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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미술인을 찾아서] 다양한 성물을 만드는 조각가 한상희씨

인간에 대한 하느님의 사랑 담긴 십자가/ 에덴동산처럼 사랑 가득한 곳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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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각가 한상희씨는 5년 전부터 성물작업에 매진하고 있다.
그는 작품을 통해 자신의 신앙생활의 간절한 모습을 그려내려 한다고 말했다.
 

“성물은 그 자체로서는 가치가 없다고 생각해요. 아무리 빼어난 작품이라도 외형의 아름다움에 이목을 빼앗겨 보는 사람의 마음이 하느님이 아닌 엉뚱한 곳으로 향한다면 그 역할을 다 못한 게 아닐까요?”

조각가 한상희(루치아)씨에게 성물은 보는 이와 주님을 연결시켜주는 매개체다. 5년 전 처음 성물작업을 시작한 이래 한 마음으로 작품에 임하고 있는 그다. 물론 어려움도 많다. 작업의 특성상 깊은 묵상을 통해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 특히 십자가의 길을 묵상하는 일은 작가에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포기하고 싶은 적도 여러 번 있었지만 그때마다 힘이 되어준 것은 어머니의 기도와 가족의 응원이었다.

“어머니께서 가끔 전화하셔서 제가 어떤 작업을 하는지 물어보세요. 끝에는 항상 ‘주님, 저는 손만 움직입니다. 다른 모든 것은 당신이 해주십시오’라고 기도하라고 하세요. 성물을 제가 만든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고 하시면서요.”

한씨가 성물작업에 입문한 계기도 어머니와 관련이 있다. 그는 어머니가 위암 말기 판정을 받고 곁에서 두려움과 고통을 이겨내는 모습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처음으로 죽음에 대해 묵상하고, 신앙을 작품 주제로 삼아 작업해야겠다고 결심하게 됐다. 그렇게 처음 그의 손에서 탄생한 성물은 제2회 가톨릭미술공모전(2011년)에서 장려상을 수상한 ‘십자가의 길’이었다. 돌을 다루는 작업부터 익히느라 작업기간만 1년 6개월이 걸렸다.

그는 유독 가톨릭미술공모전과 인연이 깊다. ‘순교’를 주제로 열린 제1회 공모전(2009년)에서도 우수상을 받았다. 오석(烏石)판에 부조형식으로 돌을 쪼아 그림을 그리듯 미사 중인 신앙선조의 모습을 표현했고, 문 앞에서 망보며 묵주기도를 하고 있는 강완숙 골롬바 성인은 조형물로 형상화했다. 강완숙 골롬바 성인을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었다는 작가는 공모전을 통해 작품성까지 인정받게 됐다.

본격적으로 작업에 매진하고자 올 2월 한적한 시골로 이사한 한씨는 최근 여러 가지 재료를 이용한 14처와 십자가를 제작하는 데 관심을 쏟고 있다. 특히 예수의 죽음과 고통으로 고정된 사고에서 벗어나 하느님이 만드신 세상의 모습을 담은 십자가를 제작하고 있다.

“십자가 위에서 죽어가는 예수님의 모습 뒤에는 인간에 대한 하느님의 사랑이 있습니다. 십자가는 에덴동산처럼 하느님의 사랑이 가득한 곳일 수도 있지 않을까요?”


이지연 기자 (mary@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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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2-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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