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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영성의 샘을 찾아서 - 유럽 수도원 순례] (5) 독일 툿찡 포교 베네딕도 수녀회

수도승적 규율 따르며 선교 사명 실천, 전 세계에 수많은 선교사 배출한 ‘복음화의 요람’, 성소자 감소 등 현실적 어려움 딛고 돌파구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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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도원 전경.
1904년 툿찡으로 수녀원이 옮겨지면서 지어진 건물이다.
 

한국의 서울·대구 툿찡 포교 베네딕도 수녀회 모원(母院)이 자리잡고 있는 독일 툿찡(Tutzing)은 뮌헨에서 1시간여 정도 떨어진, 스타른베르그 호수(Starnberger See)를 접하고 있는 소도시다. 호수 이름이 낯익었다. 시인 T.S 엘리엇이 그의 시 ‘황무지’에서 인용했던 곳, 1866년 노이슈반스타인 성을 건축했던 루드비히 2세가 사망한 채로 발견돼 구구한 이야기를 남기는 장소다.



■ 서울·대구 수녀원의 모원

목적지 툿찡 포교 베네딕도 수녀원은 호숫가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다.

수녀원 건물은 1904년 지어진 그대로라고 하는데, 유리 창문들을 구성 요소로 삼아 십자가 형상으로 꾸며진 한쪽 벽면 모습이 이채로웠다.

2004년 개보수 공사를 거쳤다는 성당은 제대를 중앙에 배치하고 둥근 원형으로 구성된 현대적 모습이었다. 고색창연한 수도원의 옛스런 이미지보다는 현 시대의 신자들과 함께하고 있는 듯한 ‘모던함’이 풍겨져 나왔다. 뮌스터슈바르작 수도원 방문에서도 그랬듯, 단순하고 절제돼 있지만 많은 것을 함축하고 다가 오는 그런 느낌이다.

특히 제대 기둥과 제대상 사이의 아크릴 소재로 된 투명한 정사각 십자가가 눈길을 끈다. 십자가 내부에는 올리브 가지가 흙속에 담겨 있다. 그 흙은 회원들이 활동하고 있는 세계 여러 나라 것들이 섞여 있어, 전 세계에서 활동 중인 회원들 그리고 그들이 세계 사람들과 함께 결속돼 있음을 상징하는 것이라 했다. ‘온 세상에 가서 복음을 선포하라’는 사명을 상기시키는 의미다. 또 올리브 가지는 수녀회 로마 총원에서 가지고 온 것으로, 승리·부활·희망·평화의 상징이란다.

마중 나온 루스 쇼넨베르거 비서 수녀는 볼거리 가득한 대도시를 마다하고 지구 반대편 소도시 툿찡을 방문한 한국 신자들이 신기하면서도 놀랍다는 반응이었다. 그러면서, “세상 기준으로 생각하면 그다지 볼 것 없는 작은 도시지만 하느님 시각에서 들여다 볼 때는 수많은 선교사가 배출돼 세계교회로 뻗어나간 선교의 중심지” 라고 덧붙였다.

쇼넨베르거 수녀는 125년 전 수녀회 초창기 당시, 이제 막 선교사로 파견을 나가기 시작했던 수녀들이 100여 년이 지난 미래에 여러분들 같은 선교지 신자들이 툿찡 모원을 방문할 것이라고 상상이나 했겠느냐며 웃음 띤 표정으로 말했다.

그 말은 아마도 1925년 11월 18일 이곳 툿찡을 떠나 지중해와 아라비아 반도, 인도양을 거쳐 머나먼 극동의 작은 나라 한국에 도착한 네 명의 수녀들 마음일 것이다.

툿찡 포교 베네딕도 수녀회를 설명하기 위해 먼저 창립자 ‘안드레아스 암라인 신부’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성 베네딕도 수도 규칙을 따르면서도 선교 지방에서 신앙을 전파하는 수도회를 희망했던 그는 ‘수도승적 규율 준수와 선교사’라는, 당시로서는 특별한 수도 생활양식에 대한 인가를 얻기 위해 노력했다. 1884년 마침내 교황 레오 13세의 인준을 받아 수도회를 출범시켰고 툿찡 포교 베네딕도 수녀회는 그 이듬해 1885년 창설됐다.

암라인 신부는 당시 대부분 선교사들이 개인적으로 해외 선교에 임했던 것과 다르게 수도공동체를 중심으로 선교 활동을 펼치고자 했다. 이것은 회원들이 베네딕도 규칙을 따라 살며 선교 소명에 따르는 노고와 희생 안에서 ‘하느님과 모든 영혼들의 구원을 위해’ 모든 일을 함으로써 참으로 하느님을 찾아 만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었다. 또 이를 통해 주변 사람들이 영혼과 육신으로 그리스도의 구원을 체험하게 되기를 원했던 데서 비롯됐다. ‘기도’ ‘공동생활’ ‘일(선교활동)’의 회원 생활양식은 그러한 내용의 구체적 표현이라 할 수 있다.


 
▲ 수녀원 문앞에 있는 십자가.



가톨릭신문  2011-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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