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8일
기획특집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제주 해군기지 건설현장을 가다] 사업 추진으로 우리와 이별할지도 모르는 것들

멸종위기 맹꽁이 더 이상 볼 수 없을지도…, 무분별한 군 기지 건설 추진 생태계 파괴 우려, 서귀포 식수 70% 공급하는 강정천 훼손 위기, 연산호·붉은발말똥게 등 희귀종도 생존 위협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평화를 이루려면 피조물을 보호하십시오.’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2010년 제43차 세계 평화의 날 담화문의 주제다. 교황은 이 담화문을 통해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것을 존중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창조는 하느님의 모든 업적의 시작이자 기초이며, 인류 평화 공존에 필수적이기 때문이라는 것.

하지만 바로 우리 곁에서부터 하느님이 창조한 피조물에 위협을 가하고 평화를 깨트리는 행위가 벌어지고 있다. 제주도 서귀포시 강정마을이 해군기지 건설부지로 결정되면서, 그 일대의 자연 서식지 파괴가 예상되고 있는 것이다. 만약 이대로 공사가 강행된다면 강정마을 주변을 서식지로 둔 자연 생태계가 이른바 ‘환경 난민’으로 내몰릴지도 모른다.

해군기지 건설 예정지인 제주 강정마을 주변은 올레길 7코스로 빼어난 자연환경을 지니고 있으며, 다양한 생태계의 서식지로 주목을 받고 있다.

주교회의 환경사목위원회와 정의평화위원회가 16일 발표한 ‘하느님 창조질서 거스르는 제주도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이라는 제목의 성명서에서도 “강정마을은 아름다운 생태계가 잘 보존되어 있는 마을로 연어가 거슬러 올라오는 강정천이 있고, 예로부터 산모가 젖이 잘 안 나올 때 마셨던 생명수인 할망물 ‘용천수’가 솟아나며, 마을 남쪽에는 용암단괴인 ‘구럼비 바위’가 있고, 멸종위기종인 붉은발말똥게와 맹꽁이가 살고, 앞바다에는 천연기념물 연산호 군락이 있으며, 여름에는 돌고래가 찾아오는 아름다운 곳”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러한 천혜의 자연이 해군기지 건설이라는 인간의 선택과 이용의 기로에 놓여 있다. 해군기지 건설로 인해 우리와 결별하게 될지도 모를 제주 강정마을의 자연 생태계 구성원들을 소개하고, 무분별한 해군기지 건설 움직임에 따른 환경적 영향을 짚어보고자 한다.

■ 강정천
 

강정천은 예로부터 물이 많아 마을 이름에 물강(江) 물정(汀)자를 딴 강정마을 동쪽에 위치한 하천으로 사계절 흐르는 한라산의 천연 암반수가 수려한 자연환경과 함께 조화를 이루는 명소로 알려져 있어 한여름 피서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특히, 제주에서는 보기 드물게 은어가 서식하고 있고, 천연기념물 제327호 원앙새가 무리를 지어 날아다니는 장관이 연출되기도 한다. 또한 강정천은 평소 건천(乾川)을 이루는 제주의 일반 하천과는 달리 언제나 맑은 물이 흘러, 서귀포 식수의 70를 공급하는 생명의 젖줄이기도 하다.

■ 붉은발말똥게

최근 강정마을 일대에서 발견된 붉은발말똥게는 멸종위기 2급의 희귀종이다. 한국, 일본, 타이완, 홍콩, 미얀마, 인도 등에 바닷물이 밀고 올라오는 최상지 기수지역에 살고 있으며 바다에서 자라면서 변태를 거쳐 육상생활을 하게 된다. 아울러 아가미 호흡을 하고 늘 물가 주변에 서식하며, 이 게가 파놓은 굴과 배설물을 통해 버드나무와 공생관계를 맺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해군측은 해군기지 건설을 위해 인위적인 붉은발말똥게 서식지 이동을 계획하고 있다.


 
▲ 최근 강정마을 일대에서 발견된 붉은발말똥게는 멸종위기 2급의 희귀종이다.
해군측은 군 기지 건설을 위해 인위적인 서식지 이동을 계획하고 있다.
 
 
■ 맹꽁이

곶자왈사람들·제주참여환경연대·제주환경운동연합 등 사회단체는 지난 13일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동물 2급인 맹꽁이가 서귀포시 강정마을 해군기지 사업터 안 습지에서 서식하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서식지가 사라진다면 멸종위기 맹꽁이의 생존도 불투명하다. 서식지를 빼앗길 위기에 처한 맹꽁이는 무미목 맹꽁이과의 양서류로 울음소리가 ‘맹꽁 맹꽁’이라고 들린다고 해서 이름 붙여졌다. 체색은 갈색과 녹색이 있고, 체형은 둥글고 통통하다. 크기는 4~5cm, 머리 폭은 길이보다 약간 길고 주둥이가 짧다. 또 아래턱의 앞쪽 끝 가까이에 울음주머니가 1개 있다. 이와 더불어 등 쪽에는 자잘한 융기가 많아 약간 조잡한 반면 등 쪽은 매끄럽고, 등쪽 바탕색은 황색, 옆쪽은 연한 흑색의 대리석과 같은 모양의 얼룩무늬가 나있다.
 
<



가톨릭신문  2011-08-21

관련뉴스

말씀사탕2024. 5. 18

시편 60장 7절
주님, 주님의 오른팔로 도우시고 저희에게 응답하소서.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

 
▲ 강정마을 해군기지 사업터 안 습지에서 서식하는 맹꽁이.
 멸종위기 야생동물 2급으로, 서식지가 사라진다면 생존 역시 불투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