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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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떠나는 이스라엘 성지기행] 17. 예리코

"자캐오야, 내려오너라. 오늘은 내가 네 집에 머물러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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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수님께서 세례를 받고 유다 광야에서 40일간 단식을 마쳤을 때 마귀로부터 셋째 유혹을 받았던 장소로 전해져 내려오고 있는 예리코 유혹산 산 정상에는 요새의 흔적이 남아있고 중턱에는 그리스정교회 수도회가 자리하고 있다.
 
   공관복음서를 보면 예수님의 세례 장면 다음에 바로 `악마에게 유혹을 받으시는` 내용이 나온다. 이 유혹은 예수님의 자기 정체성에 대한 근본적 물음으로 십자가 상에서 마지막 숨을 거두실 때까지 지속해서 반복된다.

 예수님께서 겪으신 치열한 유혹의 현장, 특히 `세상의 구세주로 무엇을 해야 하는가` 하는 근본적인 물음과 맞서야 했던 셋째 유혹(마태 4,8-9)의 장소가 바로 `예리코`다. 베네딕토 16세는 예수님의 셋째 유혹에 관해 이렇게 묵상한다. "예수님은 세상의 평화도, 모두가 잘살 수 있는 복지와 번영도, 좀 더 살기 좋은 세상도 가져다주지 않으셨다. 그렇다면 예수님은 도대체 우리에게 무엇을 가져다주셨는가? 이에 대한 대답은 간단하다. 그것은 하느님이시다. 예수님은 하느님을 모셔왔다"(「나자렛 예수」 1권, 2장 `예수의 유혹` 참조).

 
 ▨지상에서 가장 오래된 오아시스 도시

 예리코는 예로부터 젖과 꿀이 흐르는 도시로 `풍요`와 `쾌락`의 상징이었다. 성경에서 `야자나무 성읍`(신명 34,3)이라 일컬을 만큼 예리코는 부유한 도시였다. 우리말로 `달의 도시`를 뜻하는 예리코는 달 신을 섬긴 우상의 땅이었다. 예리코는 다마스쿠스와 함께 지금부터 1만여 년전 신석기 시대가 도래한 무렵인 기원전 8000년께 세워져 내려온 지상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다. 또한 예리코는 해저 258m에 세워진 세상에서 가장 낮은 도시로 서쪽으로 40㎞ 떨어져 있는 예루살렘과 무려 1000m 넘는 고도차를 보인다.

 기원전 1230년께 여호수아가 이끈 이스라엘 백성이 팔레스티나 지역을 정복하기 전까지만 해도 예리코는 가나안 사람의 땅이었다. 마르지 않는 샘과 풍성한 과일이 넘쳐났던 예리코는 예로부터 여행자의 휴식처이자 교통 요충지였다. 하지만 이집트를 탈출한 이스라엘 백성에게 예리코는 단지 가나안 정복의 첫 관문일 뿐이었다. 주님의 이끄심에 따라 여호수아 군대가 주님의 계약 궤를 앞세우고 예리코 성읍 둘레를 하루 한 번씩 돌고 이렛날 숫양 뿔 나팔을 불며 일곱 번을 돈 다음 온 백성이 함성을 지르자 견고한 성벽이 무너졌고 예리코를 정복했다는 여호수아기 6장 내용은 장엄한 서사시를 읽는 듯하다. 성경에 따르면 예리코가 무너진 뒤 "이 예리코 성읍을 다시 세우겠다고 나서는 사람은 주님 앞에서 저주를 받으리라. 기초를 놓다가 맏아들을 잃고 성문을 달다가 막내아들을 잃으리라"(여호 6,26)는 여호수아의 저주로 기원전 9세기에 베텔 사람 히엘이 이 도시를 재건할 때까지 약 330여 년간은 아무도 살지 않았다(1열왕 16,34)고 한다.




 
▲ 엘리사 예언자가 예리코 오아이스 샘의 수질을 소금으로 정화시킨 이래로 `엘리사의 샘`으로 불리는 이 샘은 지금도 맑은 1급수로 풍부한 수량을 자랑하고 있다.
 

 ▨엘리사의 샘

 예리코는 이스라엘 백성의 가나안 정복 이후 벤야민 지파의 땅이 됐다(여호 18,21). 성읍 재건 후 기원전 880년께는 엘리야에 이어 엘리사 예언자가 이곳 예리코에서 활동했다.

 예리코의 오아시스는 수량은 풍부하지만 수질이 나빴다. 그래서 성읍 사람들은 땅의 생산력이 떨어진다며 불평이 많았다. 주민들의 불평을 들은 엘리사 예언자는 샘에 소금을 뿌리며 정결례를 행했다. 그러자 엘리사의 기도대로 수질이 좋아졌고 그때부터 예리코의 오아시스를 `엘리사의 샘`(2열왕 2,4-24)이라 불렀다. 성당에서 성수를 축성할 때 물에 소금을 뿌리는 것은 바로 엘리사의 정결례 전통을 그대로 이어받은 것이다.

 성경의 기록대로 지금도 예리코를 풍요롭게 하는 엘리사의 샘은 1급수를 자랑하는 맑은 물을 쏟아내고 있다. 주민들은 이 물을 끌어들여 식수와 생활 및 농업용수로 사용하고 있다.
 

 ▨눈먼 거지와 자캐오를 구원하신 곳

 예수님 시대 예리코에는 헤로데 임금의 화려한 `겨울 궁전`이 세워져 있었다. 헤로데는 이 겨울 궁전에서 기원전 4년에 사망했다. 지리적으로 갈릴래아에서 예루살렘으로 가려면 길목에 있는 예리코를 반드시 통과해야만 했다.

 예수님께서도 예루살렘으로 가는 길에 예리코를 찾았다. 예수님께서 이곳에서 눈먼 거지 바르티매오를 고쳐주셨고(마르 10,46-52; 마태 20, 29-34; 루카 18, 35-43), 키 작은 세관장 자캐오의 집에 머무시며 그 가족을 구원하셨다(루카 19, 1-10).


 
▲ 키 작은 세관장 자캐오가 예수님을 보기 위해 올랐다는



가톨릭평화신문  2013-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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