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9일
기획특집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이 땅에 평화] 대전 송촌동본당 계족산 "로사리오 올레길" 한 번 걸어보실래요?

성모님과 함께 가는 길, 코스모스 향기 가득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성모님과 함께 하느님께 가는 길이 생겼다. 대전교구 송촌동본당(주임 최견우 신부)이 묵주기도를 바치며 걷는 `로사리오 올레길`을 만들어 묵주기도를 바치고 있다. 인근 계족산(鷄足山, 429m) 등산로를 12구간으로 나눠 평화ㆍ영광ㆍ사랑ㆍ행복ㆍ통일ㆍ화해ㆍ성령ㆍ십계명ㆍ침묵ㆍ영원 등의 지향을 두고 걷는 올레길을 10월 묵주기도 성월을 맞아 소개한다.
 
 #그리스도를 향한 끝없는 묵상의 길 묵주기도


 
▲ 계족산성을 내려와 송촌동성당으로 돌아기는 길, 아직 붉게 물든 단풍을 볼 수 없지만 코스모스만으로도 가을 정취를 한껏 느낄 수 있다.
 
 올레는 제주 방언으로 큰길에서 집 대문까지 이어지는 좁은 골목을 뜻한다. 하느님에게서 나와 여러 시련을 거쳐 그분을 향해 걸어가는 신앙인의 여정. 로사리오와 올레길의 만남은 신앙과 삶의 절묘한 조화인 셈이다.
 오늘 걸을 침묵의 길은 하느님을 향한 흔들리지 않는 믿음을 지향하는 왕복 8㎞ 구간이다. 송촌동본당 최견우 신부와 신자 20명이 동행한 올레길 걷기는 기도와 침묵의 길 기도문을 읽는 것으로 시작됐다.
 차량 왕래가 뜸한 도로를 따라 10여 분을 걷자 저 멀리 계족산이 보인다. 대전시 대덕구에 있는 계족산은 그 모양이 닭다리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또 다른 이름이 봉황산이라니 보는 이의 관점에 따라 하늘과 땅 차이다.
 올레길이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입구는 제법 경사가 심하다. 길 위에 모나게 늘어선 자갈을 밟을 때마다 운동화를 신은 발에 충격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게다가 옷까지 두툼하게 입어 땀이 쉴새 없이 흐른다. `너무 준비가 없었구나`하는 생각에 후회가 밀려온다.


 
▲ 묵주기도 중에 만나니 반가워요."
대전교구장 휴흥식 주교와 신자들이 계족산 로사리오 올레길에서 만나 반갑게 인사하고 있다.
 
 "어머, 주교님이네. 저기 주교님 오시네."
 험한 길이 끝나는 언덕 쪽에서 등산복을 입은 대전교구장 유흥식 주교가 보인다. "묵주기도 성월이라 묵주기도를 바치려고 산을 찾았다"는 유 주교와의 우연한 만남이 더 할 나위 없이 반갑다. "묵주기도는 우리 모두를 이어주는 사슬"이라는 말이 새삼 떠오른다.
 동정 마리아의 장미꽃밭이라는 뜻의 묵주기도는 십자가를 중심으로 엮인 구슬을 따라 끊임없이 바치는 기도다. 그 이어짐은 그리스도를 향한 묵상의 길이 끝없음을 뜻하며 모든 교우가 그리스도 안에 한 형제자매임을 상징한다.
 평탄한 길에 들어서 숨통이 트이자 "아, 묵주기도 해야지"하는 생각이 든다. 주머니에 넣어 둔 묵주를 슬그머니 꺼낸다.

 #평화의 임금이신 그리스도를 묵상하는 묵주기도
 계족산 일대는 백제와 신라의 국경지대였다. 백제의 수도 웅진이 이곳에서 38㎞ 거리에 있는 전략적 요충지였다. 백제 멸망 후에 백제 부흥군이 신라에 항거하다 산화한 비운의 땅이기도 하다. 그 전장의 길을 따라 `우리의 평화(에페 2,14)`이신 그리스도를 향해 묵주기도를 바친다는 생각에 격세지감이 느껴진다.
 묵주기도는 묵상의 모범이신 성모님의 삶을 돌아보는 기도요, 하느님께 청하는 청원의 기도다. 하지만 예수님도 "나에게 물을 다오"하며 물을 청하신다. 효율과 이익이 최상의 가치인 이 사회에서 우리가 어떻게 그분의 목마름을 채워줄 수 있을까. 손끝에서 흔들거리는 묵주가 갈대처럼 흔들리는 우리네 신앙을 보여주는 듯하다.
 성당을 떠난 지 두 시간. 저 멀리 목적지인 계족산성이 보인다. 산성에 오르자 대전 시내 전체가 희미하게 한눈에 들어온다. 흐린 날씨가 못내 아쉽다. 신앙인의 여정은 올레길 구간처럼 쉬울 듯하면서도 힘이 든다. 하지만 기도할 수 있는데 무엇이 걱정이랴. 그것도 성모님과 함께 말이다.
 산 위에서 묵주기도를 마치고 다시 성당을 향해 걷는다. "길은 떠나기 위해서 존재하는 게 아니라 돌아오기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라는 소설가 이외수씨 말이 정확하게 맞아 떨어진다. 하느님이 계시는 집으로 돌아가는 길, 손에 든 묵주가 새삼 따뜻하게 느껴진다.
백영민 기자
heelen@pbc.co.kr


로사리오 올레길, 행복의 길


 
▲ 최견우 신부와 본당 신자들이 로사리오 올레길을 걷고 있다.
 
 로사리오 올레길은 건강과 선교를 접목한 새로운 전교방식이다. 계족산의 기존 둘레길 중 적합한 곳



가톨릭평화신문  2011-10-16

관련뉴스

말씀사탕2024. 5. 19

마태 10장 22절
그러나 끝까지 견디는 이는 구원을 받을 것이다.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