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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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복음, 그 영원한 울림] <5> 예수 탄생으로 시작된 생명의 영원성

신성성·하느님의 선물 등 인간 생명에 관한 핵심 원리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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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명해진 광고가 있습니다. 1990년대 것이지만 회칙의 목적과 배경에 어울리는 것이기에 인용해보겠습니다. ①10대 소녀가 임신을 했는데 그녀의 남편은 아이 아빠가 아닙니다. ②세 아이가 있는 가족이 있는데 첫째 아이는 시각장애아, 둘째는 청각장애아, 셋째는 결핵환자입니다. 엄마 역시 결핵환자인데 넷째 아이를 가졌습니다. ③몹시 가난하게 사는 가족이 있는데 아이가 열넷입니다. 엄마는 15번째 아이를 임신했습니다. "당신은 이 경우 낙태를 권하시겠습니까?…"
 무심코 `예`라고 했다간 곧 후회합니다. 광고에는 곧이어 깨알 같은 글씨가 이어집니다. ①은 예수 그리스도 ②는 베토벤 ③은 유명한 성서학자 존 웨슬리.

 오늘부터는 회칙의 본문을 다룰 것인데, 천릿길도 한걸음부터라고 먼저 첫 페이지 첫 줄부터 읽어보시지요.
 

 ♂♀생명봉사자: 서론인데 별 중요한 것이 있을까요?
 제목은 그냥 붙이는 것이 아니고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교회 문헌의 제목이 첫 문장의 첫 두 단어로 정해진다고 볼 때, 비록 서론일지라도 거기에 이미 핵심 내용이 함축되어 있음을 의미할 것입니다. 회칙 전체를 관통하게 될 인간 생명에 관한 핵심 원리들이 제시되는데, 순서대로 정리해보겠습니다.

 첫째는 `신적 생명에 불림`에 대한 원리입니다. 회칙의 제목 문장이 밝힌 것처럼, 하느님이 사람이 되신 예수님의 탄생 그 자체가 당신 메시지의 시작(1항 §2 참조)이며, 그분의 탄생으로써 인간 생명이 `새롭고` 그리고 `영원한` 단계로 고양되고 거기에 참여하도록 불렸다는 것입니다(1항 §3). 이런 모든 것이 가능한 이유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도 환기시켰듯이, 바로 "`이 세상을 극진히 사랑하셔서 외아들을 보내주신`(요한 3,16) 하느님의 무한한 사랑"(2항 §3) 때문입니다.

 둘째는 `전체성`의 원리입니다. "현세적 측면에서까지도 위대함과 측량할 수 없는 가치"(2항 §1), 그리고 "인간 생명의 시작에서부터 끝에 이르기까지 그 신성한 가치"(2항 §2)를 언급함으로써 이미 인간 생명이 지닌 전체성을 전제하고 있습니다.

 셋째는 `하느님의 선물`로서의 원리입니다(2항 §1). 슬쩍 언급되었지만 나중에는 구체적으로 제시됩니다.

 넷째는 마지막으로 `자연법`과의 합치에 대한 원리입니다. "진리와 선을 향해 진지하게 마음을 열고 있는 모든 사람들은 이성의 빛… 에 의해서 인간 생명의 시작에서부터 끝에 이르기까지 그 신성한 가치를 마음에 새겨진 자연법 안에서 깨닫게 됩니다"(2항 §2). 이는 신적 계시는 자연-이성과는 다르다는 해묵은 논쟁의 여지를 아예 차단하게도 합니다.

 목숨이 귀하다는 것, 그것은 모두가 알고 있었고 또 지금도 그렇습니다만, 문제는 `새로운 위협`이 나타났다는 것입니다.
 
 ♂♀생명봉사자: 무슨 `새로운 위협`이 나타난 것입니까?
 "개인과 민족들의 생명에 대한 위협들이, 특히 생명이 약하고 자기 방어능력이 없는 곳에서 유례없이 증가하고 심각해지고 있다"(3항 §2)는 점입니다. "온갖 종류의 살인, 집단 학살, 낙태, 안락사, 고의적 자살과 같이 생명 자체를 거역하는 모든 행위와, 지체의 상해, 육체와 정신의 고문, 심리적 탄압과 같이 인간의 존엄성을 침해하는 모든 행위와 인간 이하의 생활조건, 불법감금, 추방, 노예화, 매춘, 부녀자와 연소자의 인신매매, 또는 노동자들이 자유와 책임을 가진 인간으로 취급되지 못하고 단순한 수익의 도구로 취급되는 노동의 악조건 등"(3항 §3)에 대해서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 헌장 「기쁨과 희망」(27항)이 이미 30년 전에 단죄했건만, "그런 범죄들에 새롭고 더욱 사악한(sinister) 성격까지도 부여하는 문화 사조"(4항 §1)가 나타난 것입니다.
 
 그런 `새롭고 사악한 문화 사조` 현상에 대해서는 다음에 살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동호 신부(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교육분과장, 가톨릭대 윤리신학 교수)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13-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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