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9일
기획특집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가톨릭 쉼터] 행복한 밥상 만들어 가는 다문화가정 엄마들의 행복

시집간 딸의 행복 바라듯 사랑과 정성으로 요리 지도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다나향. 다같이 나눔을 향기롭게. 예쁜 이름만큼이나 담고 있는 뜻도 아름답다. 다나향은 전통음식연구가 김영희(안젤라 메리치)씨가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위원장 허윤진 신부)와 협력해 지난 2010년 4월 문을 연 ‘다문화가정 여성을 위한 요리교실’이다. 2기 수료식을 앞두고 있는 행복한 요리교실을 찾아가봤다.

#오래 준비한 행복한 밥상

가장 평범한 것이 가장 행복하다는 말이 있듯, 행복은 소소한 일상에서 찾아온다. 그 중 매일 아침 엄마가 차려주는 아침 밥상은 빼놓을 수 없는 행복한 일상이다. 아내, 며느리, 엄마가 되기 위해 한국 땅을 찾은 다문화가정 이주여성들도 그 행복한 밥상을 차리는 행복의 주체다. 김영희씨는 다문화가정의 행복한 아침을 지켜주기 위해 다나향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한다.

“우리는 많은 계획을 세우지만, 그 중 하느님께서 허락하시는 일만 계획대로 이뤄진다고 믿고 있습니다. 다문화가정을 위해 제가 가진 재능을 기부하겠다는 계획을 하느님께서 허락해주셨나 봐요. ‘엄마의 행복’이라는 요리 스튜디오를 열면서, 오랫동안 마음속에 품고 있던 계획 ‘다나향’을 시작했습니다.”

오랫동안 마음속에 품고 있던 뜻은 ‘다문화가정 엄마의 행복을 지켜주자’는 것. 김영희씨는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 성북구다문화가족지원센터와 협력해 1년 과정의 다나향 1기를 열고, 다문화가정 여성들에게 ‘한국의 맛’을 내는 법을 가르쳤다.



 
▲ 김영희씨와 다나향에서 한국 요리를 배우고 있는 수강생들.
 
 
#한 알의 밀알

김밥, 떡볶이, 갈비찜, 김치말이 국수, 호박볶음, 나물무침…. 엄마표 요리가 하나둘 밥상에 올랐다. 다문화가정 여성들은 한국 엄마보다 더 ‘엄마’ 같은 최고의 요리 솜씨를 갖추게 됐다.

“집에 가서 그날 배운 요리를 실습하는 숙제를 내주곤 했어요. 다문화가정 여성들이 집으로 돌아가 맛있는 한국 요리를 만들어 상에 올리면 남편과 시부모, 그리고 자녀들의 사랑을 듬뿍 받지 않겠어요? 친척과 이웃에게 자랑할 만한 며느리, 아내, 엄마가 되는 거지요.”

그러나 다나향 운영이 쉽지만은 않았다. 14명으로 시작한 1기생들은 육아, 이사, 가정문제 때문에 하나둘 다나향을 떠날 수밖에 없었고, 2학기가 시작할 무렵에는 1명만이 남았다. “마지막 남은 수강생 순잉화(중국 출신)씨를 붙잡고 끝까지 수업에 나와달라고 부탁했어요. 다나향 1기 수료생이 있어야 다냐향 2기를 시작할 수 있다고요.”

그렇게 남은 다나향 1기의 유일한 수료생 순잉화씨는 2010년 한국정보문화디자인포럼이 주최한 요리경연대회에서 쟁쟁한 한국 요리사들과 겨뤄 장려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 엄마의 행복을 지켜주는 전통음식연구가 김영희씨는 언제나 엄마의 마음으로 다문화가정 수강생들을 대한다.
 

 
▲ 엄마의 행복에서 다나향 운영을 돕고 있는 봉사자들과 김영희씨의 모습.
왼쪽부터 오미영, 정다은, 김영희, 김희진, 김영숙씨.
 
 
#엄마의 행복, 가정의 행복

다나향 2기는 ‘순잉화’라는 한 알의 밀알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제는 요리교실도 제법 북적거린다. “엄마!” 하고 문을 벌컥 열고 들어와 편히 쉬다 가는 ‘딸’ 같은 다문화가정 여성들이 40명이 넘는다. 김영희씨는 요리만 가르치는 ‘선생님’이 아니라, 시집간 딸에게 모든 것을 가르쳐주고 싶은 ‘엄마’의 마음이다. 더 많은 것을 나누는 법을 배우기 위해 60세 나이에 건국대 사회복지학과에 진학했고, 다나향 운영비 대부분도 자비로 충당하고 있다. 주고 또 줘도 더 줄 것이 없나 생각하고 찾아보는 엄마의 모습 그대로다.

“순잉화 아이 돌잔치도 열어줬어요. 아이에게 입힐 돌 옷을 사기 위해 비오는 날 남대문 시장을 돌아다니기도 했지요. 봉사하려고 시작했는데 오히려 더 큰 선물을 받고 있어요. 딸이 40명도 넘게 생기고, 손자도 생기고요.”

김영희씨는 올해 내로 ‘다나향’의 이름을 건 작은 식당을 여는 꿈을 갖고 있다.

“우리 딸들이 한국음식을 요리하면서 자신감도 찾고, 나눔의 정신도 배우길 바랍니다. 그래서 우리 딸들이 다냐향의 이름을 건 식당에서 행복한 밥상을 차리며, 한국이 살기 좋은 나라, 참 괜찮은 나라라는 희망을 갖게 되기를요.”

딸이 행복하길 바라는 엄마의 마음으로 다문화가정 ‘엄마’들의 행복을 지켜주는 요리 스튜디오 ‘엄마의 행복’에서는 가정의 행복을 책임지고 있는 다문화가정 ‘엄마’들이 만드는 행복한



가톨릭신문  2012-01-15

관련뉴스

말씀사탕2024. 5. 19

로마 15장 13절
희망의 하느님께서 여러분을 믿음에서 얻는 모든 기쁨과 평화로 채워 주시어, 여러분의 희망이 성령의 힘으로 넘치기를 바랍니다.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