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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부들의 성경주해] (202) 티모테오 1서 1,13

어째서 박해자가 그렇게 많은 편지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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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본문 : 1티모 1,13】

“나는 전에 그분을 모독하고 박해하고 학대하던 자였습니다. 그러나 내가 믿음이 없어서

모르고 한 일이기 때문에, 하느님께서는 나에게 자비를 베푸셨습니다.”



바오로 사도는 “하느님의 자비에 힘입어”라는 말로 사람들을 격려하는 새로운 종류의 훈계를 보여 줍니다. 어째서 사도는 하느님의 힘이나 위엄 또는 영광을 들어 격려하지 않을까요? 왜 그분의 자비를 들까요? 바오로 자신이 박해자라는 죄인의 처지에서 벗어나 위대한 사도직이라는 높은 지위에 오르게 된 것이 오직 자비 덕분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는 이렇게 고백합니다. “나는 전에 그분을 모독하고 박해하고 학대하던 자였습니다. 그러나…하느님께서는 나에게 자비를 베푸셨습니다.”…“그러므로 하느님의 자비에 힘입어 여러분에게 권고합니다”(로마 12,1). 바오로는 권고합니다. 아니, 하느님께서 바오로 사도를 통하여 권고하고 계십니다. 그분은 사람들이 당신을 두려워하기보다 사랑하기 바라시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은 주인보다 아버지가 되기 바라시기에 명령하지 않고 권고하십니다(페트루스 크리솔로구스 「설교집」 108).

몰라서 그렇게 행동했다

그러면 다른 유대인들은 왜 자비를 얻지 못했을까요? 그들은 모르고 그렇게 행동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무슨 일을 하는지 잘 알면서 의도적으로 그렇게 행동했기 때문입니다.…권력에 대한 사랑이 늘 그들에게는 장애물로 작용했습니다. 그들이 하느님 말고는 아무도 죄를 용서할 수 없다고 하자 그리스도께서는 곧바로 그 일을 하셨습니다. 죄를 용서하신 것입니다. 죄를 용서하는 것은 신성의 표시라고 그들은 고백한 바 있었고, 예수님께서 죄를 용서하시는 것을 보았으니 그들은 무지를 핑계 댈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바오로의 행동은 어떻습니까?… 그의 행동은 다른 유대인들의 경우와 달리 권력에 대한 사랑 때문이 아니라 열의에서 나온 것이었습니다. 그가 왜 다마스쿠스로 갔습니까?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해로운 것이라 생각하여 그 가르침이 널리 퍼져 나갈까봐 걱정했기 때문입니다.…이 때문에 그는 “나는 사도라고 불릴 자격조차 없는 몸입니다”(1코린 15,9)라며 자신을 단죄합니다. 그가 자신의 무지를 고백하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 그의 무지는 불신의 결과였습니다(요한 크리소스토무스 「티모테오 1서 강해」 3).

어째서 박해자가 그렇게 많은 편지를 쓰도록 선택되었는가

여기서 저는 다른 이들에게는 몇 편 안 되는 서간만을 허락한 반면, 박해자였던 바오로에게는 열네 편을 쓰도록 허락하신 성령의 지혜로운 섭리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베드로와 요한 사도가 바오로 사도보다 못해서 그 은사를 내리지 않으신 것이 아닙니다. 그건 절대 아니지요. 당신의 가르침이 한 점 의심 없이 받아들여지도록, 예전에 원수요 박해자였던 이에게 더 많이 쓰는 은총을 주신 것입니다. 그리하여 우리 모두가 믿음에 확신을 지니도록 하신 것입니다. 실로 모두가 바오로를 보고 놀라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 사람은 예루살렘에서 예수의 이름을 받들어 부르는 자들을 짓밟은 자가 아닌가? 또 바로 그런 자들을 결박하여 수석 사제들에게 끌어가려고 여기에 온 것이 아닌가?”(사도 9,21). 놀라지 마십시오. 바오로는 이렇게 말합니다. “뾰족한 막대기를 차면 아프다는 것을 나는 압니다(사도 26,14 참조). 나는 ‘사도라 불릴 자격조차 없는 몸입니다. 하느님의 교회를 박해하였기 때문입니다’(1코린 15,9). 그러나 그것은 ‘내가 믿음이 없어 모르고 한 일’이었습니다. 나는 그리스도의 가르침이 율법을 파괴한다고 믿었습니다. 그분께서 율법을 ‘폐지하러 온 것이 아니라 오히려 완성하러’(마태 5,17) 오셨다는 것을 몰랐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 주님의 은총이 넘쳐흘렀습니다’”(예루살렘의 키릴루스 「예비신자 교리교육」 10,18).


노성기 신부 (광주가톨릭대학교 총장·한국교부학연구회원)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13-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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