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9일
기획특집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인터뷰] 서울대교구 사목국장 민병덕 신부

가진 것에 감사할 줄 알아야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 민병덕 신부
 

서민들은 하루하루를 버텨내기가 만만치 않다. 손톱은 슬플 때마다 돋고, 발톱은 기쁠 때마다 돋는다는 말이 딱 들어맞는다. 요즘 세상살이를 보면 기쁜 일보다는 슬픈 일이 더 많다. 갈수록 태산이다. 행복한 일은 가물에 콩 나듯 한다.

서울대교구 민병덕 사목국장 신부는 그러나 “행복은 늘 우리 주위에 있다”고 말한다.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눈물 흘릴 일은 많지만…. 도대체 어디에 행복이 있다는 말인가.

민 신부가 잔잔히 웃는다. 그리고 지난해 10월의 기억을 이야기한다.

“교구청에서 회의를 하던 중, 김수환 추기경님이 위독하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달려갔습니다. 어렵게 고비를 넘기긴 했지만 이후부터 추기경님께선 음식조차 제대로 드시지 못했습니다. 몸도 점점 쇠약해져 갔습니다. 그 고통이 얼마나 크셨겠습니까. 하지만 추기경님께선 늘 우리들에게 ‘감사합니다. 서로 사랑 하십시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추기경님은 고통까지도 은총으로 받아들이셨습니다.”

민 신부는 “우리는 99개를 가지고 있고 1개가 없는데 사람들은 그 없는 하나 때문에 고통 받는다”고 말했다. 감사하고 사랑할 줄 모르기 때문이다.

“주위를 둘러보십시오. 얼마나 풍요로운 세상입니까. 먹는 것, 타는 것, 보는 것, 입는 것…. 일찍이 인류가 이처럼 풍요롭게 살았던 때는 없었습니다.”

민 신부는 “결핍에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 이제는 우리가 이미 가진 것에 대해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바로 ‘가진 것에 대한 재발견’이다. 민 신부는 “김수환 추기경님처럼 소박한 삶을 살았던 분도 드물었다”며 “감사하는 삶, 사랑하는 삶은 우리에게 진정한 행복을 준다”고 말했다.

더 나아가 민 신부는 ‘나는 행복합니다. 그대들도 행복하십시오’라고 말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와 김 추기경의 긴밀한 연결고리를 말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와 김 추기경은 모두, 극심한 고통마저도 하느님의 은총으로 받아들였고, 마지막 순간에 행복한 모습으로 하느님 품에 안길 수 있었다는 것이다.

“좋아하는 것만 받아들이는 신앙은 유아적 단계의 신앙입니다. 더 큰 것을 위해 모든 것을 감사히 받아들이고, 세상과 사람을 사랑해야 합니다.”

민 신부가 또다시 강조한다.

“김수환 추기경님은 모든 것에 감사해 하셨습니다. 그리고 모든 사람들에 대해서 고마워 하셨습니다. 그래서 행복하셨습니다. 김수환 추기경님을 향한 진정한 추모는 그분의 삶을 따르는 것입니다.”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09-06-07

관련뉴스

말씀사탕2024. 4. 29

이사 2장 3절
자, 주님의 산으로 올라가자. 야곱의 하느님 집으로! 그러면 그분께서 당신의 길을 우리에게 가르치시어 우리가 그분의 길을 걷게 되리라.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