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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땅에 평화를] 원전 폐쇄-미래 세대를 위한 선택

재생에너지 늘리기, 환경과 미래 살리는 지름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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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선택하시겠습니까? 원전입니까, 태양광ㆍ풍력입니까?


독일 정부는 지난 5월 29일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빅 뉴스`를 발표했다. 독일은 이날부터 단계별로 원자력발전소 폐쇄에 들어가 2022년까지 독일땅에서 원전을 완전히 몰아내기로 한 것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강원도 삼척에 또 다른 원전을 건설하려 하고, 아랍에미리트에 원전을 수출하는 등 원전을 장려하는 데 혈안이 돼 있다. 핵폐기물 처리장 건설로 인한 사회적 갈등도 불거지고 있다.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환경소위원회가 18일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에서 마련한 디히터 자프리드(사진, Dieter Seifreid, 독일 부버탈 연구소) 교수 강연을 토대로 원전의 문제점을 짚고 대안 에너지를 모색한다. 자프리드 교수는 지속가능한 에너지 연구 전문가로, 강연 주제는 `탈원전 사회의 가능성과 미래-독일을 중심으로`다.


 
▲ 독일 솔라콤플렉스 조합 주택. 지붕에 태양광 설비가 설치돼 있다.
 
 

#독일은 왜 원전을 폐쇄했나?

 
2011년 초 17곳에 달했던 독일의 원전 수는 현재 9곳으로 줄었다. 올해만 벌써 8곳을 폐쇄한 것이다. 독일 정부가 원전을 신속히 폐쇄할 수 있었던 것은 정부의 에너지와 기후 목표가 뚜렷했기 때문이다.
 

 독일 정부가 지난 6월 발표한 에너지와 기후 목표에 따르면, 독일은 2020년까지 1990년도 온실가스 배출량의 40를 감축하며, 2050년에는 80~95를 감축할 계획이다. 또 2020년까지 에너지 생산성(효율)을 2배로 끌어올리며, 지속가능한 에너지가 전체 에너지 생산량의 35가 되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아울러 전력 소비율은 2010년 대비 10를 줄이는 것이다.
 

 자프리드 교수는 "독일은 2011년 상반기에 이미 지속가능한 에너지 비율 20를 달성했다"며 "과거에 정한 목표를 현재 이룬 것처럼 조금도 차질없이 탈원전이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정책 수립과 실현에 밑거름이 되는 것은 독일 국민의 성숙한 시민의식 덕분이기도 하다. 독일 국민들은 환경과 에너지 문제를 곧 자신의 문제로 여기고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낸다. 독일의 대표적 환경단체인 `분트(Bund)`는 회원 수가 50만 명에 달하고, 이들을 지지하는 국민은 수를 헤아리기 어렵다. 그래서 독일에서는 `원전을 옹호하는 정치인은 선거에서 당선될 수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올해 친환경도시인 독일 프라이부르크 등을 방문한 양기석(주교회의 환경소위 총무) 신부는 "독일 국민들은 불의를 보고 침묵했더니 결국 나치가 전쟁을 일으켜 고통을 겪은 체험 때문에 정의에 어긋나는 일에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독일이 처음부터 쉽게 원전을 폐쇄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니다. 1970년대 탈원전 환경운동이 시작된 이래 원전 폐쇄까지 40년 가까이 걸렸기 때문이다. 독일 내에서도 의견이 분분했던 원전 문제는 3ㆍ11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계기로 완전 폐쇄로 결론이 났다. 1979년 미국 스리마일 원전 사고와 1986년 체르노빌 원전 사고에도 꿈쩍하지 않던 독일 여론이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공포 앞에 두 손을 든 것이다.
 

 독일 국민이 볼 때도 일본은 세계 최고의 기술강국이고, 독일과 일본의 원전 구조가 같은 데다 일본의 사고 수습용 방사능 처리장비가 독일보다 신형임에도 일본 정부가 사고에 속수무책이었다는 것을 실감했기 때문이다.
 

 일본의 저명한 내과의사이자 유전학자인 고마다 다쓰히코(도쿄대) 교수가 최근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누출된 방사선 양은 히로시마 원폭 30개 분량"이라고 주장했을 정도로 피해는 심각하다.
 

 자프리드 교수는 "독일의 원전 폐쇄 선언은 많은 유럽 국가들로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이는 인류와 자연환경을 지키기 위한 최선의 선택"이라고 말했다. 이어 "핵폐기물 처리에 대한 어떠한 방법과 장소도 찾지 못한 상황에서 원전은 너무 큰 사고와 테러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며 "우리가 만든 방사능 폐기물을 우리 아들 딸이 처리해야 하는 일이 과연 정당하고 공평한 일인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 독일 흑림에 설치된 풍력발전 시설.
 
 
#지속가



가톨릭평화신문  2011-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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