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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쉼터] 생명 단편영화 시나리오 공모전 최우수작 ‘낙원’ 촬영현장

영화에 대한 열정과 사형제 폐지 열망이 만나다. 스태프·배우 혼연일체 돼 ‘아픔’과 ‘용서’ 그려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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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형수 아들을 둔 노인과 그 사형수에게 누나를 살해당한 한 청년의 만남”
 

“레디~액션!”

“컷, 선생님 죄송합니다. 한 번만 더 가볼게요. 레디~액션.”

“오케이~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7월 23일 경기도 화성의 시골마을이 무더운 여름날씨보다 더 뜨거운 열기로 가득하다.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위원장 최기산 주교) 사형제도폐지소위원회에서 주관한 ‘생명 단편영화 시나리오 공모전’에서 최우수작으로 선정된 ‘낙원’(연출 송홍석, 각본 김영훈, 이상경)의 촬영현장에서 뿜어져 나오는 이 열기는 영화를 사랑하는 열정과 사형제도 폐지에 대한 열망이 모여 만든 것.

20여 명의 배우와 스태프들이 영화의 배경이 되고 있는 작은 집을 가득 메우고 있다. 대문을 들어서는 순간부터 영화장비와 연결선들로 마당이 정신이 없다. 한쪽에서는 배우들이 촬영 준비를 하고 있고 또 한쪽에서는 연출가 송홍석(34)씨와 스태프들이 연방 토론에 토론을 거듭하며 좋은 컷을 만들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드디어 토론이 끝났다. 순식간에 카메라와 오디오, 조명까지 세팅이 됐다. 서너 번의 리허설을 한 다음 본격적인 촬영에 들어갔다. 조감독의 “레디~액션”이라는 말 한마디에 북적거리던 집은 순간 정지상태다. 오디오에 잡음이 들어갈세라 모두들 동작을 멈췄다. 영화 속에서 벙어리 소녀를 맡은 말괄량이 김민주(7)양도 이 순간만큼은 조용하다.

주인공 현출 역에 임형태씨가 연기를 한다. 사형수인 아들 방을 걸레질하면서 아들을 그리워하는 신이다. 원하는 장면이 카메라에 담겨지자 감독이 “컷, 오케이”를 외친다. 그 한마디에 스태프과 배우들은 다음 신을 준비하기 위해서 부산하게 움직이기 시작한다.

모든 영화 촬영 현장이 그렇듯이 ‘낙원’의 현장에서도 진중함이 느껴진다. ‘사형제도’를 소재로 한 영화이기에 진지함이 더하다. 영화는 사형수 아들을 둔 어느 노인과 그 사형수에게 누나를 살해당한 한 청년의 만남을 통해 사형제도의 부조리함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연출을 맡고 있는 송홍석씨는 “영화는 ‘용서’에 대해 명확히 제시하고 있지 않다”며 “하지만 영화 끝부분에 성민이 십자로를 걸어가는 모습이 있는데 이것이 용서를 달리 표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후 3시30분. 간식시간이다. 점심식사도 잊고 영화에 대한 열정을 뿜어내던 이들이 집 안 곳곳에 앉아 간식담당 스태프가 챙겨주는 간식을 먹는다. 하지만 휴식도 잠시, 곧 옷에 묻은 흙먼지를 털고 카메라를, 마이크를 잡고 촬영에 매진한다.

사형폐지소위원회의 지원으로 제작된 영화는 ‘세상에 들어온 것처럼…’과 ‘햇빛 좋은 날에’를 비롯해 다른 공모전 당선작들과 함께 오는 10월 10일 세계 사형폐지의 날 관객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이지연 기자
( mary@catimes.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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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09-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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