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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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문화] 한의학과 생명존중 ② 태교와 생명존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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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교(胎敎)란 말 그대로 뱃속 아기에게 좋은 영향을 주기위해 가르침을 베푸는 것이다. `태교`야말로 생명존중의 가장 발달된 형태가 아닐까 생각한다. 뱃속에 있는 아이를 하나의 인격체로 파악하고, 올바르게 성장 발달할 수 있도록 최상의 서비스를 해주는 것이 바로 태교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과학기술 발달로 뱃속의 아기가 외부환경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이 영상으로 촬영되어 태교의 중요성은 명확하게 증명됐다고 하겠다.

 이러한 태교 문화는 예로부터 동양에서 많이 발달했다. 조선시대 왕비는 좋은 후손을 맞이하기 위해 태교를 했으며, 이때 궁중 태교는 태임과 태사라는 중국 여성이 모델이었다고 한다. 유학자들이 성인으로 추앙하는 문왕과 무왕의 어머니인 태임과 태사는 임신하는 순간부터 정결한 생각만 하고 부정한 것은 아예 보지도 듣지도 말하지도 않았다고 한다. 이렇게 태교를 실천한 결과 문왕과 무왕 같은 훌륭한 아들이 태어났다고 전해진다.

 동양의학의 한 갈래인 한의학에서도 태교를 매우 중요시했다. 실제 「동의보감」을 보면, 임신 1개월 때부터 10개월까지 각 시기에 맞춰 한약을 투약하는 한약 관리체계가 수록돼 있다. 물론 임신 전이나 출산 후에도 한약 복용을 권장하고 있지만, 임신 도중에도 예비엄마와 아기에게 알맞은 처방을 시기적으로 권고한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할 부분은 임신 1개월부터 각각 경락의 순서에 맞춰 인체가 형성된다고 파악하고 있다는 점이다. 즉 생명발생의 시점을 임신 1개월부터로 잡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태교는 임신 시작과 함께 더불어 실시된다고 보면 된다.

 「동의보감」을 근거로 한 구체적 태교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임신한 이후에는 음양교합을 피한다. 실제 현대 의학으로는 태아에게 해가 되지 않는 체위에 한해 부부관계를 허용하나, 「동의보감」에서는 이를 금기시한다. 임신이 불안해지는 태루(胎漏)와 태동(胎動)의 원인에도 임신 중 부부관계가 한 몫을 차지하고 있기에, 가급적 임신 중 음양교합은 피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물론 모든 사람에게 부부관계가 해로운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경우 임신 중 여성이 부부관계를 더 꺼리기에 스트레스를 받게 하면서 아이에게까지 나쁜 영향을 미치게 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본다. 특히 예민하거나 허약한 여성에게는 더 좋지 않다고 할 수 있다.

 둘째, 금기하는 음식은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동의보감」에서 금기하는 음식들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 중 특별히 술과 버섯종류를 지목했다. 술은 그만큼 피해가 크기 때문이었을 것으로 보이며, 버섯은 식용과 독버섯의 구분이 명확치 않아 해가 될까 두려워한 것이 아니었던가 생각된다.

 특히 임신 중에는 비록 술과 함께 약을 먹어야 하는 경우가 있더라도 물로 대신하라는 조문을 미뤄 생각해 봤을 때, 임신 중 음주를 더 꺼렸던 것으로 볼 수 있다. 물론 조금씩 먹는 것은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

 셋째, 살아있는 생명을 죽이는 것을 보지 말아야 하며, 그 중에서도 특히 마음에 놀람이 있으면 안 된다고 했다. 자고로 살아있는 생명을 죽일 때는 소위 살기(殺氣)가 발생된다고 했으니, 심리적으로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고 봐야 한다. 마음의 안정을 취해 태를 안정시키는 것이 태아의 정서발육과 건강에 큰 도움이 되리라는 것은 당연한 결론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 짜증내고 슬퍼하고 괴로워하던 엄마에게서 출생한 아이는 잘 울거나 짜증을 내는 것을 볼 수 있으며, 항상 행복하고 감사하고 건강한 엄마의 아기는 역시 세상에 나와서도 튼튼하고 건강하게 방긋방긋 웃음 짓는 것을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과도하게 일을 해서는 안 되며, 무거운 것을 들거나 함부로 높은 데나 험한 곳을 오르지 말아야 하고, 심지어 너무 높은 변소조차 출입하지 말라고 기록돼 있다. 막상 임신을 하면, 건강하던 여성도 건강이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두 사람 몫의 에너지가 필요하기에 그 기력소모가 무척 심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더욱이 임신이 점점 진행됨에 따라 태아의 성장발달을 위해 더 많은 영양분과 에너지가 소모돼 몸은 더 약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 조문은 임신부의 기력이 떨어져 문제가 생길까 걱정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태가 불안정하거나, 임신 12주가 되기 전까지는 각별히 몸조심을 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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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2-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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