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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미술인을 찾아서] 판화가 정희경씨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명화처럼, 모두가 공감할 내용 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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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스틸 사진 판화가 정희경씨는 판화의 예술적 가치가 재평가되길 바란다며,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작품에 담아내고 싶다고 했다.
 


판화는 노력의 산물이다. 하나의 판으로 여러 장의 작품이 나온다는 특징이 있지만, 그만큼의 노력과 정성이 들어가야 한다. 판화가 정희경(아녜스)씨는 힘든 작업임에도 ‘판화’ 작업을 계속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했다.

“프레스 기계에서 완전하게 밀착된 동판과 종이를 분리할 때의 희열, 그게 바로 판화의 매력이에요.”

학부 전공으로 동양화를 한 정씨가 판화에 입문한지 십여 년이 넘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막연하게 관심만 갖고 있던 판화를 시작할 수 있는 기회가 그에게 왔던 것이다.

“절친한 친구가 유학하고 있던 프랑스에 갔다가 한 작가의 제안으로 판화를 시작하게 됐어요. 1년 넘게 그곳에서 작업하면서 전시까지 하게 됐어요.”

한국에 돌아온 그가 집중한 작업은 메조틴트(Mezzotint)였다. 프랑스에서 석판화, 에칭 등 다양한 기법을 활용했지만 한국의 작업 시스템이 프랑스와 달랐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섬세한 표현이 가능하다는 특징이 작가 자신의 성격과 잘 맞았다. 2001년에는 홍익대 미술대학원에 입학, 판화를 전공하며 기법과 표현방식 등을 심화시켰다.

“메조틴트는 로커라는 도구를 이용해 판면에 무수한 점을 찍어내는 작업이에요. 그 위에 검은색을 얹고, 밝은 부분을 깎아 내며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거죠.”

다른 판화와 달리 어둠에서 빛을 만들어내는 메조틴트는 ‘천지창조’와 비교할 수 있었다. 메조틴트 기법을 통해 정씨가 표현하는 것은 블루톤의 ‘하늘’이다. 오랫동안 신앙생활을 해 온 그의 마음이 자연스럽게 작품에 배어 나온 것이다.

“작품 주제는 대부분 개인적인 이야기예요. 아무래도 종교적인 의미도 담겨 있을 거예요. 프레스 기계를 돌리면서도 간절히 기도해요. 아무리 모든 걸 계산한 후에라도 내 힘으로는 되지 않는 부분이 있음을 경험을 통해 알게 됐거든요.”

정씨는 최근 디지털 시대에 판화 작업을 하는 것이 역행하는 일이 아닐까 하는 고민을 종종 한다. 판화의 예술적 가치가 낮은 현실도 안타까울 뿐이다. 하지만 이런 고민이 판화에 대한 그의 열정을 꺾을 수 없다.

“원로 판화 작가님이 말씀하셨어요. 판화는 아무나 할 수 있는 작업이 아니라고요. 모든 걸 계획하고 예상하지 않으면 안 되는 섬세한 작업인 만큼 판화의 예술적 가치가 재평가됐으면 좋겠어요.”

인터뷰 말미에 설명한 정씨의 목표도 여기에 맞닿아 있다. 공감을 통해 대중에게 다가가는 방법을 선택한 것이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명화처럼 저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화면에 보여주면서도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싶어요. 주님이 주신 탈렌트를 발전시키는 것이 신앙인으로서의 자세라고 생각하거든요.”


이지연 기자 (mary@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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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1-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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