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6일
기획특집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교부들의 성경주해] (203) 티모테오 1서 1, 15

어째서 바오로 사도가 첫째가는 죄인인가?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성경본문 : 1티모 1,15】

“… 그리스도 예수님께서 죄인들을 구원하시려고 이 세상에 오셨다는 것입니다. 나는 그 가운데에서 첫째가는 죄인입니다.”



인간의 고통으로 내려오신 하느님

그리스도 주님께서 오신 유일한 이유는 죄인을 구원하기 위해서입니다. 병을 없애고, 상처를 없애고,…이제 다른 치료제는 필요 없습니다. 위대한 의사께서 하늘에서 오셨다면, 이 세상에 위중한 환자가 아파 누워 있었음이 틀림없습니다. 그 환자는 인류 전체였습니다.(아우구스티누스 「설교집」 175,1)

아담 안에서건 저 스스로건 “모든 사람이 죄를 지어 하느님의 영광을 잃었습니다”(로마 3,23). 그 결과 온 인류가 벌을 받아야만 했습니다. 저주라는, 그에 응당한 처벌이 모두에게 내린다면 그것이 정당한 처벌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는 일이었습니다. 은총으로 그 형벌을 면한 이들이 자기가 이룬 공로의 그릇이 아니라 “자비의 그릇”(로마 9,23)이라 불리는 것은 그런 까닭입니다.

그런데 그것이 죄인들을 구원하기 위해 예수 그리스도를 이 세상에 보내신 분의 자비가 아니면 누구의 자비입니까? 그분께서는 이들을 미리 아시고 예정하시고 부르시어 의롭게 하시고 영광스럽게 하셨습니다(로마 8,29-30 참조). 그러니 하느님의 정의가 만인에게 유죄 판결을 내려도 어떤 탓도 할 수 없음을 생각할 때, 당신께서 원하시는 이들을 자유롭게 하시는 이 하느님의 자비에 이루 말할 수 없는 감사를 바치지 않을 만큼 어리석은 자가 어찌 있을 수 있습니까?(아우구스티누스 「본성과 은총」 1,4,4-1,5,5)

참된 겸손

참으로 죄인인 자가 자신을 죄인으로 생각하는 것은 겸손이 아닙니다. 그러나 자신이 훌륭한 일을 많이 한 것을 알면서도 스스로 대단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 이는 참된 겸손입니다.

바오로 사도 같은 사람이 “나는 잘못한 것이 없음을 압니다”라고 말한 다음 “그렇다고 내가 무죄선고를 받았다는 말은 아닙니다”(1코린 4,4)라고 덧붙일 때, 또 “그리스도 예수님께서 죄인들을 구원하시려고 이 세상에 오셨다는 것입니다. 나는 그 가운데에서 첫째가는 죄인입니다”라고 말할 때, 이는 참된 겸손입니다. 훌륭한 행동을 하면서도 스스로 자신을 낮게 여기는 이는 진정 겸손한 이입니다.(요한 크리소스토무스 「하느님의 이해할 수 없는 본성」 5,6)

어째서 바오로 사도가 첫째가는 죄인인가?

바오로 사도의 말을 잘 들으십시오. “이 말은 확실하여 그대로 받아들일 가치가 있습니다. 그리스도 예수님께서 죄인들을 구원하시려고 이 세상에 오셨다는 것입니다. 나는 그 가운데에서 첫째가는 죄인입니다.” 바오로 사도는 자신이 “그 가운데에서 첫째가는 죄인”이라고 합니다. 어째서 그가 첫째가는 죄인입니까? 바오로 사도 이전에 수많은 유대인 죄인이 있지 않았습니까? 그에 앞서 인류 전체에 어떤 죄인도 없었다는 말입니까?…“나는 그 가운데에서 첫째가는 죄인입니다”가 무슨 뜻입니까? 나는 그 누구보다 나쁜 죄인이었다는 뜻입니다.

바오로 사도는 “첫째가는”이라는 말로 ‘죄질이 가장 나쁘다’는 것을 나타낸 것입니다.…사울을 떠올려 보십시오. 그러면 바오로 사도가 왜 이렇게 말하는지 이해가 될 것입니다. 그는 스테파노에게 돌을 던지는 것으로 만족하지 못하고 다른 이들의 겉옷까지 맡아 준 이 아닙니까? 모든 곳의 교회를 박해한 이 아닙니까?…그러니 그는 첫째가는 박해자였습니다. 그보다 더 고약한 자는 없었습니다.(아우구스티누스 「설교집」 175,6-7)


노성기 신부 (광주가톨릭대학교 총장·한국교부학연구회원)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13-10-13

관련뉴스

말씀사탕2024. 5. 6

에제 2장 2절
그분께서 나에게 말씀하실 때, 영이 내 안으로 들어오셔서 나를 일으켜 세우셨다.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