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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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떠나는 이스라엘 성지기행] 11. 카파르나움

"나는 생명의 빵이다" 선포하신 공생활 중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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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수께서는 카파르나움에서 가장 많은 가르침과 치유 기적을 행하셨다.
하지만 이곳 주민들이 회개하지 않자 탄식하시며 멸망을 예고하셨다.
예수님의 예언대로 카파르나움은 8세기에 큰 지진 피해를 입은 후 폐허가 됐다.
사진은 작은 형제회가 발굴해 놓은 카파르나움 마을 유적.
 
 
 ▨카파르나움

 갈릴래아 호수 북서 연안의 어촌 카파르나움. 이름 그대로 마냥 머물고 싶은 평온한 마을이다. 카파르나움은 히브리말로 `위로의 마을` `아름다운 마을`이란 뜻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이 마을에는 기원전 150여년부터 서기 750여년까지 사람들이 생활했다.

 원래 이 마을 이름은 `엘코스`였다. 이스라엘 12 소예언자 가운데 한 명인 나훔이 이곳에서 태어났다. 그를 존경한 마을 주민들이 `나훔 동네`란 뜻의 `크파르나훔` 즉 라틴말로 `카파르나움`으로 마을 이름을 바꿨다. 나훔이란 단어는 `위로`와`위안`,`아름다운`이란 뜻을 갖고 있다.

 카파르나움은 이집트와 시리아를 잇는 고대 국제 도로인 `바닷길`(Via Maris)이 나있던 제법 큰 고을(이사 8,23 참조)이었다. 요한 세례자를 참수한 헤로데 안티파스는 이 마을에서 교역상의 통행세뿐 아니라 갈릴래아 호수 어부들에게 물고기 세까지 받았다. 그래서 성서학자들은 예수께서 세리 출신 마태오를 이곳 카파르나움에서 제자로 부르셨다(마태 9,9)고 추정한다.

 복음서는 카파르나움을 `예수의 고을`(마태 9,1), `예수의 집이 있는 곳`(마르 2,1)이라 한다. 바로 예수님 공생활의 중심지라는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제2의 고향인 이곳에서 다른 그 어느 곳보다 기적을 많이 행하셨고 많은 가르침을 주셨다. 죽었던 야이로의 딸을 소생(마르 5,35-43)시키셨고, 중풍병자(마르 2,1-12)와 고관의 아들을 치유(요한 4,46-53)하셨다.

 기적과 가르침에도 불구하고 카파르나움 주민들이 회개하지 않자 예수님께서는 크게 실망해 "너 카파르나움아!… 너에게 일어난 기적들이 소돔에서 일어났더라면, 그 고을은 오늘까지 남아 있을 것이다"(마태 11,23)라며 탄식하셨다. 카파르나움은 예수님의 탄식대로 614년 페르시아군의 침입으로 큰 피해를 봤고,746년 지진으로 폐허가 됐다. 이후 1200여 년 동안 무성한 들풀만 자라는 성경속의 안식처가 됐다.

 작은 형제회에 의해 발굴된 오늘날 카파르나움 성지에는 예수님 체취를 느끼고 그분 안식처에서 믿음의 삶을 되돌아보며 말 그대로 위로를 받고자 하는 순례자들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 예수님 시대 회당터 위에 4세기께 다시 새워진 유다인 회당.
예수께서는 이 회당에서 당신이 살아있는 빵임을 선언하고 많은 기적을 행하셨다.
 

 ▨카파르나움 회당

 유다인은 매일 회당에서 "셔마 이스라엘"로 시작하는 기도를 바친다. "이스라엘아, 들어라! 주 우리 하느님은 한 분이신 주님이시다. 너희는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 너희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신명 6,4-5; 11,13; 민수 15,37-41)는 내용이다. 이 기도를 소리내어 바치는 것은 하느님 통치의 멍에를 짊어진다는 뜻이다. 이 기도는 단순히 말뿐인 기도가 아니다. 기도를 드리는 사람은 하느님이 주님이심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예수께서는 카파르나움 회당에서 "셔마 이스라엘"을 기도하신 후 율법학자들과는 비교할 수 없는 권위로 하느님 나라에 대해 가르치셨다. 이곳에서의 예수님 가르침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생명의 빵이다. 내 살과 피를 마시는 자는 영원한 생명을 얻고, 내가 마지막 날에 그를 다시 살릴 것이다"(요한 6,22-59 참조)라는 말씀이다. 이 말씀은 요한 복음 머리글에 나오는 "아무도 하느님을 본 적이 없다. 아버지와 가장 가까우신 외아드님 하느님이신 그분께서 알려주셨다"(요한 1,18)는 내용과 마지막 부분 "이것을 기록한 목적은 예수님께서 메시아시며 하느님의 아드님이심을 여러분이 믿고, 또 그렇게 믿어서 그분의 이름으로 생명을 얻게 하려는 것이다"(요한 20,31)는 내용을 연결시켜주는 핵심 단락이다.

 예수님의 이 가르침에 대해 베네딕토 16세 교황은 "우리는 이 빵을 먹고 가장 깊은 의미에서 참으로 인간답게 살 수 있다.…이 만남에서 주님은 당신을 `살로` 내어 주심으로써 우리가 그분 안에서, 또 그분이 걸어가신 그 길에서 그분과 동행이 되어 마침내 `영`이 되게 하시려는 것이다"(「나자렛 예수」 1권 399쪽 참조) 하고 설명한다.

 예수님께서는 이 카파르나움 회당에서 가르치셨을 뿐만 아니라 더러운 영을 쫓아내시고(마르 1,21-28; 루카 4,31-37), 백인대장의 병든 종을 고치시는(마태 8,5-13; 루카 7,1-10; 요한 4,43-54) 등 놀라운 기적을 행하셨다.

 예수님의 가르침과 기적의 은총이 살아 있는 이 회당은 카파르나움 마을 중심부에 자리하고 있다. 회당 맨 아랫기단 검은색 현무암은 예수님께서 활동하셨던 초세기 당시 회당의 흔적이며, 지금 남아 있는 흰 석회석으로 지은 회당은 4~5세기 비잔틴 로마 시대 때 재건한 것이다. 규모는 길이 20m에 2층 높이로 돼 있고, 내부 구조는 동ㆍ서ㆍ북쪽에만 앉을 자리를 만들어 놓아 회중들이 자연스럽게 예루살렘이 있는 남쪽으로 향하도록 돼 있다.




가톨릭평화신문  2013-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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