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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부들의 성경주해] (200) 티모테오 1서 1,12

나를 굳세게 해 주신 하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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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본문 : 1티모 1,12】

“나를 굳세게 해 주신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그분께서는 나를 성실한 사람으로 여기시어 나에게 직무를 맡기셨습니다.”



오늘부터 ‘티모테오에게 보낸 첫째 서간’을 살펴보자. 요한 크리소스토무스는 바오로 사도의 회심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바오로 사도는 자신의 힘이 궁극적으로는 자신이 아니라 하느님에게서 온다고 겸손하게 고백한다. 하느님께서 그를 선택하셨을 때 바오로는 잘못된 도덕적 관심과 열의를 갖고 있었다. 그러나 바로 그런 관심과 열의가 있었기에, 바오로는 하느님의 선택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응답할 수 있었다.

바오로의 겸손

바오로 사도의 겸손이 드러나는 표현이 얼마나 많은지 생각해 보십시오. 그는 그리스도께서 “맨 마지막으로는 칠삭둥이 같은 나에게도 나타나셨습니다”(1코린 15,8)라고 합니다.

자신을 ‘기한도 못 채우고 나온 아기’로 여기는가 하면 “사도들 가운데 가장 보잘것없는 자로서, 사도라고 불릴 자격조차 없는 몸”(1코린 15,9)이라고 합니다. 이것으로도 모자라 그는 말로만 겸손한 사람처럼 보이지 않으려고 이유와 증거를 댑니다. “칠삭둥이 같은 나”라고 하고, 예수님을 맨 마지막에야 뵌 사실을 고백하고, “하느님의 교회를 박해하였기”에 사도라고 불릴 자격조차 없다고 합니다.

순진하고 겸손한 사람이 자신이 통회하는 이유를 고백하는 것입니다. 바오로 사도는 티모테오에게 이 같은 사실을 알려 주며 이렇게 말합니다. “나를 굳세게 해 주신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그분께서는 나를 성실한 사람으로 여기시어 나에게 직무를 맡기셨습니다. 나는 전에 그분을 모독하고 박해하고 학대하던 자였습니다.”(요한 크리소스토무스 「코린토 1서 강해」 38,5)

다 드러내는 삶을 살아라

그대가 죄를 지었고 하느님께서 그대의 죄를 용서해 주셨다면, 용서를 받아들이고 감사를 드리십시오. 그러나 그대의 죄를 잊어서는 안 됩니다.

그 일을 생각하고 괴로워하라는 것이 아니라 그대의 마음이 해이해져 똑같은 올가미에 또 걸려드는 일이 없도록 그대의 영혼을 단련시켜야 하기 때문입니다.

바오로 사도가 그렇게 했습니다. 그는 하느님을 모독하고 박해하고 학대한 과거를 숨기지 않았습니다. 그의 고백은 이렇게 말한 것과 같습니다.

‘당신 종의 삶이 만인에게 드러나게 하십시오. 그리하여 주님의 자애가 더욱 환히 드러나게 하십시오. 저는 죄를 용서받았지만 저의 죄를 잊지 않고 기억합니다.’ 이런 고백은 주님의 자애가 더욱 환히 드러나게 했을 뿐 아니라 고백한 이의 훌륭한 면모를 더욱 분명하게 드러내 주었습니다.

그가 전에 어떤 인간이었는지 알게 된 사람은 그에게 더욱 놀라기 때문입니다. 그가 어떤 인간이었다가 지금은 어떤 사람이 되었는지 알면, 여러분은 그를 더욱 칭찬할 것입니다.

그러니 여러분이 큰 죄를 지었다면, 여러분이 바뀌었을 때 그를 봄으로써 더욱 큰 희망을 품게 될 것입니다. 이런 본보기는 절망 속에 있는 이들에게 위안이 되며 그들이 다시 곧바로 서게 만듭니다.(요한 크리소스토무스 「(입상에 관해) 안티오키아 신자들에게 행한 강해」 12,1)


노성기 신부 (광주가톨릭대학교 총장·한국교부학연구회원)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13-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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