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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문화] 한의학과 생명존중 ⑥자연의학과 생명존중

자연에 순응하고 조화 이뤄 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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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동민(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위원, 하늘땅한의원 원장)
 
하느님께서 세상을 만드시면서 반복해서 하신 말씀이 있다. 한번 창조하실 때마다 보시기에 참 좋았다고 말씀하신 것이 바로 그것이다. 정말로 창조하신 만물의 자연 질서가 마음에 흡족하셨던 것 같다.

 그리고 제일 마지막에 인간을 만드시면서, 여태까지 당신이 창조하신 모든 창조물을 잘 다스리라고 말씀하셨다. 우리 인간에게 참으로 막중한 의무를 주셨다. 그런데 우리 인간은 정말 그 말씀을 잘 듣고 있는 것일까. 혹시나 그분께서 참 보기 좋다고 말씀하셨던 만물의 자연 질서를, 우리가 잘못 파괴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우리나라는 2009년 4월부터 `가정내 폐의약품 수거운동`을 벌이고 있다. 약국에 폐의약품 수거함을 비치하고, 이렇게 모은 폐의약품은 보건소에서 수거해 안전하게 폐기하는 사업이다.

 그전까지 가정에서 배출되던 폐의약품은 싱크대를 통해 하수도로 흘러들거나 생활쓰레기로 버려져 하천과 토양에 심각한 오염을 유발해왔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뒤늦게나마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파악하고, 이런 자연파괴를 막기 위해 이 사업이 시작되었다. 질병을 치료하고 건강을 증진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복용해야만 하는 약이지만, 원래 자연에 존재하지 않던 화학 합성물질이다 보니, 만약 그대로 환경에 노출되면 자연을 오염시키고 파괴하는 것이어서, 이렇게 별도로 수거해 폐기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이와는 대조적으로 한약은 주로 자연 그 자체에서 재배 또는 채집한 각종 동식물들을 이용하기에 자연친화적 약물이다. 실제 지금도 한의원에는 한약을 달이고 난 약재 찌꺼기를 구하러 오시는 분들이 많다. 왜 그런 수고를 할까. 간단하다. 화분이나 밭에 한약 달이고 난 찌꺼기를 뿌리면, 병충해도 적을 뿐 아니라 열매도 풍성하게 열리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한약은 원래 자연 그대로에서 나왔기에 자연친화적인 것이다.

 사실 사람도 자연의 일부이기에, 자연 그대로인 한약이 인체에 들어가면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루게 돼 그 효과가 커진다. 그래서 수십만 년 동안 인류가 살아왔고 문명이 눈부시게 발전해왔지만, 인간이 먹는 먹거리는 자연물을 최고로 쳤던 것이다. 지금도 실제 인스턴트식품이나 화학조미료 등과 같은 합성식품보다 천연 자연물로 조리된 음식을 더 높게 평가한다.
 
 일전에 기존의 어떤 항생제도 듣지 않는 슈퍼박테리아가 다시 또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었다. 고도로 의학이 발달된 현대사회에 왜 이런 일이 자꾸 반복되는 것일까.

 서양의학은 세균을 죽이는 항생제를 발견한 이후부터 급속도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세균의 반격이 시작됐는데, 바로 그 항생제를 이겨내는 박테리아들이 생겨나기 시작한 것이다. 당연히 인류는 내성이 생긴 그 세균을 죽이는 더 강력한 항생제를 다시 개발해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세균은 다시 그 항생제를 이겨내는 슈퍼박테리아들을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이런 과정이 끊임없이 반복되다 보니 점점 더 고강도의 항생제가 만들어지게 되는 것이다.

 이에 비해 한의약은 치료관 자체가 자연에 순응하고 조화를 이루는 방식이다. 원래 우리 몸에는 외부에서 침입해 오는 나쁜 병균들을 막아내는 저항력이 있다. 그런데 몸이 허약해지거나 피로가 누적되면, 이 저항력이 약해지기에 외부에서 침입하는 나쁜 세균이나 바이러스를 막아내지 못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새롭게 나타난 세균을 죽이기 위해 새로운 화학물질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휴식이나 원기 회복 등으로 저항력을 키워주는 방법을 택하는 것이다. 그야말로 자연 질서를 존중하는 치료방식이다.

 인류 과학기술의 발달은 눈부시다. 하지만 하느님의 창조 질서를 깨뜨리면서까지 이뤄지는 무분별한 과학 기술의 남용은 오히려 인간 사회를 불행하게 하고 자멸에 이르게 할 수도 있다. 원래 인간 생명은 자연 환경과 어우러져야 잘 유지해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왜냐면 인간 역시 하느님이 창조하신 자연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자연의학은 하느님의 섭리를 따르는 의학이다. 바벨탑의 오류를 다시 범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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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2-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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