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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부들의 성경주해] (225) 창세기 13,8

아브라함의 겸손과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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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경본문 : 창세 13,8 】

아브람이 롯에게 말하였다. “우리는 한 혈육이 아니냐? 너와 나 사이에, … 싸움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




암브로시우스는 이 이야기를 우의적으로 해석하면, 개인의 영혼 안에서 영혼의 이성적 부분과 비이성적 부분인 감각 사이에 조화를 유지하는 것에 관한 내용이라고 설명한다.

분쟁의 원인인 재물

아브라함은 [롯과] 갈라지기로 했습니다. 성경에 따르면, “그 땅은 그들이 함께 살기에는 너무 좁았다”고 합니다. “그들의 재산이 너무 많았기” 때문입니다. 부자들에게는 땅이 언제나 좁게 느껴진다는 것이 이 세상의 악입니다. 그 무엇도 부자의 탐욕을 만족시켜 주지 못합니다. 부자가 될수록 더 많은 것을 갖고 싶어 합니다. 부자는 이웃을 쫓아내 자기 밭의 경계를 넓히고 싶어 합니다. 그런데 아브라함이 그렇게 했습니까? … 그도 불완전한 인간이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사실 그리스도께서 오시기 전에 완전함이 있을 수 있었겠습니까? “네가 완전한 사람이 되려거든, 가서 너의 재산을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주어라”(마태 19,21) 하고 말씀하실 분은 아직 오지 않으셨습니다. 그렇지만 아브라함은 탐욕스러운 인간과는 거리가 멀게 선택권을 제안합니다. 의로운 인간처럼 분쟁을 차단합니다(암브로시우스 「아브라함」 1,3,12).

아브라함의 겸손과 지혜

아브라함이 얼마나 겸손한지 보십시오. 그의 지혜가 얼마나 뛰어난지 보십시오. 나이가 훨씬 많은 그가 자기보다 아랫사람인 조카를 ‘형제’라고 부르며 자신과 똑같은 지위에 있는 이로 대하고, 자신을 조금도 앞세우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는 “너와 나 사이에, 그리고 내 목자들과 너의 목자들 사이에 싸움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라고 합니다. 우리는 ‘형제’이므로 이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합니다. 그가 다음과 같은 사도의 법을 실천하고 있는 것을 아시겠습니까? “여러분이 서로 고소한다는 것부터가 이미 그릇된 일입니다. 왜 차라리 불의를 그냥 받아들이지 않습니까? 왜 차라리 그냥 속아 주지 않습니까? 여러분은 도리어 스스로 불의를 저지르고 또 속입니다. 그것도 형제들을 말입니다”(1코린 6,7-8). 이 성조는 … 이 모든 훈계를 다 이행하고 있습니다. 이보다 더 평화를 사랑하는 정신이 있을 수 있습니까? …(요한 크리소스토무스 「창세기 강해」 33,7).

거만한 롯

교만은 진리에서 빗나가는 사람들의 동반자입니다. 실상, 선택권을 넘긴 아브라함이 몹시 겸손했던 만큼 그것을 당연히 받아들이고 먼저 선택한 롯은 거만했습니다. 사악함은 갈수록 거만해지는 반면 덕은 스스로 낮춥니다. 롯은 자기보다 지혜로운 이에게 의지함으로써 안전한 쪽에 섰어야 옳았습니다. 사실 그는 올바로 선택할 수 있는 지식이 없었습니다(암브로시우스 「아브라함」 2,6,33).

‘빗나가다’라는 뜻의 이름을 지닌 롯이 ‘선택’했다고 하니, 성경의 표현은 얼마나 정확한지요. …(암브로시우스 「아브라함」 2,6,35).


노성기 신부(광주가톨릭대학교 총장·한국교부학연구회원)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14-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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