다. 또 달력을 만들어서 연말에는 후원자들에게 직접 찾아가 배달할 예정이다. 학교뿐 아니라 세상을 만나는 일이 즐거워졌다. 더 나아가 사랑을 나눌 줄도 알게 됐다. 도담학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희망의 편지’를 써서, 제주 강정마을과 쌍용차 해고 노동자와 가족들을 위한 작은 사랑방 ‘와락센터’ 등에 보내고 있다. 후원자들의 든든한 지지로 꿈을 키울 수 있었던 아이들이 자신들과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에게 희망을 전하고자 나선 것.

도담학교는 또 새로운 꿈나무를 심을 계획이다. 내년 쯤 재래시장으로 학교를 옮겨 ‘시장대안학교’를 만들어 볼 생각이



가톨릭신문  2013-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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