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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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복음, 그 영원한 울림] <1>생명의 교과서, 「생명의 복음」

회칙, 가톨릭 신자로서 교리·도덕적 내용 동의할 의무 지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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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황 요한 바오로 2세(1920~2005)가 1995년에 반포한 회칙 「생명의 복음」에 대한 해설을 시작한다. 인간 생명의 불가침성을 분명하고도 단호하게 천명하는 「생명의 복음」은 죽음의 문화가 판치는 이 시대에 생명의 문화를 건설할 것을 촉구하며 생명에 관한 교회 가르침을 전하는 사목교서다. 생명 문제에 관한 교회 교과서로 통한다. 독자들의 많은 관심과 애독을 기대한다.

<천상의 복자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께서 지상의 생명 봉사자들에게 주신 편지>

들어가며 : `얼떨결`의 성소와 `떠밀림`의 성소
 서로를 모르는 신학교 입학 초기에는 `영웅적인` 성소 이야기들로 꽃이 핍니다. 그럴 때마다 필자는 주눅이 들곤 했는데, 성소 동기가 너무도 평범해 `거저먹는`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하여 고민 끝에 발견한 나름의 성소가 있습니다.

 1960년대 한강 홍수로 다리가 끊겨 고립됐던 마을 사람들이 서둘러 나룻배를 띄웠습니다. 만원버스처럼 가득 탄 채 강 가운데를 지나는데, 갑자기 여인의 비명이 터져 나왔습니다. "으악! 내 아기! 도와주세요!" 서로 밀치다가 그만 안고 있던 아기를 엄마가 강물에 빠뜨린 것입니다. 울부짖는 여인을 보면서도 "어이쿠!" "저걸 어째!" "누가 안 나서나!" 하고 탄식만 할 뿐, 무서워서 아무도 감히 뛰어들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한쪽에서 풍덩 소리가 들려 바라보니 웬 할아버지가 옷을 입은 채 뛰어들어 헤엄을 치기 시작했습니다. 뱃사공도 힘껏 노를 저어 마침내 할아버지가 붙잡은 아기를 건져 올릴 수 있었습니다. 우레와 같은 박수 속에 배 위로 올라오자마자 다 젖은 할아버지는 사람들을 향해 이렇게 소리쳤습니다. "어떤 놈이 날 떠밀었느냐!"

 세상의 거친 파도를 맞서 생명수호봉사자가 되는 일은 어쩌면 `얼떨결에` 그리고 `떠밀려서`야 가능한 성소일 것입니다. 어느 젊은 구역장 자매님이 자백합니다. "시간도 없고 아는 것도 없는데, 제가 젊다고 얼떨결에 임명됐어요."

 교회에서 그리고 세상에서 `얼떨결`의 성소를 받은 생명 봉사자분들을 `떠밀림`의 성소를 받은 사제 필자가 동반하겠습니다. `Fabricando fit faber`라는 라틴어 속담처럼 나무를 다루면서 목수가 되듯이, 헤엄치면서 헤엄을 배워야 하겠습니다.

 다행히 복자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께서 `인간 생명의 교과서`격인 회칙 「생명의 복음」을 우리에게 주셨습니다. 긴장감 내려놓고 목차대로 따라가며 읽어갑시다. 인용되는 자료와 외국어는 글의 매끄러운 전개를 위해 꼭 필요할 때만 밝히도록 하겠습니다.
 
 ♀♂: 회칙이란 뭔가요?
 더 정확하게는 `회칙 서한`(回勅 書翰, encyclical letter)입니다. 간단히 `회칙`이란 "전 세계 교회에 대해 교황이 발표하는 공식적 사목교서로서, 그리스도의 교훈을 오늘의 사회, 윤리적 문제에 적용시키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내용이 특별히 교리적이고 사회적이며 권위를 지니고 있지만 그 자체가 무류적인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그 가르침이 시대의 변화에 따른 수정을 요구함에도 불구하고 가톨릭 신자는 그 교리 및 도덕적 내용에 동의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가톨릭대사전의 `교황문서`가 설명해줍니다.

 원래는 그리스어 `회람`(回覽)에서 유래된 단어로, 교회 안에서는 교회 전체를 위한 사목교서인 `회칙 서한`(encyclical letters)과 더욱 장엄하지만 교회 일부만을 위한 사목교서인 `회칙 교서`(encyclical epistles)로 구분합니다. 사목교서로 이보다 더 낮은 권위를 지닌 것은 `교황 권고`(Apostolic Exhort ation)가 있습니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가 신설한 세계주교대의원회의(주교 시노드) 결과물들을 교황님 명의로 발표하게 되는데,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의 첫 번째 `교황 권고`는 「가정 공동체」(1981년)였습니다.
 
 나가며
 앞으로 마음 아픈 사연ㆍ사건들이 인용될 텐데, 관련된 분들께 미리 심심한 위로와 죄송한 말씀을 드립니다. 일주일에 30분 정도만 시간 내어주십시오. 천상에서 이미 `지상에서의 승리`를 기뻐하실 복자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의 숨결이 우리네 생명봉사에 힘이 돼주실 것입니다. 다음에는 교황 문서와 문헌 이름을 살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동호 신부(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교육분과장, 가톨릭대 윤리신학 교수)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13-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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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얼굴을 당신 종 위에 비추시고 당신 자애로 저를 구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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