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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부들의 성경주해] (153) 아가 (6) 부어 놓은 향유는 그리스도의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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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본문 : 아가 1,3-4】

“정녕 당신의 향유 내음은 싱그럽고 당신의 이름은 부어 놓은 향유랍니­다. … 나를 당신에게 끌어 주셔요. 우리 달려가요. 임금님이 나를 내전으로 데려다 주셨네”



많은 교부들은 ‘향유가 부어짐’에는 거룩한 의미가 담겨 있으며 그리스도의 이름과도 연관 있다고 설명한다. 이렇듯 아가는 온통 우의로 감싼 작품이지만 한편으로는 육신을 통해 알려진 진리를 표현한다.

기름이 부어졌음을 뜻하는 ‘그리스도’라는 이름

… “당신의 이름은 부어 놓은 향유랍니다.” 거룩한 지혜와 그리스도와 그분의 교회에 관한 더욱 신비로운 계시에 합당한 생각을 지닌 솔로몬은 그분을 신랑으로 교회를 신부로 묘사하며 [그리스도]께 말하듯 이렇게 노래합니다.

“나의 신랑이여, 당신의 이름은 향유랍니다.” 그런데 그냥 ‘향유’라고 하지 않고 ‘부어 놓은 향유’라고 합니다. 그리스도의 이름보다 더 ‘부어 놓은 향유’ 같은 이름이 무엇이 있겠습니까? 향유가 부어지지 않았다면 ‘그리스도’라는 이름도 없을 것이고 그리스도도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카이사리아의 에우세비우스 『복음의 논증』 4,16).

“머리 위의 좋은 기름 같아라. 수염 위로, 아론의 수염 위로 흘러내리는, 그의 옷깃 위에 흘러내리는 기름 같아라”(시편 133,2).

한 절 한 절을 다 탐구할 수 있는 시간이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러자면 하루라는 시간도 모자랄 것입니다. 우리는 탈출기에서 사제직을 위한 기름 부음 예식에 쓸 기름이 어떤 식으로 준비되는지에 관한 기록을 읽었습니다. 임금에게 기름 부음이 행해질 때는 다른 종류의 향유가 사용된다는 것도 읽었습니다. 예언자들에게 사용되는 또 다른 종류의 향유도 있습니다.

어떤 말을 더 해야 할까요? 기름 부음에 쓰는 이 향유들은 다 달랐습니다. 영적 상징성이 저마다 달랐습니다. … 아가에서 아가씨들이 하는 말은 이것을 염두에 두고 하는 말입니다.

“당신의 이름은 부어 놓은 향유랍니다. … 당신의 향기를 좇아 달려가렵니다”(칠십인역)(히에로니무스 『시편 둘째 강해집』 45 (시편 제132편)).

많은 교부들은 ‘임금의 내전’은 ‘하느님의 감추어진 뜻’, ‘그리스도의 마음’, ‘교회’, ‘하늘나라’를 상징한다고 설명한다.

‘내전’의 더 깊은 뜻

이 구절은 그리스도께로 오는 교회나 하느님의 말씀에서 떨어지지 않는 영혼에 관한 말씀입니다. 그렇다면 그리스도의 ‘내전’과 하느님 말씀의 곳간은 무엇이겠습니까? 그분께서 당신과 굳게 결합되어 있는 영혼이나 교회를 데리고 들어가시는 그리스도 자신의 비밀스럽고 신비로운 마음 아니겠습니까?(오리게네스 『아가 주해』 1,5).

‘임금님’이신 그리스도

“임금님이 나를 보물이 있는 곳으로 데려다 주셨네.” 여기서 ‘임금님’이 그리스도가 아니면 누구겠습니까? 그리고 ‘보물이 있는 곳’이란 그분 내전이 아니고 어디겠습니까? …(히폴리투스 『아가 의역』 3,1,4).

거룩한 부르심의 달콤한 맛

… 아가 말씀처럼 그분의 향유 내음을 좇아 달려갑시다. … 그분께서 오시어 싱그러운 향내로 세상을 채우셨습니다. 그 냄새는 어디서 왔습니까? 하늘에서 왔습니다. … 그대의 생각을, 사랑을, 희망을 들어 올리십시오. …(아우구스티누스 『시편 해설』 91,20).


노성기 신부(한국교부학연구회·광주가톨릭대학교)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12-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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