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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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복음, 그 영원한 울림] <6> 반생명적 범죄에 무감각한 사회

교회, 생명 기본권 억압받는 사람들 대변해 줄 의무 지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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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상의 복자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께서 지상의 생명 봉사자들에게 주신 편지

♂♀생명봉사자 : `새롭고 사악한 문화 사조`가 무엇인가요?

 이미 서론을 읽으신 분은 벌써 간파하셨겠습니다만, 교황님께서 심각하게 우려하며 지목하시는 새로운 형태의 위협들이 만드는 `문화 사조`는 이렇습니다.

 첫째는 각 분야 언로(言路)의 직무 남용으로 형성되는 문화 사조입니다. "개인의 자유라는 미명 하에 반생명적 범죄들을 정당화하고" 더 나아가 "처벌의 면제뿐 아니라 국가의 공인까지" 그리고 "보건 제도의 무료 봉사까지 받아가면서" 그런 범죄들을 "완전히 자유롭게 행할 수 있게" 하려는 사회적 경향 말입니다(4항 §1).

 둘째는 반생명적 범죄를 합법화하려는 각국의 경향으로 형성되는 것인데, "헌법의 기본 원칙을 벗어나면서까지… 합법화"하려는 경향을 말합니다(4항 §2).

 셋째는 그런 이유로 도덕적 타락을 촉발시키고 양심을 어둡게 만드는 것입니다만, "범죄라고 만장일치로 내려진 결정과 상식적인 도덕 판단에 의해 거부된 것들이 사회적으로 점차 용인되게 하고"(4항 §2) "그 결과로 양심 자체가 어두워져서 인간 생명의 기본적인 가치에 관한 문제에서 선과 악을 구별하는 데 점점 더 어려움을 겪게"(4항 §3) 하는 그런 사조 말입니다.

 넷째는 그래서 의료업의 성격마저 일부 왜곡하게 만드는 문화 사조입니다. `그 종사자들의 품위`마저도 떨어지게 하는 그런 사조 말입니다(4항 §2).
 
 ♂♀생명봉사자 : 아직 위기감의 실체가 다가오지는 않는데… 뭘 해야 할까요?

 아직 서론인지라 구체적 사례들을 다루지 않아서 그렇겠습니다만, 먼저는 "1세기 전에 노동자 계층이 기본권을 억압당하고 있을 때"처럼 "생명의 기본권을 억압당하고 있을 때에 교회는 그와 똑같은 용기로써 소리 없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대변해줄 의무"(5항 §3)를 공감해야 하겠습니다. 그것도 그저 이념적 의무로서가 아니라 "연약하고 방어능력이 없는 수많은 사람들, 특히 태어나지 않은 아기들의 생명"의 `불쌍함`에 대한 공감이어야 합니다. 그래서 교황님께서 호소하신 것처럼, "가정이 하느님의 계획에 따라 `생명의 성역`으로 남게 되기를"(6항 §2), 그리고 "진리와 사랑의 참된 문화를 건설하도록" 노력하는 것입니다. 구체적 방법들은 나중에 제시될 것입니다.
 
 나가며
 "…노부부의 사랑과 존엄사를 다룬 프랑스 영화 `아모르`의 여자 주인공을 연상시켰다."

 최근 국내 한 유력 주간지가 웰다잉(well-dying)을 위한 죽음 체험 프로그램을 소개하면서 쓴 기사 내용입니다. 작년에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은 영화라는데, 검색해보니 웬걸, 고통스러워하는 할머니를 지극히 간병하던 할아버지가 마침내 할머니 얼굴을 베개로 눌러 숨 막혀 죽게 한다는 줄거리였습니다.

 이제 위기감이 슬슬 잡히십니까? 무엇을 위해, 누구를 상대로 봉사하고 대항해야 하는지 감이 오시는지요. 많은 장면과 대화가 담겨 있겠지만, 그래서 큰 상도 받았겠지만, 그러나 `아모르`(사랑)도 `존엄`도 아닌데, 그저 `배우자 살인극`을 존엄사로 소개하다니…. 돌아가신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께서 또 한 번 의노(義怒)하실 일입니다. `새롭고 사악한 문화 사조`의 한 전형이 아닐런지요. 기자의 개인적 무지의 소치인지, 아니면 의도적 혼용인지, 그 저의가 의심스럽고 또한 염려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작년 12월 대통령 소속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가 `무의미한 연명치료 중단 제도화 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는 것으로 이어지는 기사의 의도가 또 `생사람` 잡으려는 건 아닌지, 나도 우리도 `무의미한 인간`으로 내몰려는 것은 아닌지 사뭇 걱정스럽습니다.
 
 다음에는 본론으로서 제1장을 시작하는데 먼저 `인간 폭력의 기원`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인용되는 성경말씀에 대한 교황님의 예지(叡智)를 감상하는 것도 쏠쏠한 재미입니다. 감사합니다.


이동호 신부(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교육분과장 가톨릭대 윤리신학 교수)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13-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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