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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부들의 성경주해] (209) 티모테오 1서 2,8

어디에서나 기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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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경본문 : 1티모 2,8 】

"그러므로 나는 남자들이 성을 내거나 말다툼을 하는 일 없이, 어디에서나 거룩한 손을 들어 기도하기를 바랍니다."




남자들은 성전에서만 아니라 어디에서나 기도해야 하며 바른 양심과 깨끗한 손으로, 영과 육체와 영혼이 조화를 이룬 상태에서 십자가를 지고 있는 듯이 두 팔을 들고 기도해야 한다. “어디에서나”는 부끄러운 행위를 하는 곳으로 지정된 장소까지 포함하는 말은 아니다.

장소에 관해 말하자면, 제대로 기도하는 사람의 경우에 모든 곳이 다 기도하기에 적합한 곳입니다. “곳곳에서 내 이름에 향과 정결한 제물이 바쳐진다. —만군의 주님께서 말씀하신다”(말라 1,11)라고 쓰여 있는가 하면, “어디에서나 … 기도하기를 바랍니다”라고 쓰여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저는, 누구나 조용한 곳에서 방해받지 않고 기도할 수 있도록 자기 집의 한 곳을 골라 거룩한 장소로 지정하는 것이 좋다고 말하고 생각합니다.(오리게네스 「기도론」 4)

“여인아, 내 말을 믿어라. 너희가 이 산도 아니고 예루살렘도 아닌 곳에서 아버지께 예배를 드릴 때가 온다”(요한 4,21). 주님은 이 말씀으로 어디에서나 기도하는 것에 대한 근거를 마련해 주십니다. 그리고 바오로 사도의 말은 옳습니다. “어디에서나”는 인간이 사용하도록 또는 불결하거나 수치스러운 행위를 하도록 지정된 장소는 포함하는 말이 아닙니다. 예루살렘으로 국한되었던 장소가 제사에 관한 예언(말라 1,11 참조)에 따라, 영광스러운 신비를 거행하도록 합당하게 지정된, 다시 말해, 하느님께 바쳐진 세상 모든 곳으로 확대되었다는 뜻입니다.(대 바실리우스 「세례론」)

유대교의 성전 예배와 구별되는 그리스도인의 기도

바오로 사도는 그리스도인의 기도와 유대인의 기도를 구별하고자 합니다. 그러니 “어디에서나 거룩한 손을 들어 기도하십시오”라는 말을 새겨들으십시오. 이는 유대인들에게는 허락되지 않는 일입니다. 유대교는 지정된 곳이 아니면 하느님께 다가가는 것도 제사를 바치는 것도 예식을 올리는 것도 허락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세계 각지에서 한 곳으로 모여와 성전 안에서 모든 예식을 올려야 합니다. …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장소가 아니라 기도하는 태도입니다. ‘어디에서나 기도’하며 “어디에서나 거룩한 손을 들어 기도”하라고 합니다. 이 점이 중요합니다. ‘거룩하다’는 것은 무엇입니까? 깨끗한 것입니다. 깨끗하다는 것은 무엇입니까? 물로 씻었다는 뜻이 아니라 탐욕과 살해, 방종, 폭력 같은 것과 관계하지 않으며 “성을 내거나 말다툼” 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요한 크리소스토무스 「티모테오 1서 강해」 8)

손을 들고 기도하라

성실한 농부는 생명의 양식인 곡식을 심기 위해 밭을 갈아엎을 준비를 할 때면 십자성호를 긋고 일을 시작합니다. 쟁깃술을 댈 때도 쟁기 자루에 흙막이판을 댈 때도 십자가 모양으로 합니다. 그 구조 자체가 주님 수난의 도구와 유사하기 때문입니다. 하늘도 이 모양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동서남북, 네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으니 십자가 모양이지요. 손을 든 사람의 자세도 십자가 모양입니다. 손을 들고 기도하라는 명령은 몸으로도 주님의 수난을 고백할 수 있게 하려는 뜻입니다.(토리노의 막시무스 「설교집」 38,3)


노성기 신부 (광주가톨릭대학교 총장·한국교부학연구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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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3-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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