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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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쉼터] 수원교구 각 엠마우스 이주민들 농구대회 열리던 날

이주민들이 쏘아올린 ‘희망’의 공/ 고향에 대한 그리움 달래고 일치·화합하는 장으로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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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 엠마우스와 발안 엠마우스의 격돌. 광주 엠마우스 선수가 슛을 쏘고 있다.
 

쏟아지는 빗소리를 뚫고 이주민들의 목청이 드높다. ‘디펜스(수비)’와 응원구호를 신나게 외치는 이주민들은 수원교구의 6개 엠마우스의 공동체 구성원들이다. 10일, 제2회 수원교구 이주민 사목센터 엠마우스 농구대회가 평택 이충문화체육센터에서 열렸다.

“고(Go)! 발안! 고! 고! 발안! 발안!”

발안 엠마우스가 먼저 응원전에 나섰다. 각 공동체는 자신들의 엠마우스 이름과 명예를 걸고 남녀노소 모두 응원대열에 기꺼이 섰다. 이날을 위해 오랜 기간 준비해온 응원전. 화려한 유니폼과 응원도구, 치어리더를 연상하게 하는 군무까지 농구경기장의 열기가 한껏 달아올랐다.

곧 이어 시작된 농구경기. 수원, 발안, 안양, 광주, 평택(2개 팀 참여) 엠마우스는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접전을 치렀다. 이번 대회의 우승후보는 지난해 대회에서도 우승을 거머쥔 광주 엠마우스.

하지만 다른 엠마우스 신생 농구단들도 이날을 위해 열심히 연습했다. 특히 산뜻한 초록색 유니폼을 맞춘 발안 엠마우스의 심기일전은 놀라웠다. 평택 엠마우스를 꺾고 결승까지 진출한 것이다.

경기에 참여한 레오(필리핀공동체 이주노동자 대표) 씨는 “이기고 지는 것보다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달래고 함께 모인다는 것에 의미를 둔다”며 “근무 중 받은 스트레스를 농구를 통해 풀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진 광주와 발안의 경기는 보는 이들을 숨조차 쉬지 못하게 했다. 지난해 우승팀답게 초반에 무섭게 점수를 내던 광주를 발안 엠마우스가 바짝 뒤쫓은 것이다. 가드가 강한 광주팀과, 센터가 강한 발안팀의 한 판 격돌이었다. 현란한 리바운드가 이어졌다.

점수는 급기야 41대 39. 열기와 함성은 더해가고 응원단과 대기하던 선수들은 모두 일어서서 경기에 빠져들었다. ‘이주민’이라는 동질감 때문이었을까. 선수들은 넘어진 다른 팀 선수들의 손을 잡아주며 서로를 격려하는 페어플레이를 펼쳤다. 월요일에 또다시 일터로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은 잠시 접은 듯했다.

수원교구 이주사목위원장 최병조 신부는 “이번 농구대회는 교구의 6개 엠마우스가 함께 모여 유대와 연대의 시간을 가진 뜻 깊은 시간”이라며 “엠마우스의 조직운영을 볼 수 있는 기회이자, 신앙인이라는 이름으로 이주민들이 하나 된 자리였다”고 말했다.

66대 55, 드디어 결승전이 끝났다. 지난 대회에 이어 광주 엠마우스가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광주팀과 발안팀은 서로에게 악수를 건네고, 머나먼 타국에서 고생하는 동료를 진하게 끌어안았다. 땀으로 얼룩진 유니폼이지만 추억이 담긴 그 옷을 소중하게 안고 돌아간다.

못내 아쉬워하는 발안 엠마우스 팀에게 광주 엠마우스 응원단이 보내는 ‘괜찮아’라는 따뜻한 한국말이 경기장을 메웠다.
 
 

 
▲ 광주 엠마우스와 발안 엠마우스가 경기를 시작하며 점프볼을 준비하고 있다.
 

 
▲ 광주 엠마우스와 발안 엠마우스가 경기를 시작하며 점프볼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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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1-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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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병조 신부와 수원 엠마우스 공동체가 사진을 찍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