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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칙 생명의 복음 그 영원한 울림]<21> ''과반수''보다 자연법, 공동선 존중

민주주의 다수 결정으로도 변경할 수 없는 가치, 윤리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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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봉사자 : 민주주의에 입각한 국법은 따라야 하겠지요?

 물론입니다. 그러나 너도 옳고 나도 옳으니 각자의 양심을 존중하자며 다수로 국법을 정해버리는 `윤리적 상대주의`는 경계해야 합니다. 보호해야 할 절대적 가치가 다수에 의해 부정되는 모순도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의 말씀입니다. <<윤리적 상대주의는 현대 문화의 대부분을 특징짓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대주의를 민주주의를 위한 필수적인 조건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오직 상대주의만이 관용, 사람들 간의 상호 존경, 다수 결정의 수용 등을 보장해주는 반면에, 도덕적 규범들은 권위주의와 불용으로 이끌어간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70항 §1). 그래서 덧붙이십니다. <<민주주의를 우상화하여 도덕성의 대체물로 만들거나, 또는 비도덕성에 대한 만병통치약으로 만들어서는 안 됩니다>>(70항 §4). 이미 아홉 번째 글에서 언급했듯이, `민주주의의 모순`은 <<민주주의의 법칙이라고 일반적으로 여겨지는 투표의 결과에 의해 낙태와 안락사에 대한 법률적 허용이 이루어질 때>>(20항 §2) 발생합니다. <<이는 참된 자유의 죽음입니다>>(20항 §4).

 사실 우리는 윤리적 정당성이 결여된 국법이 폭력의 형태로 변질됐던 여러 사례들을 알고 있고 또 경험한 적도 있습니다. 합법적으로 들어선 나치 정권과, 가까이는 우리나라의 독재 정권이 그랬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주먹은 가깝고 법은 멀다`고 하지만 때로는 `법은 가깝고 도덕은 멀다`고 하겠습니다. 교황님께서 지적하십니다. <<인간 생명에 대한 오늘날의 침해들이 지니고 있는 구체적인 특성들 중의 하나는 법적인 정당화를 요구하는 경향을 지니고 있다는 점입니다>>(68항 §1). 그리고 <<어떤 극단적인 경우들에는 시민들에게 낙태와 안락사의 권리까지도 있음을 인정해야만 한다는 것입니다>>(68항 §2).
 
 ♂♀생명봉사자 : 그러면 국법의 역할은 무엇인지요?

 한마디로 공동선의 보장입니다. <<국법의 능력 범위란 국민들의 기초적인 권리들을 인정하고 보호하며, 평화와 공중도덕을 증진시킴으로써 공동선을 보장하는 것입니다>>(71항 §3). 그러므로 과반수보다는 `자연법`을 존중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 >(70항 §4-§5).
 
 ♂♀생명봉사자 : 공동선은 무엇인가요? 단체의 선을 말하는 것인가요?

 아닙니다. 개인들의 선도, 특정 단체의 선도 아닙니다. 한마디로 공동선(common good)이란 <<집단이든 구성원 개인이든 자기 완성을 더욱 충만하고 더욱 용이하게 추구하도록 하는 사회생활 조건의 총화>>(「사목헌장」 26항 §1)인데, 교황님은 당신의 선임 교황 요한 23세의 회칙 「지상의 평화」를 인용하심으로써 공동선과 인간의 권리와 의무와의 동질성을 재확인하십니다. <<현대에서 공동선의 실현은 인간의 권리와 의무를 보장함으로써 드러난다>>(71항 §4).

 그렇게 보면 공동선의 내용이 우리가 통상 말하는 `인권`(human rights)에 해당하는데, 굳이 공동선이란 단어를 쓰는 이유는 남의 기본 권리가 나에게는 기본 의무가 되는 쌍방성의 문제 때문입니다. 이 공동선의 보장을 위해서만 국가는 공권력 행사의 정당성을 가집니다. <>(71항 §4).

 ※<< >>는 「생명의 복음」 본문.

이동호 신부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교육분과장, 가톨릭대 윤리신학 교수, 서울대교구 오류동본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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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3-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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