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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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복음, 그 영원한 울림] <9>생명 범죄, 개인 자유로 해석해선 안 돼

생명권 침해되는 인권의 모순, 하느님 의식 실종이 결정적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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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명봉사자 : 좋은 원고 보내주심에 늘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신부님 글에서 「생명의 복음」 본문을 인용한 부분과 신부님 말씀이 섞여 혼용되는 것 같아 자칫 독자들에게 혼선을 주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듭니다. 어디까지가 인용이고, 어디까지가 신부님 해설인지가 구분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랬군요! 느끼신 불편을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익숙하지 않지만, 앞으로 회칙의 본문 내용을 인용할 때는 `<< >>`를 꼭 사용하도록 하겠습니다. 필자의 목표는 이 글이 봉사자 분들께서 교회문헌을 읽는 데 작은 보탬이라도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여기서는 `인간 생명의 소중함`만을 강조하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그만큼 `인간 생활의 즐거움`도 희망하고 있고 매번 기도하고 있다는 것도 아울러 고백합니다.
 
 ♂♀생명봉사자 : "그릇된 자유 사용"은 어떤 상황일까요?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은 개인의 탓 없이 생명을 거스르는 `불가피한 결정` 즉, <<심한 고통, 고독, 경제 전망의 총체적인 결핍, 좌절과 미래에 대한 근심 등의 상황>>에서 내린 결정을 말씀하시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런 상황에서는 <<주관적 책임과 결과적인 범죄성을 상당한 정도까지 감면>>될 수 있다고 명백히 밝히십니다. 교황님께서 깊이 우려하시는 상황은 <<생명에 대한 범죄들을 개인적 자유의 정당한 표현들로 해석하고, 그리고 실제적인 권리로서 인정하고 보호해야 하는 것으로 여기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가장 사악하고 혼란스러운>>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씀하십니다(18항 §2).

 교황님께서는 그런 사악하고 혼란스러운 상황의 원인을 `인권`에 대한 잘못된 인식에서 찾으십니다. <<모든 개인들이 본래적으로 지닌 권리이며 어떤 헌법과 국가의 법령보다 앞서는 권리인 "인권"…의 시대에 생명의 권리 자체가… 탄생과 죽음의 순간에 부정되거나 짓밟히는>>(18항 §3) `모순`이 생겨났고 그래서 <<인권에 관한 문화 전체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도 발생했다고 보는 것입니다.

 또 하나는 `주체성`에 대한 모순된 사고인데, <<적어도 초보적인 자율성이나… 전적인 의존 상태에서 벗어난 사람들만을 권리의 주체로 인정하는 사고방식>>과 <<인간의 존엄성을 언어적이고 명시적인, 또는 적어도 인지할 수 있는 의사소통 능력과 동일시하는 사고방식>>에 대한 비판인 것입니다(19항 §1).
 결정적으로는 `자유`는 <<자신을 내어주고 타인에게 개방함으로써 자아의 완성을 이루기 위한 선물>>이기에 이런 진리를 무시하고 자유를 개인주의적으로 절대화할 때 <<자유의 의미와 존엄성은 모순에 부딪히게 된다>>는 것입니다(19항 §3). 그런 모순의 절정은 <<민주주의의 법칙들의 투표결과에 의해 낙태와 안락사에 대한 법률적 허용이 이루어질 때>> 그때입니다(20항 §2). 낙태, 유아살해, 안락사의 권리 주장이야말로 <<참된 자유의 죽음>>인 것입니다(20항 §4).
 
 ♂♀생명봉사자 : "민주주의의 이상"은 왜 변질되는 것일까요?
 인간의 나약함 때문이겠지만 요약하자면, 교황님과 제2차 바티칸공의회는 "하느님 의식의 실종" 때문이라고 그 원인을 지목합니다. <<하느님 의식이 사라지면 인간 의식도 위협받고 훼손됩니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는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간결하게 천명합니다. "창조주 없이 피조물이란 허무로 돌아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하느님을 잊어버린다면 피조물 자체의 정체도 어두워지고 만다.">>(22항 §1). 하느님 의식이 사라진 뒤에는 <<자연 자체가 어머니(mater)인 존재에서 "물질(matter)"인 존재로 격하되었으며 모든 종류의 조작의 대상이 되고 맙니다.>>(22항 §3).

 본문의 맥락으로 볼 때, <<"자유 없는 법"에 대한 반대 입장>>(22항 §3)이라고 우리말로 번역하기보다는 <<"자유 없는 법이라는 반대 입장 ">>(to the opposite position of a "law without freedom")이라고 하는 것이 더 타당해보입니다.
 
 다음 호에는 `유물론`에 대해 잠깐 언급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동호 신부(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교육분과장, 가톨릭대 윤리신학 교수)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13-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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