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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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지도] (4) 전주 전주천

전주천 물길 따라 흐르는 순교자들의 신앙/ 숲정이·치명자산 … 선연한 선조들의 핏자국, 느린 걸음속에서 느끼는 삶의 진정함·여유, 콩나물 국밥, 장터국수 등 맛집 찾는 순례는 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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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교자들의 피가 마를 날이 없었던 숲정이

전주 고속버스터미널이나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내렸다면 숲정이 성지까지는 걸어볼만한 거리이다. 곳곳에 들어선 아파트나 건물들 때문에 멋스러움은 느낄 수 없지만 예전에 이곳은 숲이 울창하게 우거져 ‘숲정이’ 혹은 ‘숲머리’라 불렸다. 가끔 숲정이성지를 찾아 숲정이성당을 가는 순례자들이 있는데 이는 순교터가 현재 성지의 위치와 조금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실재 순교터는 현재 성지의 담을 끼고 150m 정도 가면 길모퉁이에 위치한 유치원과 아파트 사이 ‘순교자 현양탑’이 서있는 곳을 중심으로 한 그 주변으로 추정되며, 이곳에서 신유박해 때 순교한 이순이 루갈다, 신희, 이육희, 유중성 마태오를 비롯해 수많은 순교자들의 피가 흘렀다. 현재의 숲정이 성지는 성지에서 옮겨 온 토사로 조경이 돼 있고 십자가와 순교자 현양탑이 우뚝 서서 순교의 영광을 기리고 있다.

찾기 어렵다면 전주 진북초등학교  근처에 있으니 참고하거나 전주교구 윤호관으로 검색하면 찾을 수 있다.


 
▲ 곳곳에 들어선 아파트나 건물들 때문에 멋스러움은 느낄 수 없지만 예전에 이곳은 숲이 울창하게 우거져 ‘숲정이’ 혹은 ‘숲머리’라 불렸다.
 


 
▲ 숲정이 성지 숲정이 성지에 위치한 ‘윤호관’은 한때 해성중·고등학교 체육관으로 사용되던 건물이며, 현재 전주교구 가톨릭교리신학원으로 이용되고 있다.
 

■ 어린 나이에도 굳건한 주님을 향한 마음, 서천교와 초록바위 순교지

숲정이 성지에서 나와 전주천을 거슬러 2km 남짓한 거리를 걷다보면 성 조윤호 요셉이 순교한 서천교에 다다르게 된다. 18세라는 어린 나이에 순교한 조윤호 성인은 서천교 밑에 살던 거지들이 성인의 목에 여러 끈을 감은 뒤 서로 조르게 하는 방식으로 처형당했다. 거지들은 순교자의 시체를 질질 끌고 다니며 밥을 빌어먹었는데 시체가 하도 참혹해서 누구든지 겁에 질려 밥을 줬다고 한다.

전주천을 따라 계속 오르다보면 병인박해 때 새남터에서 순교한 성 남종삼 요한의 큰 아들 남명희와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홍봉주 토마스의 아들이 처형된 초록바위에 도착하게 된다. 이들은 나이가 너무 어려 성인(15세)이 되는 이듬해까지 처형이 연기됐다가 나이가 찬 이후 초록바위에서 전주천으로 떠밀려 순교했다. 지금은 어떻게 여기서 밀어서 전주천에 수장을 시킬 수 있었을까 하는 의아한 생각이 들지만 20세기 초까지도 전주천에는 많은 물이 흘러 익사하는 사람이 종종 있었고, 조선시대에는 배가 이곳까지 올라왔다고 한다. 또한 현재의 초록바위는 1936년 홍수로 제방공사를 하면서 상당부분 깎여서 완전한 모습을 확인할 수 없다는 점을 알아두자.

서천교와 초록바위에는 각각 순교지를 설명하는 비석과 함께 순교자들의 모습을 표현해놓은 조각무늬 그림이 서있다. 이 그림판은 남종삼 성인의 후손인 숙명여대 남용우 화백의 작품이다. 아울러 이곳은 이팝나무 군락지라 5월경 개화기에 하얀 꽃구름을 연상시킬 정도로 아름다운 자태를 감상할 수 있다.


 
▲ 서천교 성지 조윤호 요셉 성인이 순교할 당시의 모습을 표현해놓은 조각무늬 그림.
거지들이 성인의 목에 끈을 걸고 잡아당기고 있다.
 


 
▲ 전주천
 

■ 한국 천주교회 최초의 치명 순교터, 전동성당

싸전다리를 지나 남부시장에 도착하면 재래시장에서만 맛볼 수 있는 독특함을 느낄 수 있다. 유명한 남부시장 콩나물 국밥을 비롯해



가톨릭신문  2013-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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