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9일
기획특집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특별인터뷰] ‘교계제도 설정 50주년 의미 전망’ 주교회의 의장 강우일 주교

“반세기동안 일군 놀라운 양적성장! 내용적으로도 그만큼 성장했는가?” // ■ 내적성숙 뒷받침돼야/ 말씀을 삶과 연결해 구현하는 체험 절실, 세례 때부터 숙지 필요 // ■ 형제적 사랑 실천 시급/ 받은 사랑의 보답으로 어려운 이웃 나라 도와야, 봉사의 폭 넓혀 나갈 때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 강우일 주교
 

주교회의 의장 강우일 주교(제주교구장)는 교계제도 설정 50주년을 기념, 가톨릭신문과 가진 특별 인터뷰에서 “50년의 세월 동안 한국교회가 양적으로 급속한 성장을 이룩했으나 이제는 내적인 성장을 촉진하는데 좀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의견을 제시했다. 아울러 강 주교는 “다른 나라 교회에 비해 상당히 풍성한 성소의 은총을 받은 한국교회가 좀 더 본격적으로 다른 나라 교회를 위한 봉사의 폭을 늘려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강 주교는 1962년 3월 10일 한국 천주교회의 교계제도가 설정된 것에 대해, “교황청이 지역교회로서 한국교회가 자립능력을 가지고 있음을 명실공히 인정한 것”이라면서 “이로써 그간 도움만 받던 위치에서 한국교회는 독립적인 지역교회 자격을 갖추게 됐다”고 그 의미를 설명했다.

“교계제도 설정 이후 50년이 지난 지금 한국교회에는 북한 지역까지 다 합치면 18개 교구에 주교님들도 32분(은퇴 9명)이나 계시고, 신자 500만 명에 사제들도 4500명이 넘었으니 정말 규모는 엄청나게 성장한 셈 입니다.”

강 주교는 “이처럼 교계제도 설정 이후 세계 다른 나라 교회들이 모두 놀라운 시선으로 바라볼 만큼 양적으로 대단히 늘어나긴 했지만, 한국교회가 내용적으로도 그만큼 성장했는가 하는 문제는 또 다르다는 생각”이라 전하고 “좀 겸허하게 임하는 것이 좋을 듯 싶다”고 부언했다.

이런 면에서 강 주교는 현재 한국교회의 가장 시급한 사목 과제를 내적인 성숙 부분으로 꼽았다. “너무 빨리 성장하다 보니 속이 충분히 단단히 영글지 못한 부분이 있다”는 것.

“입교하는 이들이 내적·영적으로 자신이 무엇을 믿어야 하는지 충분히 숙지하고 또 그 믿음을 살아갈 각오와 결단을 한 후 세례를 받고 있는지 살펴보게 됩니다. 우리 교회는 세례 받기 전 준비 기간이 보통 6개월 정도 되는데 이는 다른 나라에 비하면 훨씬 짧은 기간입니다. 그 6개월 동안 한 주간 한 번 교리 참석으로 가톨릭교회의 교리를 숙지하고 또 그것을 온 몸으로 받아들이기에는 너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세례 받은 이들이 좀 더 믿음의 내용을 깊이 있게 소화하고 또 그것을 머리의 지식으로만 받아들일 것이 아니라 배꼽 아래까지 몸으로 받아들이는 훈련을 쌓아가야 하지 않을까 싶다”는 것이 강 주교 생각이다.

그렇다면 강 주교가 뜻하는 ‘내적인 성장’이란 어떤 것일까. “내적인 성장이란 단순히 기도나 묵상 프로그램으로만 되는 것이 아니다”고 강조한 강 주교는 “먼저 하느님 말씀에 가까이 다가가는 것이 우선이고, 그 다음엔 그 말씀과 자신의 삶을 연결해 생활 안에서 하느님 말씀이 구현되는 체험을 하나씩 쌓아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바티칸공의회 개막 50주년의 의미와 맞물려 한국교회 안에 ‘쇄신’을 향한 화두로 등장하고 있는 ‘새로운 복음화’와 관련, 강 주교는 “바오로 6세 교황이 펴낸 「현대의 복음선교」 교서 내용을 보면 ‘복음화’는 ‘근본적으로 인류를 내부로부터 새롭게 변혁시켜 새롭게 하는 것’으로 풀이되며, 이는 한마디로 복음의 힘으로 새 인간이 탄생해야 하는 것”이라고 풀이하면서 “그런데 우리 한국교회가 바오로 6세께서 말씀하신 복음화에 이르려면 가야할 길이 멀다”고 했다. “우리가 세례는 많이 주었는데, 하느님 말씀과 계획에 합당한 가치관과 생활 양식을 갖춘 새로운 인간이 얼마나 탄생했느냐 자문해 보면 자신 있게 그렇다고 답하기엔 망설여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교계제도 설정 50주년을 맞고 있는 시점에서 향후 한국교회가 아시아교회 및 보편교회를 위해 기여할 수 있는 바를 질문했다. 강 주교의 답변은 “좀 더 어려운 다른 나라를 위해 봉사하는 교회의 노력을 넓혀갔으면 한다”는 것이었다.

강 주교는 “과거 외국 선교사들이 우리나라에 들어와 목숨 바쳐 선교를 하고 자립 교회로 설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기에 한국교회가 자생적인 교회로, 오늘날 발전된 교회로 성장할 수 있었다”고 상기시키면서 “‘오늘의 우리 사제들도 땅 끝까지 가서 세상 모든 사람을 내 제자로 만들라’ 하셨던 예수님 말씀을 따라 좀 더 꿈을 크게 가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덧붙여 강 주교는 “우리보다 훨씬 못미치는 경제수준에서 인간의 기본적인 품위를 지킬 수도 없는 가난을 살고 있는 나라가 참 많고 그런 나라 교회들도 함께 그 가난을 살고 있다”고 말하고 “이런 다른 나라 형제들에 대한 관심과 연대 역시 좀 더 키워나가는 노력이 배가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12-03-04

관련뉴스

말씀사탕2024. 5. 19

루카 1장 38절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