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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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자살예방 사업 현황과 교회 노력’ 심포지엄

“자살예방, 교회가 ‘삶을 지탱하는 토대’ 되기 위한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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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교회 자살예방사업 현황 등 당면과제 검토
민간·전문기관·행정 연계 아키타현 사례 주목
“교회, ‘살아있는 모든 이의 안식처’ 역할 명심을”
카리타스 서울-일본, 상호지속 업무 연계 협약



 
▲ 16일 열린 ‘한ㆍ일 자살예방 사업의 현황과 교회의 노력’ 심포지엄에서 발제자·관계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는 모습.
 
한국과 일본에서는 매년 1만 명 이상이 자살한다. 두 나라 모두 예방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오랫동안 OECD국가 중 자살률 1, 2위라는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죽음의 문화로 인해 위기에 처한 양국 교회가 자살예방사업의 발전적 전략을 모색하기 위한 심포지엄을 16일 오후 2시 서울 반포 가톨릭대 성의교정 의생명산업연구원 대강당에서 열었다.

서울대교구 한마음한몸운동본부 창립 25주년을 기념하는 심포지엄은 ‘한·일 자살예방 사업의 현황과 교회의 노력’을 주제로 마련됐다. 정성환 신부의 기조발제로 시작된 심포지엄은 ▲일본 자살예방사업의 현황과 과제 ‘아키타현의 지역활동’(사사키 히사나가) ▲일본 가톨릭교회의 자살예방활동 ‘그 역사와 과제’(기요나가 후미코) ▲한국 자살예방사업의 현황과 과제(이수정) ▲한국교회의 자살예방을 위한 노력 ‘가톨릭 생명존중-자살예방 프로젝트’(이강숙) 등으로 진행됐다.

서울대교구 사회사목 교구장 대리 김용태 신부는 “한국과 일본의 가톨릭교회가 처음으로 ‘자살예방’이라는 현시대의 사명에 뜻을 모아 개최되는 자리이니만큼 알찬 열매를 맺게 되면 좋겠다”며 “이 참된 일치가 절망과 어둠 속에 신음하는 그리스도의 형제들에게 희망과 믿음을 선사하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자살예방사업 현황·과제

이날 심포지엄은 한·일 양국의 자살예방사업의 현황과 교회의 과제를 다각적으로 검토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2007년 이후, ‘자살대책기본법’ ‘자살종합대책대강’ ‘자살대책긴급전략팀’(내각부) ‘생명을 지키는 자살대책 긴급 플랜’ 등을 구축해 자살률을 감소시킨 일본 정부의 노력이 주목받았다. 특히 1996년부터 18년 연속으로 일본 내에서 자살률이 가장 높은 아키타현의 자살예방대책이 소개됐다.

사사키 히사나가 교수(아키타대 의학부)는 “아키타현 자살예방대책의 특징은 민간과 전문기관, 행정이 연계해 추진하고 있다는 점이다”며 “연계의 기본은 ‘직접적인 관련’과 ‘상대방에 대한 존중’이다”라고 말했다.

지속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사사키 교수는 “자살예방대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가까운 사람과 확실하고 친밀한 관계를 맺는 일”이라고 조언했다.

한국 역시 지난해 자살률이 감소했다. 2006년 이후 6년만의 기록이다. 하지만 2011년 사망 원인 중 4위가 자살일 만큼 여전히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수정 부센터장(중앙자살예방센터)은 ▲자살에 대한 원인 규명 미흡 ▲자살 고위험군 관리체계 미비 ▲자살예방 교육 콘텐츠 부재 ▲선정적인 언론 보도 및 국민인식 부족 ▲범부처 차원의 대응 노력 부족 등을 한국의 자살예방의 장애요인으로 지적했다.

양국 교회는 죽음의 문화에 맞서 생명존중문화 조성하고자 다양한 활동을 펼쳐오고 있다. 한국교회는 지역사회 및 자살시도자, 전공의 및 사례관리자, 수도자 대상 교육, 생명 토크콘서트 등 학술적·문화적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이강숙 교수(가톨릭대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는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지고 허덕이는 사람은 다 나에게 오너라. 내가 편히 쉬게 하리라’(마태 11,28)는 성경 구절을 모토로 죽음의 문화에 빠져들고 있는 우리사회에 기여하는 것이 가톨릭 생명존중 자살예방 프로젝트의 목적이다”고 설명했다. 카리타스일본은 2011년 계발부회를 구성해 ‘가톨릭교회 내 자살 및 자사(自死)’에 관한 설문조사, ‘자사의 현실을 바로 알자’ 소책자 발간 등을 추진해 왔다.

토론발표에 나선 미야나가 고 카리타스일본 비서는 “여러 활동을 통해 ‘자살을 방지하는 방법’의 모색이 아니라 ‘교회가 삶을 지탱하는 토대가 되기 위해’ 이 일을 해나가야 함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며 “추후 전국으로 시야를 넓혀 ‘소리 없는 소리를 교회에서도’ 활동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생명존중문화 확산 노력

심포지엄에서는 서울 가톨릭사회복지회의 ‘CS 생명존중 문화만들기 BI(Brand Identity)/슬로건 공모전’ 시상식과 카리타스일본-카리타스서울 협약식도 마련됐다. 카리타스일본과 서울은 이번 협약을 통해 상호지속적인 정보교류 및 업무연계 등 생명존중문화 확산과 자살예방을 위한 적극적인 협력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일본주교회의 사무국장 미야시타 료헤이 신부는 “교회는 살아있는 모든 이의 안식처”라며 “한 사람, 한 사람 그리스도를 믿는 이들의 공동체인 교회가 선한 이웃이 되기 위해 오늘 이 자리를 통해 배우고, 주님의 도우심으로 큰 결실을 맺길 기도한다”고 전했다.

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 총무 정성환 신부는 “지금 이 시간이 양국 교회의 생명존중·생명수호문화를 확산시켜 나아가려는 노력에 큰 힘이 되어 하느님께서 사랑하시고 우리 모두가 사랑하는 이웃들의 생명을 지켜나가는 데 일조하는 자리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CS 생명존중 문화만들기 BI/슬로건 공모전’은 지역주민들이 서로 돌보는 사회적 활동을 통해 인간 존엄성 회복과 생명존중 분위기 조성하고자 기획된 CS생명존중문화 만들기 사업의 일환으로, 8월까지 공모가 진행됐다. ‘인간 존엄성 회복과 생명존중, 자살예방’을 주제로 한 공모 결과 슬로건 부분에는 정광성씨 외 네 명이, BI부분에는 김효정씨 외 두 명이 시상했다. 당선 작품은 서울 가톨릭사회복지회가 제작하는 리플릿, 현수막, 배지 등에 사용된다.



▲자사(自死)

스스로 죽음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지경에 내몰린 사람. 일본교회는 자살에 대한 편견을 줄이고 당사자가 이 문제를 쉽게 이야기할 수 있도록 ‘자사’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


이지연 기자 (mary@cati



가톨릭신문  2013-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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