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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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건축을 말한다] 제3화 교회 건축 실무 - 본당 건축위원회의 역할

초석 다지기부터 사랑의 일치 이루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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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차례 사전계획 그리고 순교자 정신으로 건립된 대전교구 홍성성당.
 
   성당은 하느님의 집인 동시에 하느님 백성이 공동체를 이루는 장소다. 성당은 하느님을 찬미하고 공동체가 사랑의 나눔을 살아가는 장소이므로 전례적 측면에서는 하느님의 집인 동시에 공동체적 측면에서는 하느님 백성의 집이 된다.

 이 두가지 측면을 충족하는 집을 짓는 데 있어서 시작, 과정, 결과까지 특별한 관리가 필요하다. 성당건축 시작부터 복음적 일치와 사랑의 공동체를 이루고, 거룩하고 아름다운 성전을 건축함으로써 최종적으로 하느님께 찬미와 영광을 드리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일련의 과업을 수행하기 위해 본당 건축위원회가 반드시 필요하다.

 본당 건축위원회는 기술적ㆍ재정적 측면만이 아니라 건축이 돼가는 과정에서 맛보고 누려야 할 신앙적 가치도 염두에 둬야 한다. 성당건축에는 `가톨릭교회의 전례적 가르침과 본당 공동체 만들기`라는 두 가지 측면이 새겨져 있어야 한다.

 본당 건축위원회는 그 대상이 성당건축이므로 제도적 성격을 띤다. 건축을 완성하기 위해 다양한 요소들이 필요하다. 본당 건축위원회는 기존 본당 사목회와 독립된 것이 아니라 사목회 본연의 제 역할을 수행하면서 성당건축에 더 많은 시선을 돌려 본당신부의 자문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성당건축이 진행되는 동안 사목회 체제는 내용상으로 건축위원회 체제로 바뀌어야 한다. 사목회 내 전례ㆍ재정ㆍ구역ㆍ여성ㆍ홍보ㆍ선교ㆍ기획 등 분과 외에 특별분과인 본당 건축위원회를 둬 성당건축에 따르는 제반 사업을 기획, 관리, 시행하도록 한다. 건축위원회는 기존 사목회 조직 안에서 유기체적 협력과 업무분담으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이를 건축에 반영한다.

 건축위원회의 중요한 임무는 우선 본당 공동체가 사랑의 일치를 이루도록 하는 일이다. 다음으로는 전문적 영역에서 건축을 계획하고 시공, 관리, 감독하는 일이다.

 성전건축은 사랑의 일치 안에서 이뤄지는 신앙의 작품이므로 지속적으로 특별한 기도가 필요하다. `성전 건립을 위한 기도`가 필수적이며 은인을 위한 기도, 성체조배, 구역반별 신심활동 등 다양한 방법으로 마음을 모아야 한다.

 전문영역에서는 다양한 분야 전문가를 위원으로 위촉한다. 성당건축을 위해서는 신중한 사전검토가 필요하다. 성당 규모 산정, 현재와 장래의 본당 교세, 필요한 시설물, 재정, 환경, 자금조달 방법 등이다. 필요하다면 설문조사를 통해 의견을 수렴한다. 건축분야에서는 설계ㆍ시공ㆍ설비ㆍ음향ㆍ내부 마감ㆍ성미술 등을 어떤 방법으로 풀어갈지 세밀하게 계획해야 한다. 본당 교우 중에서 각 분야별 관련 전문인 혹은 종사자를 선임해 사례조사를 실시한다.

 각 사업은 투명성 및 전문성을 확보해야 한다. 업자 선정은 각 분야별 사업자를 면담한 후 건축위원회를 거친다. 사안에 따라 사업자 선정을 위한 방법을 논의해야 한다. 설계도면은 설계경기를 거칠 수도 있고, 건축시공은 어느 입찰방식을 선택해야 할지를 결정해야 한다. 본당 교우가 사업자가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투명성을 위해 사적인 영향을 최소화해야 한다. 사업 결과에 대한 평가에 따라 자칫 오해의 소지를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성당건축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재정적 면이다. 건축기금 마련으로는 세대별 건축기금 봉헌이 주를 이루며, 이외에도 판매사업, 바자, 초청공연 등이 있다. 기금마련을 위한 사업은 공동체 일치와 화합의 산물이어야 한다. 감동적 사례를 이어가고, 서로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도록 용기를 북돋워줘야 한다. 때로는 예술ㆍ문화 공연을 통해 마음을 달래고 피로를 씻기도 한다.

 모든 본당에서는 바자를 열게 되는데, 주의할 점은 축제의 장, 사랑과 나눔의 장, 지역사회와 교감을 이루는 장이 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만일 구매권이나 물품판매에 과도하게 집착함으로써 불필요한 잡음이 발생한다면 축제 의미가 손상되고 성당건축의 성스러움이 감소된다. 결국 본당 건축위원회 역할은 성전건축이 시작할 때부터 마칠 때까지 신앙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영신적ㆍ물질적 양 측면을 소중하게 여기는 데 있다고 본다.

 본당별 성당건축에서는 성당의 건축적 특성을 살리고, 설계-시공-감리를 투명하고 책임감 있게 풀어나가는 데 자체적 한계를 느낄 수밖에 없다. 성당건축에 따른 지침이라든지, 그에 대한 자세한 안내가 절실히 필요하다. 그러한 요구를 채워주는 것이 교구 건축위원회다. 교구 건축위원회는 변화하는 시대 안에서 성당건축이 전례와 공동체에 봉사하도록 돕는다. 개별적으로 건축되는 성당건축이 보편적 교회 정신에 부합하도록 해야 한다. 교구 건축위원회 역할은 `전례원칙에 적합하면서 공동체적 친교를 이룰 수 있는 보편타당한 건축물이 되도록 제도적 장치를 통해 구현하는 일`이다. 누가 보더라도 그 건물이 보편타당한 성당건물이 되도록 합일점을 찾아주는 일이다.

 주요 기능은 교구 설계지침을 만들고, 지침대로 설계가 이뤄졌는지 검토하는 일이다. 성당건축은 전례적 원칙에 부합하고 공동체 친교를 실현할 수 있는 공간이 돼야 하고, 사제관은 독신생활을 하는 사제의 거주공간이므로 상응하는 평면배치 기준이 있어야 한다. 일반적 원칙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 문헌, 미사경본의 총 지침, 교회법에서 언급된다.

 교구 건축위원회는 계획ㆍ시공ㆍ설비ㆍ구조ㆍ음향ㆍ성미술ㆍ문화재 보존 등 전문가 참여로 이뤄진다. 성당건축은 설계지침에 따라 건축사가 설계를 하면 교구 건축위원회 심의를 거쳐 수정 보완된 후 교구장 재가를 얻어 공사가 시작된다. 앞으로는 그 역할을 설계 및 시공자 선정에 대한 시스템 구축, 공사감리, 건축물 관리 및 점검, 보존, 멸실의 결정, 교회건축 문화유산 지정 및 관리 등으로 확장할 필요가 있다.


 
▲ 김문수 신부(대전교구 월평동본당 주임, 건축공학박사)
 


가톨릭평화신문  2012-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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