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9일
기획특집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가톨릭 미술인을 찾아서] 다양함을 시도하는 조각가 이정훈씨

단순히 보기에 좋은 작품보다 만드는 이유 알고 작업하고파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 작품 ‘Project - bring2
새빨간 색 배경과 파손된 성물들의 조화가 파격적이다. 색상은 물론 소재까지도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평화화랑에서 열린 ‘2011 가톨릭 청년작가전’에 전시된 조각가 이정훈(바오로·36) 씨의 ‘Project - bring2’다. 파격적인 작품을 보면 볼수록 그 안에서 뿜어내는 무언의 메시지를 느낄 수 있다.

이씨에게 이 작업의 모티브에 대해서 물었다. “2002년 인도에 갔었어요. 일 년 동안 사랑의 선교회에서 자원봉사를 했죠. 제가 봉사했던 곳은 임종을 앞둔 분들을 위한 시설이었는데, 거기서 상반신만 있는 십자고상을 발견했어요. 파손 성물이 수도원 시설에 걸려있는 게 의아했죠. ‘bring’은 이 경험에서 모티브를 얻어 시작한 작업이에요.”


 
▲ 조각가 이정훈 씨는 물과 같은 작가다.
담아내는 그릇에 따라 형태도 변하는 물처럼 이 씨도 다양한 작업을 통해 그를 표출한다
 
처음에는 실제로 훼손된 성물을 찾아서 전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유폐 성물을 찾는 일이 쉽지 않았다. 결국 성상을 직접 제작하고, 축복받지 않은 상태로 훼손시키는 방향으로 바꿀 수밖에 없었다.

“연출하기 위한 것이었지만 성모상, 요셉상 등을 제가 훼손시키는 것이 너무 힘들었어요. 축복을 받지 않았지만 그 모습이 성물로 다가왔거든요. 그래서 형님이신 이정윤 신부님께 말씀드리고 부탁을 드렸죠. 그렇게 훼손된 성물을 땅에 묻고 한참 뒤에 다시 발굴해 작업했어요.”

이 과정을 영상으로 담아 유폐 성물과 함께 전시하기도 했다. 그는 성스러움의 가치가 사라진 유폐 성물이 신자를 비롯 대중들에게 어떤 느낌을 전하는지 알고 싶었다고 이번 작업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의 작업은 한 가지 주제에 국한되지 않는다. 이씨 스스로도 정형화된 틀이 없이 다양함을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가톨릭청년작가전에서는 처음으로 감실도 제작했다. 모던한 인조대리석과 전통적인 천연자개의 만남은 현대적이면서 전통적인 느낌을 전한다. 그는 성물작업만 하는 것은 아니지만 종교미술에 대한 거리감이 없다고 했다.

미술가로서의 내공을 쌓고 있는 중이라고 말한 이씨는 또 다른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 주제는 ‘아젠다’다. 아직 구체적인 표현방식을 정하지 않았지만 색다른 작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그에게 어떤 미술가가 되고 싶은 지 질문했다.

“제 스스로에게 떳떳한 작가가 되고 싶어요. 왜 만드는지, 왜 작업하는지 모르고 할 때가 있었고 또 앞으로도 있겠지만, 단순히 보기에 좋은 작품을 하는 게 아니라 만드는 이유를 알고 작업하는 작가가 되고 싶습니다.”


이지연 기자 (mary@catimes.kr)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11-07-31

관련뉴스

말씀사탕2024. 5. 19

잠언 16장 6절
자애와 진실로 죄가 덮이고 주님을 경외함으로 악이 멀어진다.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