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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부들의 성경주해] (159) 아가 ⑫ 닫혀진 정원과 봉해진 우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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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본문 : 아가 4,11-12】

“나의 신부여, 그대의 입술은 생청을 흘리고 그대의 혀 밑에는 꿀과 젖이 있다오. … 그대는 닫혀진 정원, 나의 누이 나의 신부여 그대는 닫혀진 정원, 봉해진 우물”



교부들은 그리스도의 신부인 교회를 위해 왜 정원이 닫히고 봉해졌는지에 대해 설명한다. 더럽혀져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이 정원은 교회를 상징한다. 그러므로 닫힌 정원에는 교회의 구성원만 들어갈 수 있으며 그 안에서 생명의 샘물을 마실 수 있다.

닫혀진 정원과 봉해진 우물

그리스도께서는 영혼의 실체를 튼튼하게 해 주는 이 성사들로 당신 교회를 먹이십니다. 당신 왕비가 나날이 진보하는 것을 보시고 그분은 신부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 그대는 닫혀진 정원, 나의 누이 나의 신부여, 그대는 닫혀진 정원, 봉해진 우물.”

이 말씀으로 그분은 신비는 여러분과 함께 닫혀 있어야 하며 사악한 삶의 행실로 더럽혀져서는 안 된다는 것을 나타내십니다. 여러분이 순결을 더럽히는 일이 있어서도, 시끄럽게 떠들어대는 자들을 통해 그 신비가 믿지 않는 이들에게 알려져서도 안 된다는 뜻입니다. 그러므로 여러분의 믿음 수호는 잘 지켜져야 합니다. …(암브로시우스 『신비론』 9,55).

그리스도의 신부(바로 교회이지요)가 ‘닫혀진 정원’이라면, 닫혀진 것은 낯선 이나 속된 자에게는 열리지 않습니다. 교회가 ‘봉해진 우물’이라면, 바깥에 속하기에 우물에 접근할 수 없는 이는 그 물을 먹을 수도 그 안에 함께 봉해질 수도 없습니다. 생수가 솟는 우물이 단 하나뿐이라면 - 그리고 닫힌 정원 안에 있다면- 바깥에 있는 이는 생명도 은총도 얻을 수 없습니다. 그 물은 안에 있는 이만 사용하고 먹을 수 있도록 허락되었기 때문입니다(아가 6,9 참조)(키프리아누스 『서간집』 69,2).

그것은 ‘생수가 솟는 우물’(아가 4,15 참조: 요한 4,10-15 7,37-39)이고 ‘봉해진 우물’이기에 이단적인 심연의 어떤 불결함으로도 더럽혀지지 않았음을 우리는 압니다. 또한 그것은 크고 작은 모든 약초, 귀한 것과 흔한 것이 두루 섞인 약초로 가득한 정원이라는 것, 방주에서 살아남은 여덟 영혼(참조: 창세 6,18 7,7.13 1베드 3,20)이라는 사실도 압니다(바르셀로나의 파키아누스 『서간집』 3,21,2).

이 정원은 세상에는 닫혀 있고 거룩한 신랑에게만 열려 있습니다. 우리가 세례 후에 기름 부음을 받은 샘도 성령에 의해 봉해졌습니다(알렉산드리아의 키릴루스 『아가 주해』 4,12).

성사를 나타내는 ‘봉해진 우물’

신랑은 신부를 ‘정원’이라고 부릅니다. … “닫혀진” 정원이라고 한 것은 음모 같은 것이 잠입하지 못하도록 봉해져 지켜진다는 뜻입니다. … 신부는 또한 ‘봉해진 우물’입니다. 누구나 마실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자격 있는 자들만 마실 수 있다는 뜻입니다. 주님께서는 거룩한 복음서에서도 이 샘에 대해 말씀하신 바 있습니다. “내가 주는 물을 마시는 사람은 영원히 목마르지 않을 것이다. 내가 주는 물은 그 사람 안에서 물이 솟는 샘이 되어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할 것이다”(요한 4,14).

그러니 그분이 신부를 ‘봉해진 우물’이라고 하시는 것은 당연합니다. 누구나 마실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자격 있다 여겨진 이들만 마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거룩한 성사도 비입교자는 배제되고 입교자만 참여할 수 있습니다. 믿음에 들고 난 뒤 불경에 빠진 자들은 배제되고 바른 삶을 살며 참회로 정화된 이들만 참여할 수 있습니다(키루스의 테오도레투스 『아가 주해』 4).


노성기 신부(한국교부학연구회·광주가톨릭대학교)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12-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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